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큼 다가온 6세대 전투기 시대

요즘 군사강국을 중심으로 6세대 전투기 개발경쟁이 뜨겁다. 6세대 전투기는 인공지능(AI), 유무인기 복합운용, 레이저무기 등으로 대표되는 특징을 갖춘 전투기. 현재 미국을 비롯해 러시아,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고 중국과 일본 등 군사강국으로 평가받는 대부분의 국가들이 6세대 전투기 개발에 뛰어든 상태다. 이는 일부 국가만 개발한 5세대 전투기와는 다른 양상으로, 향후 성능경쟁이 5세대 전투기보다 더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6세대 전투기 주요 특징
-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전술
- 유무인기 복합 운용
- 전방위 공격이 가능한 레이저 무기
- 스텔스 성능 확대 및 스마트 스킨(광학 스텔스 등)
- 보안이 강화된 고용량 네트워크 기술
- 다영역 감지 센서
- 6세대 전투기 엔진

자료 : 공군

실전배치 시기는 대부분 2030~2035년. 우선 일본이 양산형 모델을 2031년부터 생산해 2030년대 중반까지 F-2 지원전투기를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미국의 차세대 공중지배(NGAD) 전투기와 영국, 스웨덴, 이탈리아 등이 공동으로 개발 중인 템페스트(Tempest) 전투기도 오는 2035년 운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울러 러시아와 중국도 2030~2035년경까지 6세대 전투기 개발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대신 전투기 개발기간이 통상적으로 지연되는 경향이 있는 것을 감안하면 실전배치는 당초 계획보다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5세대 전투기 도입이 여전히 일부 국가들에 머물고 있는 만큼 군사강국들의 6세대 전투기 개발은 실로 빠른 행보다. 


Tempest (Image : BAE Systems)
 
미국 : 차세대 공중지배 전투기
이처럼 적지 않은 국가들이 6세대 전투기 개발에 나선 가운데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는 국가를 꼽는다면 단연 미국이다. 오늘날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항공전력을 운용하고 있는 국가이자, 세계 최고의 전투기 기술을 보유한 만큼 향후 개발될 6세대 전투기도 세계 기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현재 미국은 공군과 해군이 “차세대 공중지배(Next Generation Air Dominance, NGAD)” 프로그램에 따라 6세대 전투기 개발을 각각 추진 중이다. 이 가운데 미 공군은 지난 2016년 “항공우세 2030 비행계획(Air Superiority 2030 Flight Plan)”을 발간하면서 현재 제공전투기로 운용하고 있는 F-15와 F-22를 모두 대체할 새로운 전투기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러한 필요성에 따라 미 공군은 공중, 우주, 사이버공간 영역에 걸쳐 작전할 수 있는 능력과 함께 적 전투기와 방공망을 무력화하고, 위협지역에 침투할 수 있는 전투기(Peterrating Counter Air, PCA)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전략예산평가센터(Center for Strategic and Budgetary Assessments, CSBA)는 차세대 공중지배 전투기에 요구되는 기술로 고성능 스텔스 기술을 비롯해 레이다, 적외선 센서 등 향상된 탐지능력과 신호방출 제어, 네트워크화된 상황인식, 그리고 뛰어난 무장탑재능력과 초장거리 비행능력 등을 꼽았다.
기체의 경우, 미 공군 과학자문단(USAF Scientific Advisory Board)이 지난 2016년 발표한 연구결과를 통해 성능조건을 제시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차세대 공중지배 전투기는 태평양처럼 고정 기지가 없는 원거리를 비행하기 위해서는 장거리 비행능력을 갖춰야 한다. 특히 현재 큰 위협이 되고 있는 중국의 인근에서 공중급유기를 이용할 수 없거나 공중급유기가 손실된 상황이라면 더욱 그렇다.
또한 전략폭격기를 중국이나 러시아 종심까지 호송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저주파 또는 초고주파 레이다에 대한 스텔스 성능을 갖춰야 하며, 이를 위해 수직꼬리날개가 없는 기체로 설계돼야 한다. 아울러 F-22 전투기보다 유효하중이 대폭 증가된 기체여야 하며, 엔진은 적응형 사이클 엔진이 옵션이 될 수 있다. 이 외에도 전방향 공격이 가능한 레이저 무기, 무인기를 이용한 복합운용 등도 필요한 기술로 제시됐다.
미 공군은 이러한 6세대 전투기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해 1950년대 단기간에 개발된 “센추리 시리즈(Century Series)”에서 착안한 “디지털 센추리 시리즈(Digital Century Series)”라는 새로운 개발모델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센추리 시리즈
센추리 시리즈(Century Series)는 제트전투기 경쟁이 한창이던 1950년대에 개발된 미 공군의 초음속 제트기들을 일컫는 용어. F-100을 비롯해 F-101, F-102, F-104, F-105, F-106 등이 센추리 시리즈에 속하는 전투기들이다. 특히 센추리 시리즈는 냉전이 한창이던 당시 각각의 항공기 제작사들이 6년도 안 되는 기간에 6개 기종 이상을 개발하면서 소련과의 제트전투기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NGAD (Image : Lockheed Martin) 

미 공군에 따르면 디지털 센추리 시리즈는 새로운 개술을 개발하기보다 가용한 최신 기술을 적용해 5~6년마다 적은 수의 전투기를 새로 개발하며, 각 기종들은 고유한 능력을 중심으로 개발된다. 가령 한 기종이 레이저 등 지향성에너지 무기에 중점을 두고 개발된다면, 다른 기종은 전자전에 중점을 둘 수 있다. 결국 이들 기종들이 배치되면 어떠한 종류의 위협에도 대응할 수 있는 하나의 네트워크로 기능할 수 있게 된다.
특히 5~6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전투기 개발이 가능한 것은 디지털 센추리 시리즈의 주요 개념인 신속한 개발, 개방형 구조, 디지털 엔지니어링 등을 활용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들 개념을 적용하면, 컴퓨터를 이용해 새로운 전투기를 설계 및 개발하는 것과 동시에, 전투기를 생산할 공장도 설계할 수 있다. 예컨대 최근 보편화되고 있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이 적용된 가상모델을 이용하면, 시제기 등 실제 물리적 모델에 대한 번거로운 통합과정과 시험을 대폭 줄여 개발일정을 앞당길 수 있다.
한 마디로 디지털 센추리 시리즈는 기술 발전을 기다리는 대신 가용한 기술을 활용해 최고의 전투기를 단기간에 제작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오는 2030년까지 첫 6세대 전투기를 제작하는 게 목표다.   

디지털 트윈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은 2000년대 초반 등장한 개념으로, 현실세계의 물리적 자산을 디지털 가상환경에 복제(modeling)하는 기술을 말한다. 디지털 트윈과 기존 단순 모델링과의 차이는 고도의 IT기술을 통해 실시간화 되고, 정확해지고, 예측이 매우 강력해진 복제가 가능해졌다는 점에 있다. 이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은 네트워크화된 센서로, 물리적 자산에 센서를 부착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수집한다. 그리고 수집된 데이터들을 슈퍼컴퓨터로 정확히 분석해 실제 자산과 동일한 가상모델을 만들어내 현실세계의 물리적 자산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평가할 수 있다.


미 공군이 이러한 디지털 센추리 시리즈를 개발하려는 데는 여러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윌 로퍼(Will Roper) 미 공군 획득·기술·군수 담당 차관보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경쟁국가보다 기술적으로 우수한 50~100대의 전투기를 (신속하게) 제작해 일선에서 비교적 수년간 운용한 다음, 새로운 설계를 적용하거나 완전히 새로운 전투기로 교체할 것”이라면서 “이는 새로운 전투기를 개발하기 위해 예산을 다년간 기다릴 필요가 없는 중국과 러시아보다 앞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새로운 전투기는 30여 년이 아닌 10여 년만 운용하도록 제작하기 때문에 제작비용은 물론 막대한 비용이 투입됐던 유지보수비용도 절감할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현재 미국과 러시아 간 군비경쟁이 센추리 시리즈가 개발된 1950년대와 유사한 것도 그 배경 중 하나로 보인다. 1950년대 당시 미국과 소련은 전략핵폭격기와 이를 요격하기 위한 전투기 개발에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이러한 경쟁구도는 오늘날 미국과 러시아가 고성능 전투기와 이를 요격하기 위한 지대공 미사일 개발 경쟁과 맞닿아 있다. 실제로 미국이 전투기 성능을 계속 향상시키자 러시아도 S-300, S-400 등 지대공 미사일 성능을 꾸준히 개선했다.
특히 미 공군이 F-35, F-22 등 5세대 스텔스 전투기를 전력화하자 러시아도 약 450km 거리에서 스텔스 전투기를 요격할 수 있는 S-500 지대공 미사일을 개발해 미국의 공중지배 전략을 위협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 역시 군사력 증강을 통해 반접근/지역거부(A2/AD) 능력을 강화하면서 미국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미 해군 역시 차세대 공중지배(NGAD) 프로그램에 따라 F/A-XX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F/A-XX는 현재 운용 중인 F/A-18E/F를 대체할 차세대 전투기로, 지난해 6월 미 해군은 작전개념에 대한 광범위한 요구사항과 지침 등을 수립하면서 현재 개념개발 단계에 있다.
대신 향후 미 해군과 공군의 차세대 플랫폼이 서로 연계해 운용될 예정인 만큼, 공군 플랫폼과 어느 정도 공통적인 성능을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 해군의 요구사항으로, 항모를 공격할 수 있는 중국과 러시아의 대함용 순항 및 탄도미사일 위협이 최근 증가하면서 항모타격단의 대응 범위를 확대하는 데 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 해군은 2008년 F/A-XX에 대한 소요를 처음 제기한 후 2012년에 정보요청서(RFI)를 공식적으로 발행한 바 있다. 당시 정보요청서에 따르면 F/A-XX는 F-35C와 무인전투기를 보완하면서 F/A-18E/F와 EA-18G를 대체하는 전투기로 2030년대 도입이 목표였다.
또한 향상된 스텔스 성능을 비롯해 적응형 네트워크 기능을 갖춘 센서 및 레이다, 초음속 순항, 유무인기 복합운용 등의 성능을 갖추고 공중전과 지상공격, 근접항공지원 등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언급돼 있다.
하지만 최근 미 국방부가 예산압박을 크게 받으면서 F/A-XX 프로그램이 당초 계획대로 추진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즉 향후 전투기 전력 구성을 F-35C와 F/A-XX 조합이 아닌, F-35C와 개량형 F/A-18E/F 또는 개량형 F-35C의 조합으로 구성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F/A-XX (Image : Northrop Grumman)

러시아 : MiG-41
러시아는 오는 2035년까지 6세대 전투기 개발을 완료한다는 계획인 가운데, 최근 개발업체로 미그와 수호이가 선정됐다. 미그와 수호이를 동시에 이끌고 있는 일리야 타라첸코 국장은 지난 7월 16일, 러시아 현지 매체를 통해 “미그와 수호이가 협력해 6세대 전투기를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경쟁자들은 미국과 유럽의 항공기 제작사들”이라면서 “산업계의 강력한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미그와 수호이가 갖춘 역량을 결집해 새로운 6세대 전투기를 개발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공동 업무와 목표 내에서 역량을 결합하는 것은 중대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는 엄청난 기회”라고 강조했다.
당초 6세대 전투기 개발은 미그가 주도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를 놓고 러시아 내에서는 미그가 1981년 전력화한 MiG-31 이후 신형 전투기를 개발하지 않았다며 회의적인 반응이 적지 않았다. 이에 대해 타라첸코 국장은 “(6세대 전투기는) 신비의 프로젝트가 아니며 미그가 오래 전에 착수한 프로젝트”라면서 “UAC(United Aircraft Corporation)의 감독 아래 작업을 집중적으로 수행 중이며, 곧 일반에게도 그 결과를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MIG-41 (Photo : MIG)

현재 러시아의 6세대 전투기로 알려진 명칭은 MiG-41. 러시아 공군이 제공전투기로 운용 중인 MiG-31을 대체하기 위한 전력이다. 5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Su-57과는 완전히 별개로 개발될 예정이며, 미 공군과 해군의 차세대 전투기와 유사한 장거리 요격전투기 개념으로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현지 매체에 따르면 MiG-41은 극초음속 무기를 요격할 확률을 높이기 위해 대형 탄두에 탑재해 발사하는 소형미사일, 즉 서브미사일(sub-missile) 여러 발을 발사할 수 있는 "다기능 장거리 요격미사일 시스템(Multi-functional Long-Range Interceptor Missile System)"을 탑재해 극초음속 미사일 요격전투기로 운용한다는 구상이다.
또한 MiG-41은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레이저 무기를 탑재하며 순항속도는 마하 3, 최대속도는 마하 4~4.3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중간권(고도 50~80km)에 가까운 약 45km 고도에서도 운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무인기 사양 개발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독일‧스페인 : 미래전투항공체계
유럽에서는 몇몇 국가들로 구성된 컨소시엄 형태로 2개 기종이 개발 중이다. 그 중 하나가 프랑스, 독일, 스페인이 개발에 참여 중인 미래전투항공체계(Future Combat Air System, FCAS)의 차세대 전투기(Next Generation Fighter, NGF)다.
지난 2018년 착수된 미래전투항공체계(FCAS)는 독일과 프랑스가 공동으로 출범했으며, 차세대 전투기(NGF)를 비롯해 로열윙맨 임무나 전자전, 정찰감시 임무를 수행하는 무인기인 리모트 캐리어(Remote Carrier, RC), 차세대 전투기와 리모트캐리어, 그리고 다른 아군 플랫폼과 실시간으로 연결해주는 전투 클라우드 네트워크(Combat Cloud Network) 등으로 구성된다. 그 외에 차세대 전투기에 탑재될 엔진은 라팔 전투기에 탑재되는 사프란 M88 엔진을 기반으로 개발될 예정으로, 현재 사프란이 개발을 주도하고 MTU 에어로 엔진이 협력하고 있다.


FCAS (Image : Dassault)


공중전투 클라우드 (Image : Airbus)
 
지난 2월 독일 의회가 FCAS 초기 개념연구에 대한 1억 5,500만 유로(약 2,075억 원) 규모의 예산을 승인하면서 개발 첫 단계인 1A 단계가 착수됐다. 약 18개월간 진행될 예정인 1A 단계는 FCAS의 초기 기반 과정으로 시스템 개발에 필요한 기술과 구조를 파악하는 것이 목표다.
만약 계획대로 내년까지 개념단계가 확정되면 이후부터는 NGF와 엔진, 리모트 캐리어, 센서 등 각종 장비의 시제품이 제작된다. 시제품들의 초도비행은 오는 2026년으로 계획돼 있으며, 이후 세부화 단계를 거쳐 2030년 후반부터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리고 첫 인도는 2040년으로 계획돼 있다.
특히 NGF의 가장 큰 특징은 강화된 연결성이다. 현재 NGF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에어버스에 따르면 NGF는 무인전투기, 수송기, 공중통제기, 군사위성, 정보위성, 성층권무인기 등과 함께 공중전투클라우드(Air Combat Cloud)와 연결되며 사령관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NGF 주위에는 여러 대의 리모트 캐리어가 센서, 재밍, 무장 능력 등을 활용해 정보수집을 비롯한 방공망 파괴, 군집드론, 위장 등의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물론 NGF 주위에는 리모트 캐리어뿐만 아니라 리모트 캐리어를 투하하는 A400M 수송기, 공중통제기, 중고도 및 고고도 감시정찰용 무인기, 군사위성, 타이푼 및 F-35 전투기 등이 실시간 공유가 가능한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공중을 지배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스텔스 성능도 향상될 전망이다. 에어버스는 스텔스 기술이 미래에 더욱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레이다반사면적(RCS)만 줄이는 것이 아니라 레이다/적외선/시각/음향 신호 등과 전자파 방사, 전자파 대항책 등 기체를 포착할 수 있는 모든 신호를 줄이는 기술을 NGF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영국‧이탈리아‧스웨덴 : 템페스트
영국이 주도하고 이탈리아와 스웨덴이 참여하고 있는 템페스트(Tempest) 프로그램은 프랑스와 독일이 차세대 전투기를 공동개발하겠다고 발표한 지 약 1년 후인 지난 2018년 7월, 판보로 에어쇼에서 처음 공개됐다.
당시 개빈 윌리엄슨 영국 국방장관이 직접 나서 공개한 템페스트는 쌍발엔진과 삼각날개, 그리고 스텔스 형상을 갖췄으며, 관련 기술개발에 약 20억 파운드(약 2조 9천억 원)가 배정됐다. 향후 50~60개의 기술을 실증할 계획으로, 이 가운데 일부 기술은 업체가 투자하고, 나머지는 정부와 50:50으로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사업은 업체와 정부기관 등으로 구성된 “팀 템페스트(Team Tempest)”가 추진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영국의 BAE 시스템스, GKN, 롤스로이스, 제너럴 일렉트릭 UK, 마틴베이커, 이탈리아의 레오나르도, 일렉트로니카, 아비오 에어로, MBDA 이탈리아, 그리고 미국의 콜린스 에어로스페이스, 캐나다의 봄바디어 등 업체들과 영국의 획득기관인 국방장비지원본부(DE&S)와 유관 기관들, 그리고 영국 공군의 신속능력처(RCO) 등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
영국 공군의 전투항공전략(Combat Air Strategy)에 따르면 템페스트 전투기는 오는 2035년경에는 F-35 및 타이푼과 함께 비행하게 된다. 대신 타이푼은 2040년경 퇴역할 예정으로, 2040년 이후부터 영국의 주력 전투기는 템페스트와 F-35가 될 전망이다. 이러한 일정대로라면 현재 독일과 프랑스가 공동개발하는 차세대 전투기보다 약 5년 정도 앞서게 되는 셈이다.


Tempest (Photo : BAE Systems)

한편, 템페스트 역시 프랑스와 독일의 NGF처럼 다수의 무인기와 함께 임무를 수행하고, 다른 자산들과 데이터를 공유하는 협동교전능력(Cooperative Engagement Capability, CEC)을 갖출 예정이다. 또한 무장은 레이저 및 무선 기반 시스템을 이용하는 지향성에너지무기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특히 저피탐지성을 위해 내부무장창이 적용될 전망으로 여기에는 미티어 등 공대공 미사일이 탑재될 전망이다.
 
일본 : F-X
일본은 F-2 지원전투기를 대체할 차세대 전투기를 오는 2031년부터 일선 부대에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7월 6일, 일본 방위성은 자민당 본부에서 열린 민주당 국방의원연맹회의에서 F-X 사업으로 알려진 차세대 전투기 사업 일정을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방위성에 따르면 차세대 전투기 개발일정은 올해 중 개념설계와 해외 협력국가와의 기본적인 협력 틀을 결정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한다. 이후 2024년에 시제기를 생산하기 시작해 2031년경 양산체제로 전환한 뒤 2035년부터 일선부대에 차세대 전투기를 배치할 계획이다.
이 중 해외협력은 일본이 개발을 주도하는 것을 전제로, 미국 및 영국 정부와 업체들이 협력하는 형태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내 현지 매체에 따르면, 미국은 미군과의 상호운용성을 확보하기 위한 시스템 개발을 염두에 둔 판단으로 보이며, 영국은 엔진 개발 부문에서 협력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한때 영국 내에서는 일본이 템페스트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있었지만, 현재는 참여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협력과 관련해 현재 방위성은 미국 내 업체인 록히드마틴과 보잉, 노스롭 그루먼과 개별적인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들 가운데 한 업체가 올해 중 최종 협력업체로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방위장비청(防衛装備庁)에 따르면 F-X 전투기에는 다수 항공기들 간 미사일 표적화를 동기화할 수 있는 통합사격통제(integrated fire control) 또는 네트워크 사격(network shooting) 기능을 비롯해 은밀성을 높이는 내부무장창, 기동성을 향상시켜주는 트러스트 벡터링 노즐, 그리고 무인기 운용 능력 등이 적용될 전망이다.
한편, 현재까지 알려진 총 개발비는 2조 엔(약 22조 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되며, 최대 100대를 도입할 경우 대당 가격은 약 200억 엔(약 2,270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F-X (Image : JASDF)

중국
중국은 5세대 전투기를 개발한 몇 안 되는 국가들 중 하나일 만큼 지금까지 항공전력 증강에 상당한 투자를 해오고 있으며, 6세대 전투기 개발 역시 이미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중국 정부가 6세대 전투기 개발을 공식화하지 않아 관련 정보도 제한돼 있지만, 지난해 1월, 청두항공기공업그룹(CAC)의 수석설계자인 왕하이펑 박사가 한 인터뷰에서 거론한 내용은 중국의 6세대 전투기에 대한 단서를 제공했다. 왕하이펑 박사에 따르면 중국은 인공지능과 드론운용 능력, 그리고 뛰어난 스텔스 성능을 갖춘 6세대 전투기를 2035년 이전까지 운용하기 시작한다는 목표다. 특히 6세대 전투기에는 5세대 전투기보다 스텔스 성능이 개선된 공기역학적 설계를 비롯해 가변사이클 엔진, 레이저 및 극초음속 무기 등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중국이 당초 목표대로 2035년 이전까지 운용을 시작하려면 2028년까지 시제기 제작이 완료되고, 최소 5년 전인 2030년에 첫 비행이 이뤄져야 한다. 또한 초도생산은 늦어도 2032~2033년에는 착수돼야 2035년 운용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개발과정의 일환으로 지난 5월, 중국항공공업그룹(AVIC)은 17,000입방미터에 달하는 크기의 “FL-62”이라는 첨단 대형 풍동실험실을 완공해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으며, 첫 실험으로 공개되지 않은 항공기에 대한 실험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AVIC 측은 “(FL-62 풍동실험실은) 중국 항공산업을 위한 전략적인 시설”이라며 “중국의 미래 전투기의 형상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 | 월간항공 편집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