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7월호] 미사일방어체계 재정비 나선 주변국

결론부터 말하자면 공격만큼 중요한 것이 방어다. 미사일 개발 경쟁에 한창인 국가들이 동시에 미사일 방어체계 구축에도 힘쓰는 이유다. 특히 최근에는 더욱 향상된 형태의 미사일 방어체계 구축의 필요성이 주목받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들리는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소식 때문이다.
 
전 세계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경쟁
현재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있어 가장 주목받는 국가는 바로 러시아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지난 3월 18일과 20일 극초음속 미사일 Kh-47M2 킨잘을 우크라이나로 발사했으며, 이후 “주요 군사시설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러시아의 군사전문가는 “극초음속 무기가 실제 전투에서 사용된 세계 최초의 사례”라고 평하기도 했다. 러시아는 이에 그치지 않고 연말까지 또 다른 극초음속 미사일 치르콘을 실전 배치하겠다고 선언했다. 러시아는 이미 지난 2019년 아방가르드 극초음속 미사일을 실전 배치한 상태다.
중국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 지난 2020년 중국 인민해방군은 극초음속 미사일 둥펑(DF)-17을 남동부해안 기지에 실전 배치했다. 이어 지난해 11월 21일 중국항공공업집단공사(AVIC)는 “극초음속 미사일의 작동 환경인 높은 속도와 온도를 구현할 풍동을 운영할 계획”이라며 “극초음속 활공체(HGV)에서 무기를 분리해 발사하는 실험을 위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은 이러한 보도가 나오기 몇 달 전인 지난해 7월과 8월에도 각각 한 차례씩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HGV를 실은 로켓을 시험 발사하기도 했다.
미 의회조사국(CRS)에 따르면, 러시아와 중국 이외에도 프랑스, 독일, 호주, 인도, 일본도 극초음속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으며 한국과 이란, 이스라엘은 관련 기술 연구를 진행하는 중이다. 인도-태평양 지역 내 중국 군사력 확장과 영향력 증대를 견제하기 위해 지난해 9월 출범한 미국, 영국, 호주의 안보 동맹 오커스(AUKUS)도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을 위해 협력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Photo : IISS

현 미사일 방어체계로는 요격 어려워
미사일 방어체계는 적국이 발사한 미사일을 탐지해 피해를 입기 전 이를 제거하도록 설계된 시스템으로, 다음과 같은 이점을 제공한다. 우선,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고 국가 주요 기반시설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더 중요한 것은 미사일 방어체계 구축이 곧 전략적 억제에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적의 공격을 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뜻은 곧 공격을 쉽게 무력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경쟁국이 쉽사리 공격할 수 없게 만든다. 또한,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일정 수준의 보호를 보장해 의사결정권자로 하여금 가장 효율적인 대응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한다.
미사일 방어체계의 역할이 이처럼 큰 만큼,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과 동시에 구축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마하 5 이상으로 비행하는 미사일을 뜻하는데, 평양에서 서울까지 약 1분 15초 이내에 도달할 수 있을 정도의 속도다.
문제는 전쟁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사일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여러 국가가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완벽한 미사일 방어체계를 갖추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현재 미사일 방어체계의 주 요격 대상인 탄도미사일에 비해 극초음속 미사일은 대응 가능한 시간이 더욱 짧아 이에 대한 대비책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Photo : China Military

극초음속 무기체계
현 미사일 방어체계로는 요격이 어려워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극초음속 무기체계는 글라이딩과 스키핑을 하며 비행하는 극초음속 비행체와 순항비행을 하는 극초음속 순항미사일로 나눌 수 있다. 극초음속 비행체는 로켓엔진을 탑재해 상승단계가 끝나면 물수제비 모양과 비슷한 스키핑 비행을 하며 활공하는 글라이딩 비행을 하며,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은 공기 압축력에 의해 연료가 연소되는 원리를 이용한 스크램제트 엔진을 이용해 순항비행을 한다. 두 극초음속 무기체계의 공통적인 특징은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순수 운동에너지만으로도 엄청난 파괴력을 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극초음속 비행체는 여러 특성을 가지고 있다. 우선 궤도를 예측하기가 어렵다. 탄도미사일은 초기 탐지 후 추적하면 도착 지점과 시간을 예측할 수 있으나 극초음속 비행체는 방향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발사 초기부터 저고도 비행을 한다는 것이다. 탄도미사일은 발사 후 대기권 밖으로 올랐다가 마지막에 저고도에서 기동하기 때문에 최초 탐지 및 추적이 비교적 용이하다. 그러나 극초음속 비행체는 기존의 일부 미사일 방어체계를 회피할 수 있는 고도에서 기동하기 때문에 미사일 방어체계의 방어시간과 요격공간을 최소화해 요격이 어려워진다. 세 번째 특성은 스키핑을 하며 장거리 비행을 하기 때문에 저고도 발사를 통해 속도를 확보한 뒤 수천km 이상까지 비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은 기존 순항미사일보다 높은 고도에서 음속의 5배 이상으로 기동한다. 비행궤적은 기존 순항미사일과 비슷하나 고속을 위해 스크램제트 엔진을 사용한다는 점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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