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김주균 KAI 회전익개발본부장

 

“LCH/LAH 개발,
긴밀한 협조로 계획대로 진행 중⋯”

 
인터뷰 :
김주균 KAI 회전익개발본부장

 

KF-X 사업과 함께 국책 연구개발 사업인 LCH/LAH 사업. 세계 헬기시장에 내놓을 4.5톤급 소형민수헬기(Light Civil Helicopter)와 현재 군이 운용 중인 노후 헬기를 대체할 소형무장헬기(Light Armed Helicopter)를 동시에 개발하는 사업이다. 현재 이 사업의 중심에 있는 곳이 개발주관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그 가운데서도 회전익개발본부가 체계개발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지난 2015년 6월, 체계개발계약이 체결된 후 현재 국내 부품제작 착수를 앞둔 가운데 김주균 회전익개발본부장으로부터 2016년 주요 성과와 2017년도 사업계획을 들어보았다.
 

인터뷰/ 김재한
 
 
Q. 2016년 성과 중 주목할 만한 부분을 몇 가지 꼽는다면?
LCH/LAH의 기본설계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것이 가장 주목할 만한 성과다. LAH의 경우 요구도 확정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소요군과의 협력으로 대부분 확정하면서 주요 일정에는 큰 영향이 없었다. LCH 사업에서는 58개의 개발 구성품에 대해 부가형식증명을 동시에 추진하게 되면서 국내 감항당국과의 협의와 추진방안 조율 등을 거쳐 11월부터 인증업무에 착수했다. 또한 LCH 사업은 산업부 연구개발사업으로, 사업기간을 6차년으로 구분해 매 연차별로 협약을 체결하고 연구개발을 진행한다. 1차년도 사업이 2016년 3월에 종료됐고, 4월부터 2차년도 사업이 시작됐다. 특히 2차년도부터는 국내 5개 대학과 2개 연구기관이 추가로 참여하면서 이들과의 공동연구개발을 통해 산학연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아울러 18개 구성품에 대한 개발도 추가되면서 4개 국내 전문업체가 추가로 참여해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Q. 최근까지의 사업진행에 대해 평가를 하면?
우선 LCH/LAH 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 방위사업청, 국토교통부 등 여러 정부 부처가 참여하는 대형 국책사업이다. 특히 LCH/LAH 사업 추진체계가 관리기관과 규정, 예산 등이 별도로 관리돼 개발주관업체인 KAI가 두 사업의 연계성을 고려하면서 일정과 비용을 계획하고, 운영해야 하는 복잡하고 어려운 사업이다. 이러한 사업의 복잡성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 착수 이후, 사업관리를 담당하는 정부 부서와 개발에 참여하는 업체들과 긴밀한 상호협조를 하고 있다.


최근까지 개발진행 사항으로 기본설계를 완료하고 상세설계와 구성품 시제작을 진행 중이다. 그 가운데 LAH는 민수헬기 플랫폼을 군요구도에 맞춰 개조하는 과정에서 일부 어려움이 있지만, 소요기관과 개발참여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해결해 나가고 있다. LCH는 해외협력업체인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의 설계 기준, 도면 작성방식 등에 적응하기 위한 기간이 필요했지만, 체계 상세설계검토회의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긴밀한 협조를 통해 두 사업 모두 계획된 일정에 따라 진행 중이다.
 

Q. 최근 핵심기술을 이전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해당 핵심기술과 이에 대한 개발계획은?
모든 선진 항공기 제작사는 자사의 핵심기술을 보호하는 정책을 가지고 있다. 그런 만큼 해외업체의 핵심기술 이전 기피는 탐색개발 단계부터 예상했던 상황이다. 그래서 LCH 사업에서 해외업체가 기술이전을 기피하는 기술로 분석된 3가지 기술, 즉 주로터 블레이드와 능동형진동제어장치, 자동비행조종시스템 소프트웨어 기술을 별도 과제로 분류해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블레이드 형상설계 및 제작 기술 등 주로터 블레이드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과제로 일체형 블레이드와 저소음 익단형상, 그리고 고양력 탭 개발을 진행 중이다. 향후 이들 과제를 통해 확보한 주로터 블레이드 기술은 기술경쟁력 확보와 헬기 성능개량 능력을 제공해 회전익 체계개발의 기술자립화 기반구축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능동형진동제어장치 기술도 독자적인 능동형진동저감 제어법칙과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기술종속을 탈피할 수 있는 수준의 기술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아울러 자동비행조종시스템 소프트웨어 기술도 비행동역학/제어법칙과 소프트웨어 기술을 확보해 기술종속 탈피는 물론 경쟁력 확보도 기대하고 있다. 결국 이러한 LCH 사업을 통해 헬기 개조에 소요되는 기술을 획득함으로써 성능개량사업 등의 참여 기회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Q. 해외인증 문제에 대한 입장과 향후 계획은?
현재 국내 부가형식증명을 목표로 개발되는 구성품은 KAI가 국내 감항당국으로부터 인증을 받기 때문에 일단 국내 수요 항공기와 LAH에 적용될 계획이다. 대신 해외수출용 기체는 기반모델인 EC155B1이 유럽항공안전청(EASA)으로부터 인증 받은 구성품을 적용하되, 이번 사업에서 추가로 개조개발된 구성품은 개정형식증명(ATC)을 획득해 적용할 예정이어서 항공기 수출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 향후에는 앞으로는 한미 항공안전협정(BASA)처럼 상호항공안전협정과 개별 국가와의 인증협약 등을 확대해 국내개발 구성품이 수출용에 적용될 수 있도록 정부와 민간의 노력이 필요하다.
 

Q. 2017년도 주요 사업계획과 주목할 만한 사항은?
우선 LCH는 1월부터 국내에서 맡은 동체 부품제작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항공기 시제작이 진행된다. 국내에서 개발 중인 구성품도 성능입증과 인증을 위한 시제품 제작과 각종 시험이 실시될 예정이며, 이와 연계해 국내 감항당국인 국토교통부(항공안전기술원)가 수행하는 부가형식증명(STC) 인증업무가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에어버스 헬리콥터스는 현재 시제 1호기용 부품을 제작 중인데, 향후 국내에서 제작된 동체 부품을 받아 기체조립에 착수할 계획이다. LAH는 본격적인 상세설계가 진행되는 것과 함께 부품제작과 조립이 동시에 진행된다. 상세설계 결과는 10월에 있을 상세설계검토(CDR) 회의를 통해 확인한 후 본격적인 시제작 단계로 진입할 예정이다.
 



Q. 그 가운데 주목할 만한 부분은?
2017년은 본격적인 시제작이 진행되기 때문에 설계의 결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하는 시기다. 특히 설계와 시제작 단계에서 미비한 점이 있으면 시험/양산 단계에서 수정/보완을 위해 수십 배의 노력이 필요한 만큼 2017년은 설계의 적절성과 공정절차, 품질 등이 치밀하게 관리돼야 하는 매우 중요한 해다. LCH는 국내개발 구성품의 부가형식증명 인증업무가 진행된다. 현재 17개 참여업체가 개발하는 58개 품목에 대한 시제작, 시험이 집중되면서 구성품 인증에 소요되는 일정에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감항당국과 긴밀히 협조해 효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LAH의 경우는 상세설계검토(CDR) 진행이 주목할 만 한 부분이다. 현재 기본설계검토(PDR) 후속조치가 진행 중인데, 빠른 시일 내에 종료하고 상세설계에 전념해 기간 안에 종료할 수 있도록 자원과 노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Q. 향후 개발계획과 가장 중요한 일정은?
LCH는 2017년부터 2018년까지 구성품 적합성 인증이 계획돼 있다. 이어 2019년 6월 시제 1호기 첫 비행, 2020년 4월 개정형식증명(ATC) 승인, 그리고 2021년 1월에는 부가형식증명(STC)을 획득할 계획이다. 이 중 LCH에서 개발한 구성품 적합성 인증은 LAH 개발에도 영향을 미치는 항목이기 때문에 구성품별 시험과 인증 일정 준수는 사업에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참고로 시제기 제작은 2대가 제작된다. 1호기는 에어버스 헬리콥터스가 제작하고 2호기는 국내에 생산라인을 구축해 제작할 계획이다. 그리고 지상시험과 비행시험은 2018년 후반기부터 시작할 계획이다.


LAH는 오는 2018년 9월에 출고해 2019년 4월 시제 1호기에 대한 첫 비행이 계획돼 있다. 이어 2021년 2월 초도생산 승인과 2022년 8월 전투용적합판정을 획득한 후 11월부터 군에 납품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일정은 첫 비행이다. 군 임무를 충족시키기 위해 국내에서 개발된 구성품을 체계에 탑재하고 처음으로 실시하는 비행시험이기 때문이다. 전투용적합판정 획득도 군이 요구하는 모든 요구조건을 만족시켜 운용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인증하는 절차로 완벽한 개발성공을 판단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Q. LCH/LAH 사업이 성공하기 위한 관건이라면?
개발일정 관리가 핵심요소 중 하나다. 먼저 LCH는 사업화를 목표로 개발하는 헬기이기 때문에 판매가 가장 중요한 요소다. 그런 만큼 개발단계부터 판매/마케팅을 위한 사전준비는 물론 사전 판매활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LAH는 LCH와 연계된 국책사업이고, 사업 성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치밀한 사업관리와 적시적절한 의사결정이 중요하다. 알다시피 연구개발사업은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새로 개척하는 것이다. 당연히 리스크가 따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리스크를 얼마나 해소하고, 수용하고, 진행할 것인지 하는 의사결정이 개발과정에서 수시로 필요하다. 특히 LAH처럼 전력화 일정이 정해져 있는 사업은 일정준수가 중요한 리스크라는 점을 항상 고려해야 한다. 아울러 LAH 개발개념이 ‘정부투자 업체주도 사업’이기 때문에 방위사업관리규정, LAH/LCH 연계개발사업 공동규정, LAH 체계개발동의서, 계약특수조건, 정부사업관리절차, 체계개발실행계획서, 국산화추진계획서 등 많은 규정과 문서에 의해 통제되고 관리되고 있다. 그런 만큼 가능한 한 업체가 규정과 계획 범위 내에서 자율성과 책임을 갖고 개발을 추진할 수 있는 여건 보장도 필요하다고 본다.
 

Q. 기술적인 부분에서 가장 난관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LCH의 경우 구성품의 적기 개발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구성품 개발은 민수규격 적용과 감항당국 참여, 합치성 검사와 시험 등 국내 개발업체들에게 생소한 부분이 많다. 그래서 국내개발 구성품에 대한 부가형식증명(STC) 획득 수행절차와 운영상의 어려움이 예상된다. 그런 만큼 감항당국과 참여기관과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일정 지연 등의 위험요소를 제거해야 한다.


LAH는 LCH 플랫폼에 신규 항전장비와 공대지미사일, 기관총, 그리고 이를 통제하는 사격통제 및 표적획득 시스템 등을 새로 개발해 통합하는 어려운 사업이다. KAI는 FA-50 등 고정익 무장통합 경험은 보유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헬기무장에 대한 통합경험이 없어 어려움이 예상된다. 대신 무장통합과 시험평가에 대한 난관을 충분히 예상하고 있어 자체 해결방안과 외부 전문가 활용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Q. 마지막으로, LCH/LAH 사업의 의미를 말한다면?
우선 LCH는 두 가지 큰 의미가 있다. 첫째는 세계 민수헬기시장에 진입해 대한민국 최초로 민수헬기 수출길을 열어 국가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 점이다. 둘째는 수리온에 이어 본격적인 헬기개발/생산국으로 진입하는 기반을 확보하고, 국내 고객들의 다양한 요구에 적합한 헬기 제품군을 확보해 항공산업을 미래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견인할 것이라는 점이다.


LAH는 육군이 요구하는 무장헬기를 개발해 노후한 헬기를 대체함으로써 군 전력향상은 물론 국방비 절감을 통해 자주국방력 강화에 기여한다는 점과 독자적인 무장통합과 성능개량 능력을 확보해 안정적인 후속지원과 운용비 절감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무엇보다 LCH/LAH는 세계 최초로 민수용과 군용 헬기를 동시에 개발함으로써 경제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국내 산학연의 헬기개발 역량이 총결집돼 성공적으로 사업이 수행된다면, 국내 항공산업 인프라 확대와 국위 선양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