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헨리 제프리스 미 공군 제8전투비행단장

“우리는 오늘 밤이라도 싸울 준비가 돼 있다”

헨리 제프리스(Henry R. Jeffress, III)
미 공군 제8전투비행단장



Photo : 월간항공


“한국 국민을 위한 우리 임무가 얼마나 막중한지 알고 있다”
미 공군 제8전투비행단을 이끄는 헨리 제프리스 단장이 기자에게 건넨 말이다. 전투조종사로서 군산과 오산 기지를 오가며 한국과 오랜 연을 맺어온 그의 헌신이 담긴 각오이기도 하다. 그러나 북한의 도발에 대한 그의 각오는 간단하고 명확하다. 오늘 밤이라도 싸울 준비가 돼 있다는 것. 그는 “우리는 전·평시 구분이 없다. 당장 전투에 나설 수 있도록 늘 철저하게 대비할 뿐”이라며 “이는 곧 우리의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또한 제프리스 대령은 한국 공군과의 긴밀한 전우애도 강조했다. 그는 “모든 파트너십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신뢰와 소통”이라면서 “이곳에서 한미 공군은 매일 수행하는 작전과 연합훈련을 통해 신뢰를 지속적으로 구축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Q  현재 8전비는 주한 미 공군의 핵심전력 중 하나다. 8전비의 전ㆍ평시 역할과 주요 임무는?
8전비의 모토는 ‘기지를 방어하고, 증원 병력을 수용해, 북과 싸운다(Defend the base, Accept follow-on forces, Take the fight North)’이다. 평시와 전시의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다. 전비태세를 완벽히 하고 이를 전시에 증명하는 것이 우리의 평시 임무다. 8전비 소속의 전투기 조종사들은 최고 수준으로, 그들 각자는 전투 역량을 끊임없이 연마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더이상 공격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을 때까지 방어태세를 유지하는 것이다. 특히 8전비는 이를 위해 평화적인 상황에서도 전시로 전환될 경우를 대비하고 있다. 특히 8전비는 미 공군에서 최고의 임무 중 하나를 수행하고 있으며, 기쁘게 그 책임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자랑스럽다.

Q  오랜 기간 한국 공군과 연합전력으로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현재 한미 연합공군의 작전역량을 평가한다면?
철통같은 한미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굳건하고, 그 역량과 의지가 계속해서 강화되고 있다. 8전비와 한국 공군은 ‘파이트 투나잇(Fight Tonight)’ 준비태세를 통해 한반도와 동북아의 안보와 안정을 뒷받침하고 있고, 이는 곧 우리의 최우선 과제이기도 하다.


Photo : USAF

Q  한미 공군의 연합작전 능력은 긴밀한 협력이 기반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견해는?
양국의 조종사들에게 어느 군대도 단독으로 싸우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미 공군 조종사들에게는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는 근본적인 목적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한국 공군 조종사들과 함께 이 나라를 보호하는 것이자, 함께 싸우고 서로를 지지하기 위해서라는 점을 상기시키고 싶다. 한미동맹은 단순한 군사 협정이 아니라 한반도에 평화와 안정, 번영을 가져다주기 위해 노력하는 압축적인 협력 관계다. 모든 파트너십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신뢰와 소통이다. 8전비는 한국 공군과 매일 수행하는 작전과 이곳 군산에서의 한미연합훈련을 통해 신뢰를 지속적으로 구축해 나가고 있다.

Q  최근 한국 공군이 F-35A, 개량형 KF-16을 도입하는 등 전투기 전력을 현대화하고 있다. 한미 공군의 연합작전 능력에서 향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라면?
한국 공군의 현대화된 공중 자산에 대해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정책적인 측면에서 한미 연합작전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는 말하기 어렵지만, 기대하는 것은 8전비의 플랫폼과 새로운 한국의 전투기 자산이 통합하며 이뤄낼 새로운 기회다. 8전비는 한국 공군의 현대화된 플랫폼으로 한미 연합전력의 상호운용성이 향상되기를 기대한다. 우리는 계속해서 함께 배우고 철저한 준비태세로 전투 역량 강화에 나설 것이다. 

Q  올해 들어 북한의 미사일 도발 위협이 커지며 한반도 안보환경이 어느 때보다 불안정하다. 한반도 안보의 큰 축인 8전비를 지휘하는 입장에서 현재 안보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나?
공식적으로 미 정부는 북한의 최근 미사일 발사를 비난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의 군사적 도발이 아직까지 한국에 위협이 되지 않을 것으로 평가하지만, 동시에 북한의 불법 무기 프로그램으로 발생할 수 있는 영향도 주시하고 있다. 8전비는 한미동맹과 우리의 동맹국들을 방어하기 위해 우리의 임무를 수행하고, 이를 위한 훈련을 지속할 것이다.

‘Fight Tonight’ 임무의 핵심은 항상 준비돼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감행하고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8전비의 초점은 적대적 침략이 발생할 경우 즉시 실전에 돌입할 수 있도록 태세를 갖추는 데 있다. 아울러 이를 위해 한국과 미국이 상호운용성을 강화하고 노력과 소통을 지속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8전비는 계속해서 주한미군으로서 적들을 저지하기 위한 협력 강화에 집중하고자 한다.


Photo : USAF


Q  발전하는 북한의 다양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속적 전투력 강화와 높은 전비태세 유지가 중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를 위해 8전비가 갖춰야 할 부분이 있다면?
최첨단 기술이나 항공기 현대화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단순히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항공기 플랫폼을 갖추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임무 수행에 있어 가장 큰 자산인 우수한 인력이다. 8전비는 조종사와 항공기 정비사, 전투기가 작동하는 데 필요한 것들을 수급하는 물류 담당자부터 연료를 공급하는 서비스 담당자들까지 전력을 차별화하는 높은 수준의 인력을 갖추고 있다. 8전비가 보유한 우수한 인력을 자랑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이들은 8전비의 임무와 동맹국의 이익을 위한 그들의 헌신을 계속해서 증명하고 있다.

Q  지난 11월 한미 공군의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스톰이 실시됐다.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으로는 5년 만인데 이번 훈련의 목적과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비질런트 스톰은 미군과 한국군을 통합하고, 상호 지원하기 위한 훈련을 실시해 양국 간의 이해와 신뢰를 증진시키기 위한 지휘통제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다. 한미 공군은 이를 위해 6일간 미 해병대 소속 F-35B 및 F/A-18 등을 비롯해 280대 이상의 항공기를 24시간 내내 운용했다.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 이야기할 수는 없으나, 이번 훈련 기회는 독특했다. 한국과 미국의 관계를 공식적이고 절대적으로 강화할 수 있었던 다양한 방식의 훈련이 이뤄졌다. 특히 양국의 상호운용성을 향상시켰고, 철통같은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비질런트 스톰은 한국과 미국에 상호 이익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Photo : USAF


Q  8전비의 역량 강화 측면에서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스톰을 평가한다면?
우선 한국에 주둔하는 미 공군은 고국에서 수천 km 떨어진 이곳에 와서 생활하고 있다. 특히 군산에 있는 8전비의 구성원들은 가족과도 떨어져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오로지 임무에만 집중한다. 많은 시간을 개개인의 역량 강화에 투자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8전비 구성원들에게 비질런트 스톰과 같은 연합공중훈련을 통해 동맹국과 협력하는 것은 큰 배움의 기회였다.

비질런트 스톰은 8전비가 한국 공군과의 전력수행능력을 선보일 독특한 기회를 제공했다. 8전비의 조종사들은 미국으로 돌아가지 않은 대가로 올해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에 참여할 수 있었다. 8전비는 이번 훈련을 통해 임무 수행 능력이 최고 수준이라는 것, 그리고 파트너와 원활하게 작전을 수행할 수 있고 구성원 모두 ‘Fight Tonight’ 태세를 잘 갖추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Q  최근 8전비 소속 전투기 특별도색이 화제가 됐다. 특별도색의 목적과 의미는 무엇인가?
8전비와 각각의 전투기 편대는 미 공군의 풍부한 유산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8전비 항공기의 특별도색은 우리가 임무를 수행하고 미 공군의 유산을 이어간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대표하는 디자인이다. 미 공군은 우리가 하는 일과 군인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해 엄청난 자부심을 갖고 있으며, 특별도색 전투기는 그에 대한 시각적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Photo : 월간항공


Q  마지막으로, 8전비 비행단장으로서 임무에 대한 각오는?
5,100만 명 한국 국민의 자유를 위한 주한미군의 임무가 얼마나 막중한지 알고 있다. 조국에 있는 우리의 동료들이 한국에 와서 시간을 보내며 더 많은 이들이 주한 미 공군의 임무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기를 바란다. 또한, 굳건한 한미동맹을 위해 8전비의 구성원들이 한국에 애정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름다운 해운대, 축제가 벌어지는 대천 해변, 제주도에서 한국의 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연결하고 싶다. 결국 그들은 한국을 사랑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앞으로도 한국과 미국, 양국의 동맹을 강화하기 위해 군사적 측면은 물론 더 많은 부분에서 소통과 협력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한미동맹을 계속해서 성장시키는 것은 교리나 감정을 강요해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동맹을 굳건하게 유지하는 것과 함께 우리의 작전역량 강화도 매우 중요한 측면이다. 8전비는 늘 그래왔던 것처럼 ‘언제라도 전투에 나설 수 있게’ 임무와 훈련에 임할 것이다.


인터뷰/ 정경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