북한 핵․미사일 대비, 해군 미사일 전력 강화


사진: 해군

북한 핵․미사일 대비, 해군 미사일 전력 강화

- 차기 이지스함에 최신 이지스 전투체계 탑재 ⋯ SM-3 미사일 운용 가능
- 장보고-III, 탄도미사일 탑재 전망 ⋯ 함대지미사일, 신형 호위함 탑재 확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를 놓고 나라 안팎이 시끄럽다. 안에서는 사드포대 부지 선정으로 국론이 갈라졌고, 밖으로는 중국과 러시아가 사드배치를 강하게 비난하며 한국을 흔들고 있다. 물론 북한도 지속적인 미사일 도발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국방부가 해군의 전투함과 잠수함 등 해상전력에 대한 미사일 전력을 강화해 북한의 핵 및 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전망이다.
 
차기 이지스함에 미사일 요격체계 탑재
우선 국방부는 2020년 중후반에 건조될 차기 이지스 구축함(KDX III 배치2)에 북한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최신 이지스 전투체계를 탑재할 전망이다. 이지스체계 통합을 맡고 있는 록히드마틴은 지난 8월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 해군의 차기 이지스 구축함 3척을 비롯해 일본 해상자위대의 아타고급 구축함 2척, 미 해군의 신형 구축함 1척 등 6척에 미사일요격 능력을 갖춘 ‘베이스라인 9(Baseline 9)’ 이지스 전투체계를 탑재한다고 밝혔다.

이지스 전투체계는 1970년대 구소련의 대함미사일 집중공격으로부터 항모전투단을 보호하기 위해 개발됐다. 초기에는 SPY-1 레이더와 소프트웨어 패키지로 구성됐지만, 변화하는 위협에 맞춰 지금까지 꾸준히 개량돼 왔다. 그 가운데 가장 최신 버전이 바로 베이스라인 9. 베이스라인 9는 통합 대공․미사일방어(IAMD) 능력을 갖추고 있어 저고도로 비행하는 순항미사일과 항공기, 대함미사일은 물론 고고도로 비행하는 항공기와 탄도미사일, 그리고 지구저궤도 위성까지 요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대왕급 이지스 구축함인 서애류성룡함(DDG 993). 해군은 차기 이지스 구축함(Batch-2)에는 탄도미사일 요격이 가능한 최신 이지스 전투체계를 탑재할 계획이다. (사진: 미 해군)


특히 이지스 전투체계와 SM-3(Standard Missile 3) 미사일 조합은 탄도미사일 방어에 효과적이라는 게 록히드마틴의 설명이다. 이는 SM-3 미사일이 상승 또는 중간비행단계, 즉 외기권 궤도에서 비행하는 탄도미사일을 추적하고 요격하기 때문에 PAC-3 및 사드(THAAD) 등 종말단계 요격미사일보다 더 넓은 지역을 방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문가들 사이에서 SM-3 미사일을 탑재한 이지스 구축함 2척이면 한반도 지역을 방어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방어체계별 요격개념 


 
무엇보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최근 심각한 수준에 이르면서 당초 SM-3 미사일 도입을 부인했던 국방부도 도입을 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최근 보도에도 국방부가 북한 탄도미사일에 대한 대응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미군 당국과 SM-3 미사일 도입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SM-3 미사일 도입이 급물살을 타게 된 배경은 아무래도 요격범위. 현재 알려진 SM-3 미사일의 사거리와 요격고도는 각각 1,500km와 70~500km. 이는 사드(사거리 200km, 요격고도 40~150km)와 PAC-3(사거리 170km, 요격고도 12~15km) 미사일을 훨씬 넘어서는 요격범위다. 그런 만큼 만약 우리 군이 SM-3 미사일을 도입하게 되면 명실 공히 다층 미사일방어체계를 구축하게 돼 북한의 탄도미사일에 대한 대응능력을 대폭 강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방어체계별 요격 고도

 
요격방식은 PAC-3 및 사드와 동일한 ‘직격파괴(hit-to-kill)’ 방식. 미사일이 탄도미사일에 직접 충돌해 요격하는 방식이다. 제작사인 레이시온에 따르면 SM-3 미사일은 이러한 직격파괴 방식으로 요격하기 때문에 폭발이 필요 없다. 물론 폭발이 없어도 그 충돌효과는 10톤 트럭이 965km/h 속도로 달리다가 충돌하는 것과 같다고 레이시온은 설명하고 있다.
 

SM-3 미사일 단계별 개발

레이시온


지금까지 전력화된 SM-3 미사일은 블록1A와 1B. 블록1A는 2011년에, 블록1B는 2014년에 전력화돼 현재 미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에서 운용되고 있다. 이 가운데 미 해군이 2014년부터 운용하기 시작한 블록1B는 두 가지 컬러의 적외선 시커가 적용됐고, 다가오는 표적에 보다 정확히 접근하기 위해 조향 및 추진 능력이 개선됐다.
 

미 해군 이지스 구축함 호퍼(DDG-70)에서 발사되고 있는 SM-3 블록1B. 미 해군은 지난 2014년부터 블록1B를 전력화 했다. (사진: 미 해군)
 
현재 개발이 진행 중인 모델은 블록IIA. SRBM(Short-Range Ballistic Missile,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비롯해 MRBM(Medium-Range Ballistic Missile, 준중거리탄도미사일)과 IRBM(Intermediate-Range Ballistic Missile, 중거리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현재 미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개발 중인 가운데 지난해 6월, 미 미사일방어청과 일본 방위성 기술연구본부가 미 해군과 협력해 첫 비행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올해 지상 및 해상 요격시험이 계획돼 있는 가운데 특히 미국은 블록IIA를 향후 유럽지역 미사일방어체계의 중추전력으로 운용한다는 계획으로, 오는 2018년 폴란드에 지상과 해상에 블록IIA를 배치할 예정이다.

한편, 현재 해군이 운용 중인 세종대왕급 이지스 구축함에는 사거리가 150㎞인 SM-2 미사일이 탑재돼 있다. SM-2 미사일은 주로 대함미사일을 비롯해 전투기, 폭격기, 헬기 등 항공기 요격에 사용되며 탄도미사일 요격능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SM-3 미사일 도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돼 왔지만, 국방부는 SM-3 미사일의 요격능력이 한국이 목표로 하는 수준을 넘어선다며 도입 가능성을 일축해 왔다.
 
장보고-III 잠수함에 탄도미사일 탑재
해군이 오는 2025년부터 전력화할 장보고-III 잠수함에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ubmarine-Launched Ballistic Missiles, SLBM)이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장보고-III 잠수함은 국내 독자기술로 건조되는 3,000톤급 잠수함. 기존 잠수함인 장보고급(장보고-I, 1200톤급)과 손원일급(장보고-II, 1800톤급)에 비해 수중작전 및 무장 능력이 강화된 모델이다. 지난 2014년 11월에 배치-1(Batch-1) 1번함이 건조에 들어간 데 이어, 지난 7월 1일에 2번함이 건조에 들어갔다.

현재 해군 잠수함에서 운용되는 미사일은 현무-3을 수중발사형으로 개조한 사거리 1,000km급의 해성-3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ubmarine-Launched Cruise Missile, SLCM). 지난 2010년 손원일급 잠수함에 처음 탑재돼 현재까지 운용되고 있다. 특히 해성-3은 은밀성이 장점인 잠수함에서 발사되기 때문에 북한의 공격징후가 있을 경우 10분 내에 대응타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해군은 손원일급(1,800톤급) 잠수함에 사거리 1,000km인 해성-3 순항미사일을 탑재해 지상타격용으로 운용하고 있다. (사진: 해군)


이런 가운데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장보고-III에 탄도미사일이 탑재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을 받고 있다. 보도내용에 따르면 장보고-III에 탄도미사일 발사용 수직발사관 6~10개가 설치될 예정이라는 것. 이와 관련해 현재 손원일급 잠수함에 탑재돼 있는 순항미사일은 어뢰발사관을 통해 발사된다. 만약 장보고-III에 탄도미사일이 탑재되면 속도와 파괴력이 순항미사일보다 월등히 향상된다. 특히 아음속으로 비행하는 순항미사일과 달리 탄도미사일은 표적지역으로 낙하하는 속도가 통상 음속의 5배가 넘기 때문에 요격하기가 상당히 힘들다. 여기에 잠수함이라는 은밀성까지 보태지면 그야말로 잠수함탄도미사일은 치명적인 공격무기가 된다. 반대로 북한의 잠수함탄도미사일 개발이 우리에게 위협적인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호위함 함대지 미사일 탑재 확대
신형 호위함의 전술함대지미사일 탑재도 확대된다. 전술함대지미사일은 함대함미사일인 ‘해성’을 기반으로 GPS/INS 유도방식을 적용해 개발한 지상표적타격용 미사일. 사거리가 150~200km로 서해 앞바다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면 평양까지 공격이 가능해 북한의 지휘부를 직접 타격할 수 있는 신형 호위함의 핵심 무기체계 중 하나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전술함대지미사일이 탑재되는 신형 호위함은 대구급(FFG-II) 호위함부터다. 해군에 따르면 신형 호위함은 FFG-I, FFG-II, FFG-III 등 3개급 20여척이 운용될 예정이며, 현재 인천급(FFG-I, 2300톤급)과 대구급(FFG-II, 2800톤급)이 도입 중이다. 이 가운데 인천급은 1번함 인천함(FFG-811)이 지난 2013년 1월에 취역한 것을 시작으로 경기함(FFG-812), 전북함(FFG-813), 강원함(FFG-815), 충북함(FFG-816) 등 5척이 취역을 했고, 광주함(FFG-817)이 내년 취역을 앞두고 있다. 그리고 대구급은 1번함 대구함(FFFG-818)이 지난 6월 진수식을 가졌다.
 

해군은 당초 대구급 호위함부터 탑재할 예정이었던 전술함대지미사일을 인천급 호위함(사진)에도 탑재하기로 했다. (사진: 해군)
 
국방부는 전술함대지미사일 탑재범위를 인천급 호위함까지 확대하고, 9월부터 이들 호위함에 전술함대지미사일을 탑재하기로 했다. 국방부의 이러한 결정 역시 북한의 도발에 대해 대응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 최근 보도에서 국방부는 전술함대지미사일 탑재를 인천급 호위함으로 확대한 만큼 북한 도발에 대한 억제력도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글/ 김재한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