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례 다국적 공군훈련인 ‘아나톨리안 이글(Anatolian Eagle) 2022’ 훈련이 지난 6월 16일부터 30일까지 튀르키예(구 터키)콘야에 위치한 3제트기지사령부(3 Main Jet Base Command)에서 진행됐다. 아나톨리안 이글 훈련센터(Anatolian Eagle Training Center)가 주관해 실시된 이번 훈련에서는 특히 튀르키예 공군의 최신 장비들이 대거 투입되면서 눈길을 끌었다.
기자는 지난 2019년에 이어 2번째로 튀르키예 공군의 취재 요청을 받아 박진감 넘치는 실전적 훈련 모습을 이틀 동안 취재했다. 앞서 지난 2020년은 코로나19로 훈련이 취소 됐고, 2021년은 방문이 제한되면서 참가할 수 없었던 아쉬움을 충분히 보상하는 기회였다. 아나톨리안 이글의 뿌리는 튀르키예 공군 전투기의 현대화로 훈련 시설이 필요했던 2001년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보스니아와 코소보 내전에서 얻은 경험을 통해 튀르키예 공군은 자체 훈련을 조직할 수 있는 수준의 성과를 달성했다.


Photo : Cees-Jan van der Ende

그런 가운데 미 공군의 레드 플래그(Red Flag) 훈련과 캐나다 공군의 메이플 플래그(Maple Flag) 공중전투 훈련에서 영감을 받아 아나톨리안 이글 훈련이 탄생했으며, 주변 국의 참여를 통해 연합훈련이 가능한 수준으로 발전했다. 특히 훈련시설로 콘야의 대형 식당과 지휘 작전동, 숙소 등 부대시설은 레드플래그나 메이플 플래그와 같은 수준이다.
2001년 시작된 이래 나토(NATO) 15개 국과 이스라엘,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3,055대의 항공기와 37,329명의 병력이 참가했다. 특히 올해 훈련에는 나토, 아제르바이잔, 영국, 요르단 및 파키스탄 등에서 전투기를 파견했고, 또한 루마니아, 남아프리카를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참관단을 파견했다.

나토 및 5개국 48대 전술기 참가
올해 훈련에는 나토 및 5개국에서 48대의 다양한 전술기들과 병력 1,335명이 참가했다. 훈련을 주관하는 튀르키예 공군은 F-16 전투기 28대와 시범비행을 위해 특별도장을 한 F-4E 터미네이터 2대, E-7T 조기경보기, 안카-S(Anka-S) 무인정찰기와 아킨치(Akinci) 무인공격기 등이 투입됐다.
튀르키예 공군의 F-4E는 이스라엘의 도움으로 개량된 F-4E 팬텀 200 터미네이터(이스라엘 명: 쿠르나스 2000)로 우리나라처럼 퇴역이 예정돼 있다. 그러나 도입이 불가능해진 F-35로 인해 현재 전투기 숫자를 채워주는 역할에 그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Photo : Cees-Jan van der Ende

지난 2014년 훈련에서 AGM-142 팝아이를 장착한 웅장한 모습을 보여줬고, 2019년 훈련에서 임무비행을 위해 출격했던 F-4E들을 취재했지만, 2022년에는 훈련 마지막 날 취재진 앞에서 플라이 바이 시범비행만 실시했다. 상당한 수준으로 개량한 기체임에도 운용수명이 다해 임무가 해제되고, 튀르키예가 야심 차게 개발 중인 TF-X 또는 MMU(Milli Muharip Uçak, 국가 전투기)의 도입을 기다리는 것은 우리 공군이 KF-21 도입을 서두르는 가운데 개량 없이 수십 년을 운용해 온 F-4E의 퇴역이 임박한 것과 겹치는 모습이다.
지난해에 이어 참가한 아제르바이잔 공군은 2대의 Su-25 공격기를 파견했다. 원래 계획했던 MiG-29 2대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참가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훈련에 두 번째 참가한 Su-25 공격기들은 기수에 수십 개의 실전 마킹을 하고 2020년 아르메니아와의 국경 충돌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주었다. 이들 공격기는 탈리스만(Talisman) ADS 포드를 탑재했다. 이 포드는 레이다 시커나 적외선 시커를 갖춘 모든 유형의 공대공 및 지대공 유도 미사일로부터 항공기를 보호하는 장비다. 또한 루마니아에 파견돼 있는 영국 공군 3전투비행대의 유로파이터 타이푼 전투기 4대가 전개해 나토 연합공군으로써의 체면치레를 한 것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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