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용기의 역사(12) 록히드 L-1049콘스텔레이션/L-1649 스타라이너

록히드 L-1049콘스텔레이션/L-1649 스타라이너
(Lockheed L-1049Constellation/L-1649 Starliner)

 
콘스텔레이션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성능을 가진 피스톤엔진 여객기로서 확고한 지위를 확립하였으며, 여객기 시장에서 록히드사의 시장경쟁력을 강화하고자 동체 연장형 여객기로 L-1049 ‘슈퍼 콘스텔레이션’이 등장하였다. 대서양 횡단노선에서 장거리 항속성능을 바탕으로 호평을 받은 L-1049는 경쟁 기종인 더글러스 DC-7C의 등장하면서 성능에 열세를 보이게 되었다. 이에 따라 록히드사는 슈퍼 콘스텔레이션을 대폭 개량하여 피스톤엔진을 탑재한 여객기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는 L-1649A 스타라이너를 등장시켰다. 1대당 가격이 235만 달러에 이르는 L-1649A는 콘스텔레이션 시리즈 중에서 가장 비싼 여객기로서 대서양을 횡단하는 유럽노선에서 우수한 성능을 발휘하였다. 그러나 등장시기가 DC-7C보다 늦어진 관계로 판매에는 실패하였으며, 제트여객기의 여명기가 도래하면서 취항기간이 매우 짧았고, 화물기로서도 단명에 그치고 말았다.
 


초기의 개발단계에서부터 콘스텔레이션은 자체에 내재되어있는 우수한 성능을 바탕으로 동체를 연장한 개량형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었다. 이에 따라 L-749A는 콘스텔레이션의 기본설계에 있어서 최종모델로서, 록히드사는 1949년경에 대형의 동체를 연장하고, 페이로드가 증가한 슈퍼 콘스텔레이션(Super Constellation)의 개발을 진행하였다. 개조 대상으로 선택한 기체는 록히드사가 최초로 제작하여 판매한 콘스텔레이션 여객기를 다시 구입하여 동체를 5.59m 연장하고 재생산한 기체였다. 가장 큰 개조점은 주익 중앙의 연료탱크 용량을 증가하고 엔진을 강력한 신형으로 바꾸며 미익 면적을 증가하여 비행안정성을 높이는 것이었다.

이렇게 개조하여 탄생한 모델 L-1049 ‘슈퍼 콘스텔레이션’으로 이름 붙여졌으며, 1950년 10월 13일에 시제기가 초도 비행에 성공하고 다음해인 1951년 8월 1일에 양산형 기체가 초도 비행을 하였다. 콘스텔레이션은 당초 46석 ~ 60석 배치의 여객기로 출발하였으나 ‘슈퍼 콘스텔레이션’의 좌석수는 퍼스트클래스로 설치하였을 때 71석, 이코노미클래스로 설치하였을 때에는 99석으로 증가하였다. 최초의 기체에 탑재한 엔진은 터보 차저를 장착한 출력 2,700마력의 라이트제 사이클론 R-3350-CA1을 탑재하였다.
 

슈퍼 콘스텔레이션의 취항
‘슈퍼 콘스텔레이션’을 최초로 구입한 항공사는 이스턴항공과 TWA로서 이스턴항공은 1951년 12월 15일에 취항하였다. L-1049A에 이어서 등장한 L-1049B는 군용기로 제작하였으며, 신형 여객기의 수요가 발생할 것임을 판단한 엔진 제작 업체인 라이트사와 기체 제작 업체인 록히드사는 기체를 대형화한 ‘슈퍼 콘스텔레이션’과 강력한 엔진을 조합하여 적절한 시기에 출현하도록 준비하였다. 대형기체를 움직이도록 하는 새로운 엔진은 R-3350 사이클론을 기초로 한 터보 콤파운드 엔진이 선정되었다.

항공기용 피스톤엔진의 기본설계 구상과 함께 터보 콤파운드 엔진은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엔진인 터보 수퍼차저 엔진과 크게 다르지 않다. 기본적인 작동 원리는 피스톤엔진의 배기가스로부터 에너지를 빼내어 컴프레서를 구동하며, 최대 출력 시에 엔진에 공급하는 공기량을 증가하여 엔진의 출력을 증가하도록 한다.

이러한 출력 회수 시스템은 엔진의 효율을 높이고 출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기 때문에 대형 여객기가 안정적인 운항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효과가 있었다. 다만 터보 콤파운드가 슈퍼 차저와 다른 점은 저고도에서도 유효하게 작동한다는 점으로서 해상초계기와 같은 저고도에서 장거리 비행을 하는 항공기에게 이상적인 수단이며, 록히드 P2V 넵튠 초계기에서 최초로 실용화되었다.

터보 콤파운드 엔진의 실용화된 시기는 한국전쟁 벌어지고 있었던 시기였으며, 군용기에 탑재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군대에 최우선적으로 납품하게 되었다. 실제로 이 엔진을 탑재한 최초의 콘스텔레이션은 1952년 11월 12일에 초도 비행을 한 미 해군의 R7V-1 슈퍼 콘스텔레이션 수송기로서 출력 3,250마력의 R-3350-972TC18DA-1 사이클론 엔진을 탑재하였다.




당초 록히드사는 새로운 터보 콤파운드 엔진을 민간기인 L-849 여객기와 L-949 화물전용기 모델에 탑재할 것을 제안하였으나, 결과적으로는 두 기체에 모두 탑재하지 못하였다. 민간기로서 새로운 엔진을 탑재한 모델은 L-1049C로서 등장한 후 인기를 모아 세계 여객기 시장에서 호조를 보이며 판매되었다. L-1049C를 최초로 취항한 항공회사는 네덜란드의 KLM이며 1953년 8월부터 뉴욕~암스테르담 노선에서 상업운항을 시작하였다. 한편 TWA는 1953년 10월 19일부터 L-1049C를 로스 앤젤레스~뉴욕 논스톱 노선에 취항하였다.
 

‘슈퍼 G’의 성공
캐빈의 바닥을 강화한 L-1049D의 화물형은 시보드 & 웨스턴(Seaboard & Western)에 4대를 판매하는데 그쳤으며, 이어서 등장한 여객형 L-1049E도 히트작인 L-1049G의 그늘에 가려 곧 사라졌다. ‘슈퍼 G’는 추력인 큰 R-3350-DA-3 엔진을 탑재하고 총중량도 62,370kg 증가한 L-1049 시리즈 중 최고의 성공작이다.

‘슈퍼 G’의 항속거리는 주익 끝에 연료탱크를 장착하면서 1,127km로 크게 늘어났다. 단순히 숫자만으로 볼 때는 크게 늘어난 것처럼 느껴지지는 않으나, 실제로 서쪽에서 동쪽으로 비행할 때 무착륙으로 대서양 횡단비행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다만 서쪽으로 대서양 횡단비행을 할 때는 서풍의 영향으로 비행시간이 3시간정조 더 걸리는 관계로 L-1049도 중간에 착륙하여 급유를 받아야 했다. 노스웨스트 항공은 다른 항공회사보다 앞서 1955년 1월부터 L-1049G를 노선에 투입하였다.

모델 L-1049의 최후의 민간형인 L-1049H는 화물/여객형으로 좌석간격을 좁혀서 100명 이상의 승객 또는  17,237kg의 화물을 적재할 수 있는 성능을 발휘할 수 있었다. L-1049H는 캐빈을 여객형에서 화물 적재형으로 신속하게 배치를 바꿀 수 있는 점이 최대의 세일즈 포인트였다.

민간형 여객기로서 신모델인 L-1649A 스타라이너가 개발되었지만 판매 실적면에서 볼 때 L-1049 슈퍼 콘스텔레이션 시리즈에는 미치지 못하였으며, 콘스텔레이션 시리즈 전체로 평가할 때 L-1049 슈퍼 콘스텔레이션이 시리즈의 결정판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L-1049는 민간 여객기 이외에도 미 공군과 미 해군에서 채택되어 WV-2/EC-121 조기경보기 및 전자정보수집 플랫폼으로 사용되었으며, 그밖에도 R7V/C-121 수송기로도 활약하여 1970년대까지 장기간 사용되었다.

특히 콘스텔레이션은 1969년 4월 15일에 미 해군 VQ-1소속의 EC-121M(135749)가 동해 상공에서 ELINT임무수행 도중 북한군의 MiG-17 전투기에 격추되어 승무원 31명 전원이 사망한 사건으로 인하여 우리에게 기억되고 있는 기종이기도 하다.
 

콘스텔레이션 시리즈의 결정판
1950년대 초반 피스톤 엔진을 사용하는 여객기의 개발과 성능개량을 꾸준하게 시도한 결과, 오랜 숙원이었던 북대서양노선을 무착륙으로 횡단하고 동서 양방향으로 연중 항시운항을 실현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횡단노선 실현한 여객기는 더글러스 DC-7 ‘세븐 시리즈’로서 팬 아메리칸 항공이 1956년 6월 1일부터 취항하였다. 이에 자극받은 록히드사는 기존의 콘스텔레이션을 대폭 개량한 신형 장거리 여객기를 개발하기로 결정하고 착수하였다. 당초 록히드사는 주익을 완전히 신형으로 교체하여 연료탑재량을 증가하고 동체를 연장하며, 출력 6,000마력급의 프래트 & 휘트니 PT2F-1 터보프롭엔진을 탑재한 새로운 설계의 L-1449B와 L-1549를 개발할 것을 구상하고 있었다. 그러나 록히드 기술진은 계획한대로의 페이로드와 항속거리의 성능향상에는 제작을 착수할만한 확신을 가지고 있었으나, 개발의 핵심인 대출력의 터보프롭엔진의 개발이 연기되면서 1955년에 기체와 엔진의 개발이 모두 취소되었다. 이에 따라 록히드사는 계획의 취소에 따라 차선책으로 L-1649를 구상하게 되었으며, 설계작업에 있어서 위험부담을 줄이고 실현가능성을 높이기 위하여 취소한 L-1549의 우수한 설계특성과 완전히 재설계한 주익을 가져왔으며, 엔진은 터보프롭엔진 대신 기존의 터보 콤파운드 피스톤 엔진을 채택하였다.

재설계한 주익의 특징은 주익의 길이와 주익 면적이 대폭 증가한 점으로, 주익 내부의 연료탱크 용량이 36,336ℓ로서 초기의 콘스텔레이션에 비하여 약2배로 증가하였다. 그리고 엔진의 부착 위치를 캐빈으로부터 1.59m 떨어지도록 하고 지름 5.13m의 싱크로페이저 해밀톤 스탠더드 프로펠러를 구동하도록 하였다. 캐빈의 방음처리는 흡음재료를 408kg 추가하여 개량한 결과 캐빈내부의 소음레벨이 L-1049G보다 낮아졌다.




최초의 L-1649는 다소 어색한 명칭인 ‘슈퍼 스타 콘스텔레이션’으로 불렸으며, 1957년 3월부터는 L-1649A ‘스타 라이너’로 변경되었다. L-1649의 프로토타입(N1649)은 1956년 9월 19일에 롤 아웃 하였으며 10월 11일에 캘리포니아주 버뱅크 공장에서 초도 비행에 성공하였다.
 

스타라이너의 취항 
1957년 4월에 L-1649A의 1호기를 포함한 25대의 L-1649A가 TWA에 인도되었다. L-1649는 TWA를 시작으로 에어 프랑스 10대, 독일의 루프트 한자 4대, 이탈리아의 리네 아에레 이탈리아네(LAI) 4대의 발주를 받으면서 순조롭게 판매되었다. LAI사는 나중에 아에리탈리아 항공에 합병되었으며 발주한 L-1649A는 TWA로 인계되었다.

1957년에 7월 9일에 에어 프랑스에 인도한 최초의 L-1649A는 9,334km에 이르는 로스 앤젤레스~파리 노선을 17시간 11분만에 무착륙비행에 성공하면서 신기록을 수립하였다. 한편 독일의 루프트한자에 인도한 L-1649A 1호기는 우수한 비행성능을 발휘하여 같은 해 10월 3일에 버뱅크 공장에서 출고 후 함부르크까지 납입비행에서  11,265km의 거리를 17시간 19분만에 비행하는 등 L-1649A의 우수한 비행성능은 초기부터 두각을 나타내었다. 이러한 우수한 비행성능은 주익의 새로운 설계에 따른 항속거리의 연장이 큰 장점이 있음을 극적으로 실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1957년 7월 1일부터 TWA사는 ‘제트스트림(Jetstream)’이라고 불리는 대서양횡단노선의 상업운항을 시작하였으며, 같은 해 겨울에는 뉴욕~런던, 프랑크푸르트, 파리, 로마를 잇는 노선에 L-1649A를 투입하였다. L-1649A는 로스 앤젤레스~샌프란시스코 경유하는 런던 행 북극횡단노선을 개척하여 1957년 10월 2일부터 취항하였으며, 3주후에는 팬 아메리칸 항공이 같은 노선을 DC-7C로 취항하여 경쟁하였다.

1958년 3월에 TWA의  L-1649A 스타라이너는 런던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18명의 승객과 10명의 승무원이 탑승하고 19시간 5분만에 무착륙비행을 하여 이 구간에서 신기록을 수립하였다. 1960년부터 TWA사는 12대의 스타라이너를 화물기로 개조하여 바닥을 강화하고 동체의 앞쪽과 뒤쪽에 대형 카고 도어를 설치하였다. 개조 화물기는 16,879kg의 화물을 탑재하고 L-1049H를 대신하여 미국대륙횡단 및 대서양횡단 화물전용노선에 투입되었다. TWA사는 제일선 기종으로서의 지위를 보잉 707 제트여객기로 교체하면서, L-1649A 피스톤엔진 여객기는 물러나게 되었으며 1961년 10월 28일의 카이로~뉴욕 편을 마지막으로 국제선에서 퇴역하였다. 1962년에는 미국의 국내선에서도 퇴역하였고 대서양횡단 화물노선은 1963년까지, 미국 내 화물노선은 1967년까지 사용되었다.




L-1649A는 장거리성능에서는 승자였으나 최상시기가 더글러스 DC-7C보다 1년이 늦었던 관계로 판매면에서는 실패하여 손실을 입었다. L-1649의 양산형인 L-1649A가 43대가 제작된 것과 비교할 때 DC-7C의 제작대수는 121대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록히드사는 프로젝트에 투입한 개발비용을 회수하지 못하였다. 스타라이너는 DC-7C와의 경쟁에서 실패한 것 이외에도 세계의 항공업계에 등장한 시기가 늦어짐에 따라 제트여객기의 시대가 등장하면서 자취를 감추는 운명을 맞고 말았다. 제트 엔진을 탑재한 보잉 707, 더글러스 DC-8이 속속 취항하면서 대서양 횡단노선과 미국대륙 횡단노선을 누비던 피스톤엔진 여객기의 황금시대는 서서히 종말을 고하고 있었다.
 
 
[제원 : 록히드 L-1049C 슈퍼 콘스텔레이션]
 
형식 : 장거리 4발 여객기
전폭 : 37.49m
전장 : 35.42m(레이더 노즈 장착형)
전고 : 7.21m
주익 면적 : 153.29㎡
엔진 : 라이트 R-3350 972 TC18DA-1 사이클론 더블 래디얼 피스톤 엔진(정규출력 3,250마력) ×4
자체중량 : 31,790kg
최대이륙중량 : 60,329kg
최대착륙중량 : 49,896kg
최대페이로드 : 11,975kg
최대속도 : 544km/h(해면고도)
          602km/h(고고도)
순항속도 : 506 km/h(고도 6,000m)
상승률 : 343m/min
최대운항고도 : 7,071m
항속거리 : 6,470km
승객 :  47~106명(4열 좌석)
 
 
[제원 : 록히드 L-1649A스타라이너]
 
형식 : 장거리 4발 여객기
전폭 : 45.72m
전장 : 35.41m(레이더 노즈 장착형)
전고 : 7.54m
주익 면적 : 171.87㎡
엔진 : 라이트 R-3350 988TC18-EA-2 터보 콤파운드 피스톤 엔진(정규출력 3,400마력) ×4
자체중량 : 38,807kg
최대착륙중량 : 55,793kg
최대페이로드 : 7,770kg
최대속도 : 607km/h(고도 5,700m)
순항속도 : 520 km/h(고도 6,000m)
초기상승률 : 305m/min
실용상승한도 : 7,224m
항속거리 : 8690km(최대 페이로드)
          10,107km(최대연료, 페이로드 4,888kg)
승객 :  58~64명(4열 좌석)

​글/ 이장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