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항공력, 미국․러시아 맹추격



중국 항공력, 미국․러시아 맹추격

 
- 군용기 생산량 이미 세계 최다 ⋯ 4세대 전투기 수량 미․러 추월 전망
- 엔진기술 등 여전히 취약 ⋯ 최근 엔진제작사 설립, 독자개발에 박차
 
 

지난해 7월,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자국의 항공산업, 특히 고성능 엔진 분야를 육성시키는 계획을 발표했다. 시 주석의 의지가 담긴 연설을 놓고 군사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머지않아 중국이 미국과 러시아의 항공력에 버금가는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중국, 항공기술 개발에 박차
시 주석의 계획 발표와 함께 지난 8월 28일, 중국 정부는 자국산 엔진 개발에 박차를 가할 중국항공엔진그룹(Aeroengine Corporation of China, AECC)이라는 새로운 국영기업도 설립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 2015년부터 추진한 “메이드 인 차이나 2025” 계획에서 정부가 강력히 지원할 10개 주요 제조분야 중 하나로 항공기 엔진을 선정하는 등 항공기 엔진 개발에 강력한 의지를 보여 왔다.


중국 정부의 새로운 기업 설립에 대해 중국 현지 매체들은 “중국의 항공산업을 발전시키고 중국군의 현대화를 앞당길 전략적인 행보”라고 평가했다. 특히 “항공기 엔진은 중국이 아직도 강대국들, 특히 미국에 크게 뒤져 있는 몇 안 되는 분야 중 하나로 남아있다”고 강조하면서 “J-10 전투기나 Y-20 수송기처럼 중국에서 가장 발전된 항공기들도 수입 엔진에 계속 의존하고 있다”고 매체들은 전했다. 실제로 중국이 J-20에 탑재할 엔진으로 44,000파운드급 추력의 WS-15 터보팬 엔진을 개발 중이지만, 개발이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4세대 전투기 수량, 수년 내 미․러 추월 전망
이처럼 항공력에 대한 중국 정부의 강력한 의지에 미국과 러시아도 주목하고 있다. 특히 최근 급격히 증강하고 있는 중국의 항공력에 대해 러시아 내에서는 위기의식까지 감지되고 있다. 실제로 러시아 내 분석가들은 중국을 이미 세계 3대 군사강국 중 한 곳으로 보고, 항공전력도 미국과 러시아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 분석가는 “중국 공군은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공중급유기, 수송기, 전자전기 등 지원기 분야에서 미국에 뒤쳐져 있지만, 그 차이를 꾸준히 메우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공군의 신형 수송기 Y-20. 중국은 수송기, 전자전기 등 지원기 분야에서 미국에 뒤쳐져 있지만, 그 차이를 꾸준히 메우고 있다. (사진: Danny Lim)


타격기의 경우도 아직 미국과 러시아에 비해 경쟁력은 부족하다는 평가지만, 지원기처럼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대신 전투기의 경우 과거에 비해 미국과 러시아를 상당히 추격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수년 내에 보유하게 될 4세대 전투기의 수량으로 놓고 보면 중국이 미국과 러시아를 능가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엔진분야는 여전히 취약
중국이 항공전력을 강화하는 방식은 오늘날 중국의 전반적인 산업형태와 유사하다. 즉, 서방과 러시아의 기술을 획득해 “중국화”하는 방식이다. 한 분석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이러한 방식을 통해 아주 빠르게 격차를 메우고 있으며, 현재는 이런 격차조차 단지 상징적일 뿐이다. 이는 러시아가 1940~1950년대에 서방에 크게 뒤쳐져 있었지만, 같은 방식으로 격차를 따라잡은 것과 같다.


기술적인 부분은 아직 취약한 부분이 있지만 항공기 생산능력 면에서는 이미 세계 최고라는 평가다. 실제로 중국이 1년 동안 생산하는 전투용 항공기의 수는 미국을 포함한 28개 나토(NATO) 회원국을 모두 합친 것보다 더 많다는 통계도 있다.


이처럼 중국의 항공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것은 사실이지만, 취약한 부분은 여전히 남아 있으며, 그 중 하나가 아직 제대로 된 4세대 전투기용 엔진을 개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중국은 선양항공기공업(SAC)을 통해 WS-10A 엔진을 개발했다. WS-10A 엔진은 Su-27의 중국산 파생형인 J-11B/BS와 J-16 대형 쌍발 전투기에 탑재됐지만, 신뢰성 문제에 직면해 있고 5세대 전투기에 사용하기에는 추력이 약하다. 최근 중국이 러시아로부터 Su-35 전투기 24대를 도입하는 목적 중 하나도 이러한 부족한 엔진기술을 확보하는 데 있다.
 

중국의 항공력이 최근 비약적으로 발전했지만 엔진개발은 서방과 러시아와 비교해 취약한 실정이다.
 

중국은 또한 H-6K 전략폭격기나 Y-20 전략수송기 등 대형 항공기용 엔진으로 러시아의 D-30KP2와 유사한 성능의 엔진을 개발하려는 움직임도 보였다. 최근 중국이 우크라이나와 초대형 수송기인 An-225 므리야의 공동생산에 합의한 것을 두고, 군사전문가들은 중국이 우크라이나의 엔진기술을 획득하거나, 우크라이나의 도움을 받아 자국의 군수송기에 탑재할 대형 엔진을 직접 생산하려는 목적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지난 10월 29일, 중국은 H-6K와 Y-20에 탑재할 목적으로 2020년까지 러시아의 NPO 새턴으로부터 D-30KP2 엔진 224대를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와 관련해 대부분의 군사전문가들은 중국의 부족한 엔진기술이 항공력 증강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미국과 러시아의 항공력에 도전하려면 먼저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잠재력에 주목
중국의 항공력이 미국과 러시아에는 아직 못 미치고 있지만, 그 잠재력은 여전히 주목할 부분이다. 예를 들어 중국은 J-10A 개량형인 J-10B 전투기에 AESA 레이더를 이미 적용했지만, 러시아에는 아직 AESA 레이더가 탑재된 양산형 전투기가 없다. 러시아의 한 분석가는 “1980년대 중국과 당시 소련의 항공전력 격차가 거의 두 세대였다면, 오늘날 격차는 1세대 또는 반세대에 불과할 정도로 그 격차가 빠르게 줄고 있다”면서 “양과 질을 모두 고려하면 중국은 상황에 따라 미국과 러시아의 항공력에 맞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미국과 러시아에 비해 뒤쳐져 있는 중국의 항공전력을 대량으로 보유한 다양한 사거리의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들이 보완해준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