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6월호] 증강되는 인-태지역 항모전력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불똥이 인도-태평양지역으로 튀고 있다. 러시아가 군사력을 내세워 우크라이나를 잔혹하게 짓밟는 것을 지켜 본 이 지역 국가들이 하드파워의 중요성을 재인식하며 군비증강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냉혹하고 무기력한 국제사회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전 세계가 지켜 본 것은 국제사회의 냉혹함과 무기력함이다. 1991년 소련의 붕괴와 함께 독립한 우크라이나는 당시 세계 세 번째로 많은 1,800여 기의 핵탄두를 러시아에 넘기는 대신 1994년 체결한 ‘부다페스트 안전보장각서’를 통해 미국과 영국, 러시아 3개국으로부터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과 정치적 중립을 약속받았다. 
하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고,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NATO)는 확전을 방지한다는 이유로 러시아에 직접 대응하는 것을 냉혹하게 거부했다. 물론 측면에서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와 군사장비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홀로 러시아와 맞싸우고 있는 실정이다.     


Photo : Ukrainian Presidential Press Office

국제사회 역시 무기력한 모습이다. 국제평화와 안전유지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는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지난 5월 6일 “안보리는 우크라이나의 평화와 안보 유지 문제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는 맥 빠진 성명서만 내놨다. 상임이사국 중 하나인 러시아의 거부권을 의식한 성명서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일으킨 엄연한 책임국이지만 거부권 하나로 면죄부를 받은 모양새다. 비인륜적 전쟁을 일으켜도 거부권이라는 족쇄로 아무런 결정을 할 수 없는 무기력한 안보리가 됐다. 
국제적 개입이 한계가 있는 것을 본 전 세계는 자국의 국방력 강화를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요소로 인식하게 됐다. 이에 대해 국립외교원 박용민 교수는 지난 3월 외교안보연구소 기고를 통해 “국제사회는 시리아 정부의 비인도적 공격에 분노했고, 슬퍼했으나 좌절했고, 무력감을 느꼈으며, 결국 피로감은 망각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아사드 정권을 옹호해온 푸틴 대통령은 이와 같은 전개를 경험하며 국제적 개입의 한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태지역, 분쟁 가능성 상존
군사전문가들은 이러한 냉혹한 국제사회의 현실을 가장 민감하게 지켜보고 있는 곳이 인도-태평양지역 국가들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의 외교전문지인 포린 폴리시에 따르면 현재 인도-태평양지역은 유럽연합(EU)이나 나토와 같은 지역 평화와 안보를 위한 기구가 없어 더 위험한 지역이다. 특히 이 지역에는 미국을 비롯해 중국, 러시아, 인도, 일본, 한국과 북한 등 군사강국들이 모여 있을 뿐만 아니라 남중국해, 대만, 한반도, 센카쿠열도 등 분쟁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 
이러한 높은 분쟁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사태 이전까지만 해도 잔혹한 무력 충돌은 과거의 잔재라는 냉전 이후의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를 통해 인식의 변화를 맞았다. 푸틴 대통령이 군사력을 내세운 무력 침공과 잔혹한 전쟁범죄를 통해 그러한 인식을 산산조각 냈기 때문이다. 폴린 폴리시는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를 기점으로 많은 이 지역 국가들이 자국의 군사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Photo : 조선중앙통신

한반도, 북한 핵위협 고조  
인태지역 가운데 한반도 지역은 크게 주목받는 곳이다. 자발적인 비핵화를 선택한 우크라이나의 현실을 낱낱이 본 북한이 핵보유 의지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통일연구원의 조한범 통일정책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현안분석을 통해 “우크라이나 사태 진행 과정에서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 복구와 서해 인공위성발사장 증·개축에 돌입했고, 3월 24일에는 화성-17형 ICBM을 발사해 자발적 모라토리엄을 공개적으로 파기해 추가 핵실험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면서 “당분간 북한은 비핵화 협상보다 핵능력 고도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항공 6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월간항공 6월호
 서적 구매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