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Fight Tonight!" 미 공군 제8전투비행단

"Fight Tonight!"
미 공군 제8전투비행단



지난해 북한이 60발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최근에는 소형 무인기로 우리 영공을 침범하는 등 도발 수위를 계속 높이고 있다. 지속되는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수준의 전투 준비 태세가 강조되는 시점이다. 이런 가운데, 주한 미 공군의 핵심 부대 중 하나인 제8전투비행단에는 ‘당장 싸워 이긴다(Fight Tonight)’는 정신 무장을 하고, 무엇이든 할 준비가 된 늑대 무리가 끊임없이 훈련하고 있다.


취재/ 장상호, 박성영, 김채린, 정경화


Photo : 월간항공


울프팩(Wolf Pack)으로 알려진 주한 미 공군의 제8전투비행단(8th Fighter Wing, 이하 8전비)은 대한민국 군산 공군기지에 본거지를 두고 있다. 군산시의 서쪽으로 서해안 금강 하구 부근에 자리 잡은 8전비는 오산 공군기지에 전개된 미7공군(U.S. 7th Air Force)의 예하 부대다. 미7공군은 하와이 힉캠 공군기지에 본부를 둔 미 태평양공군(U.S. Pacific Air Force)의 지휘를 받고 있다. 


Photo : 월간항공


45대의 F-16 전투기를 운용하는 ‘울프팩’은 GBU-31 JDAM과 AIM-120 AMRAAM은 물론 AGM-158 JASSM 등 하늘과 땅을 향한 날카로운 이빨을 갖추고 최상의 전비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특히 최근 북한의 소형무인기들이 우리 영공을 침범해 심각한 이슈가 된 가운데, 8전비는 지난해 8월부터 이미 소형 무인기를 탐지·식별할 수 있는 이동식 레이다 시스템(eXpeditionary-Mobile Air Defense Integrated System, X-MADIS)과 무인기나 드론을 무력화하는 ‘드론 버스터(Drone Buster)’를 운용하고 있다. 


X-MADIS (Photo : 월간항공)


Drone Buster (Photo : 월간항공)


The Wolf Pack
8전비의 역할은 한국에 전개한 이후 지금까지 한결같다. 북한 위협을 억제하고, 한미동맹의 가치를 수호한다. 1948년부터 임무 수행을 시작한 8전비는 한국전쟁 발발 전 일본 아시야(Ashiya) 기지에 주둔하며 방공임무를 수행했으며, 1950년 제8전투폭격비행단(8th Fighter Bomber Wing)으로 명명됐다. 이후 1950년 6월,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제8전투폭격비행단은 제공권 확보 임무에 긴급 투입되며 한국전에 첫 전투 임무를 수행한 비행단으로 기록됐다. 당시 F-80 전투기를 주로 운용했으며, 한국전쟁 중 주로 공대지 및 근접항공지원 임무를 수행했다. 

1958년 7월에는 제8전술전투비행단(8th Tactical Fighter Wing, 8th TFW)으로 재명명됐고, 한국전쟁 이후 1964년 미국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F-80 슈팅스타, F-86 세이버, F-100 슈퍼 세이버 등을 운용했다. 이후 당시 최신 전투기인 F-4C 팬텀 II를 운용하기 시작했으며, 1965년 베트남전 참전을 위해 태국으로 전개돼 1970년대 초반까지 태국 우본(Ubon)기지에서 활동했다.  


Photo : 월간항공


현재 8전비를 상징하는 ‘울프팩’이라는 별명은 1965년 당시 8th TFW가 베트남전에서 놀라운 팀워크로 훌륭한 성과를 내며 더 유명해졌다. 당시 8비행단을 지휘했던 로빈 올즈 대령이 비행단 회의를 끝내고 나가며, “아주 좋습니다, 울프팩 여러분”이라 말한 것이 그 시작으로 알려졌다. 1967년 1월, 시작된 볼로 작전 기간에 북베트남 지역에서 공중요격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으며, 이후 1974년 한국의 군산기지로 전개돼 1992년 2월 3일 지금의 미7공군 산하 제8전투비행단으로 명명됐다. 1974년 9월부터 현재까지 군산 공군기지에 자리잡은 8전비에는 약 2,800명의 공군, 100여 명의 육군이 배치돼 있다. 특히 8전비는 미 공군의 마지막 ‘전사들의 기지(Warrior Bases)’로 불린다. 군산 기지는 오산 기지와 달리 가족 없이 군인들만 파병된다. 

8전비는 크게 4개 그룹으로 구성된다. 제8작전단은 공대지 및 공대공 임무를 수행하는 제35전투비행대대와 제80전투비행대대로 이뤄졌다. 또한, 제8임무지원단은 군수, 통신 등 기지 운영 전반을 지원하는 임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제8정비단은 기체 정비 및 수리를 맡고 있다. 마지막으로, 비행 의학은 물론 군 공중보건 서비스 등을 포함한 의료지원을 하는 제8의무단이 있다. 


Photo : 월간항공


The Wolves
현재 8전비를 지휘하는 헨리 R. 제프리스 대령(COLONEL HENRY R. JEFFRESS, III)은 “울프팩은 항상 준비돼 있다. 우리는 끝없이 진화하며 끊임없는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8전비는 북한의 위협에 집중하고 있으며, 완벽한 전투준비태세를 갖추고 가장 효율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한다”고 말했다. 제프리스 사령관은 ‘울프팩’의 역사와 전통을 이어가며 하나의 가족으로 함께하는 유대감도 강조했다. 

8전비는 같은 기지를 사용하는 우리 공군 제38전투비행전대(이하 38전대)와 미 공군 연합훈련인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에 함께 참여했다. 5년 만에 진행된 한미 공군의 대규모 연합 훈련에 38전대와 함께 참여한 느낌을 묻자 “어떤 나라, 어떤 군대도 단독으로 싸우지 않는다”며 “미군의 한국 주둔 목적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보호하고, 함께 싸우는 것”이라 말했다. 

제35전투비행대대의 부대대장이자 작전부장인 레오 ‘샤커’ 무어 중령(Lt.Col. LEO “Shocker” Moore)은 본지에 전대를 소개하며, 울프팩의 전투준비 태세를 여러 번 강조했다. 최근 북한의 다양한 위협에 대한 생각을 묻자, 무어 중령은 “조종사이자 리더로서 울프팩의 모토를 뒷받침하는 기술을 연마하고, 항상 전비태세를 유지할 뿐”이라 강조했다. 이어 “울프팩의 파이트 투나잇(Fight Tonight!) 정신은 우리의 자산과 능력을 끊임없이 훈련하고, 혹시 모를 분쟁의 시기를 대비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35전비의 모든 조종사를 포함한 가용 자산을 날카롭게 유지하기 위한 노력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레오 ‘샤커’ 무어 중령(Lt.Col. LEO “Shocker” Moore)

지난 한미 연합훈련인 ‘비질런트 스톰’에 직접 참여했던 조종사로서 한국 공군과 연합 임무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과 팀워크를 묻는 질문에, 무어 중령은 “이런 대규모 연합 훈련은 항상 우리의 파트너가 어떻게 일을 하는지 배울 수 있는 기회”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분명 우리는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지만, 연합 훈련을 통해 함께 비행하고 같은 목표를 바라보는 시간을 보내고 결국 전투조종사로서 소통하는 것을 느꼈다”며 “우리는 조종이라는 같은 언어로 신뢰를 말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미 연합훈련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우리가 작전을 수행하는 방식에서 한미 양국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모두 발견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고 말했다. 아울러 “강력한 동맹국으로서 한국을 수호하기 위해 이곳에 함께 있다”며 “연합 기술을 강화하는 것은 우리 모두를 더 강력하고 효율적으로 만드는 매우 귀중한 통찰력과 기회를 제공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8전비가 ‘파이트 투나잇’을 가능케 하는 원동력은 하나의 팀으로 협력하는 것에 있다. 늑대의 날카로운 발톱을 밤낮으로 다듬는 정비단의 모습에서 전투에 나서는 조종사 이상의 집중력과 열정을 느낀다. 제8정비중대의 감독관인 케빈 콜린스 상사(Master Sergeant Kevin Collins)에게 울프팩에서의 생활을 묻자, 그는 “울프팩의 항공 작전을 수행하는 데는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며 “이 곳의 생활은 24시간 하나의 목표를 위해 밤낮없이 준비하는 것”이라 말했다. 이어, “제8정비단은 연료, 항전 장비, 무장, 군수품, 지상장비 등 항공기를 포함한 모든 장비를 유지 관리하고 있다”며, “제8전투비행단의 F-16은 모든 울프팩의 노고와 헌신, 오랜 시간에 노력으로 높은 작전 준비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콜린스 상사는 “우리의 제트기를 전투에 적합하게 유지하고, 성공적인 임무수행을 가능하게 하는 이 놀라운 팀의 일원인 것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케빈 콜린스 상사(Master Sergeant Kevin Collins : 왼쪽)와 제임스 존스턴 III 하사(Staff Sergeant James Johnston III : 오른쪽) 


조슈아 밴더벡 선임상사(Chief Master Sergeant Joshua Vanderbeck)도 “우리의 준비태세가 한국을 보호하는 직접적인 역할을 한다”며 “전투 자산의 준비 태세를 유지하기 위해 예방 정비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진 상황에 대해서는 “최근의 사건들과 현재의 긴장감은 우리에게 우리 임무의 중요성을 더 잘 인식하는 계기가 될 뿐”이라며 “언제든 비행할 수 있도록 유지하는 것이 최선의 준비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슈아 밴더벡 선임상사(Chief Master Sergeant Joshua Vanderbeck)


높은 긴장감을 유지하는 울프팩 생활의 힘든 점을 묻자, 제임스 존스턴 III 하사(Staff Sergeant James Johnston III)는 “이곳은 가족들이 함께하지 않는 전사의 요람(Warrior Bases)”이라며, “임무에만 집중하는 울프팩이 항상 준비돼 있고, 한국을 보호하는데 직접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은 비밀이 아니다”고 말했다. 제8정비단에 배속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존스턴 하사는 “모든 임무는 빠르게 진행되고, 우리는 매일 새로운 것을 성취한다”며 “울프팩이 하는 일은 매일 하늘로 항공기를 올려보내는 것이며, 이런 모든 것들이 안보 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어렵지만, 한편으로 큰 동기부여가 된다”고 늠름하게 말했다. 

Home of the Wolf Pack
8전비의 입구에는 ‘미그앨리(MiG Alley)까지 200마일’이라는 사인이 붙어있다. 미그 앨리는 한국전쟁 당시 UN연합군 조종사들이 수많은 공중전을 벌였던 평안북도 압록강 인근 지역을 의미한다. 한국전쟁 중 F-86 세이버는 MiG-15와 전투를 위해 당시 주둔지였던 김포나 수원 기지에서 미그앨리까지 200마일(약 321km)의 거리를 날아가면, 연료 제한으로 인해 약 20여 분밖에 체류할 수 없었다. 이에 끊임없이 항공기를 준비하고 이륙시키는 전비태세를 유지했고, 적보다 더 먼거리의 전장에서도 더 많은 성과를 이뤄내며 F-86은 전쟁 내 공중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Photo : 월간항공


울프팩 기지에서 찾은 ‘미그앨리’ 사인에서 미 공군 제8전투비행단이 생각하는 준비 태세에 대한 진심과 실제 그것을 위한 노력이 과거에서 지금까지, 더 나아가 미래에도 끊임없이 이어질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 계속되는 북한의 위협과 도발에 대해 한국 전쟁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한국의 하늘을 지키는 데 일조해온 울프팩의 62대 울프 리더 제프리스 비행단장은 이렇게 말했다. “한미 동맹의 헌신을 위해 가족을 수천 마일 뒤로하고, 울프팩이 동맹국을 수호하기 위해 여기에 있다”


Photo : 월간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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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 We will continue to fight tonight, Be ready to fight ton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