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7월호] 적어지는 무대, 퇴장 준비하는 ‘하늘 위 호텔’

“생산을 유지할 근거가 없다. 오늘 발표할 소식은 고통스러운 것”, 지난 2019년 2월 당시 에어버스의 CEO였던 톰 앤더스가 A380에 대해 생산 중단을 선언했다. 생산 중단은 첫 번째 기체가 싱가포르항공에 인도된 지 불과 10년이 조금 넘은 시점에 결정된 것이었다. 시대를 잘못 만난 항공기, 상황은 코로나19 발병 이후 지난 1년 반 동안 더욱 악화됐다.
 
A380 연이어 퇴역시키는 항공사들
2021년 현재, A380의 수주 잔량은 단 4대. 올해 6월부터 내년 5년까지 1년에 걸친 에미레이트항공의 인도를 끝으로 에어버스의 2층짜리 4발 항공기는 더 이상 새 기체를 만나볼 수 없게 된다.
에미레이트항공이 보유한 A380은 118대로, 현재 가장 많은 수의 A380을 운용하고 있는 항공사다. 이 중 22대가 취항하고 있고, 보유 중인 118대 이외에 1대는 퇴역했다. 마지막 A380 4대가 인도되고 나면 에미레이트항공은 총 123대를 보유하게 된다. 지난 5월 올해 첫 A380을 인도받은 항공사도 에미레이트항공이었다. 에미레이트항공 팀 클라크 대표는 지난 2월 “2030년대 중반까지 A380을 운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6월 1일에는 두바이-뉴욕 항공편의 운항을 재개하는 등, 앞으로도 A380 기종을 운용할 전망이다.


Photo : Wikipedia

에어프랑스는 작년 A380을 전면 퇴역시키기로 결정했다. 에티하드항공의 A380은 작년 3월 이후부터 상업 노선에 취항하지 않았으며, 무기한 운항 중단 조치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주로 에어버스 기종을 운용하는 포르투갈의 전세 항공사 하이플라이도 유일하게 보유한 A380 1대를 퇴역시켰다. 루프트한자는 보유한 14대 중 6대에 대해 퇴역 처분을 내렸고, 나머지 8대도 운항 재개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시아항공도 향후 수개월 내 보유한 A380 전부를 퇴역시킬 전망이다.
싱가포르항공은 보유한 A380에 대해 지난 2016년 임대 연장을 하지 않겠다고 알리는 등, 최초로 A380을 퇴역시킨 항공사가 됐다. 이어 코로나19로 승객 수가 99.5% 감소하는 등 10억 달러 순손실을 기록한 후, 싱가포르항공은 작년 보유 A380을 퇴역하기 시작해 24대 중 절반만을 남겼다. 다만, 나머지 12대는 올해 말까지 리모델링을 실시하기로 결정됐다. 해당 기체들은 “여행 수요를 면밀히 모니터링해 필요한 경우 적절한 노선에 배치할 것”이라는 싱가포르항공의 정책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6년 첫 기체를 인도받았던 카타르항공이 내린 평가도 긍정적이지 않다. 아크바 알 베이커 CEO는 평균 기령이 5.9년에 불과한 카타르항공의 A380을 두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돌이켜 보면, A380 인도는 가장 큰 실수였다”고 말했다. 그는 “A380은 비용과 배출 면에서 큰 결함이 있었다”라며 “카타르 항공은 연료 효율이 높고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은 787, A350 등의 항공기를 주력으로 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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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80과 함께하겠다 결정한 항공사들
상반된 결정을 내린 항공사들도 있다. 전일본공수(ANA)는 A380 3대를 보유하고 있다. ANA는 해당 기체들을 도쿄-하와이 노선에서 전속으로 운용하고 있으며, 오는 8월 다시 운항을 재개할 전망이다. 현재 작년 여름 이후 무착륙 비행에 A380을 운용하고 있다. ANA가 밝힌 바에 따르면, 도쿄-하와이 운항이 하루 2회로 늘어나게 되면 해당 노선에 운용하고 있는 777-300ER 대신 A380을 투입할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도 A380 6대를 퇴역시킬 계획이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보유한 A380은 모두 비행이 중단된 상태다. A380 10대를 보유한 대한항공은 지난 10월 다시 운항을 시작했다. 만약 두 항공사의 합병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A380을 운용하는 항공사가 된다.
콴타스항공 알란 조이스 대표는 지난 5월 언론을 통해 “이미 조종사 인력이 확보돼 있기 때문에 보유 기체 중 6대는 매우 신속한 운항 재개가 가능할 것”이라 발표하며, 2023년에 A380의 운항을 재개하겠다는 계획을 알렸다. 콴타스항공의 A380은 총 12대로, 작년 코로나19 이후 캘리포니아의 장기 보관소에 있다가 지난 6월 21일 대규모 A380 서비스 시설을 보유한 아부다비로 이동했다. 12대의 A380 전부가 운항을 재개할 시점은 아직 확실치 않다.
영국항공은 작년 3월 이후 여객 감소로 아직 A380을 운용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지난 4월 알란 조이스 영국항공 CEO가 “국제 항공 여객 수요가 회복되면 A380을 재운항하겠다”라며, “A380은 영국항공이 효과적으로 운용하는 기종”이라는 평가를 하는 등 보유한 12대에 대한 전망이 아직 긍정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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