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A350XWB, 직접 타보니...




지난해 11월 에어버스의 신형 이중통로기 A350XWB가 아시아투어를 진행해 서울을 찾았다. 현재는 발주항공사인 카타르 항공에 1호기가 인도된 상태. 엑스트라 와이드 보디라는 이름에 어울리게 넓고 시원시원한 객실과 첨단 항공기술로 무장한 A350XWB를 직접 체험해봤다. 

취재/홍 은선(eshong@wasco.co.kr)

 

승객 맞춤형 객실

기자가 탑승한 기체는 A350XWB의 5번 째 시험기로 에어버스가 자랑하는 샤크렛을 장착해 날개 끝이 정말 상어의 지느러미 모양과 비슷했고, XWB 마크가 도장되어 있었다.
꼬리에 위치한 승객 탑승용 계단을 올라 기내로 들어서면 갤리가 먼저 보이는데 A350XWB의 갤리는 기존의 갤리보다 훨씬 넓고 수납공간이 많아 승무원들이 훨씬 효율적으로 서비스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기내의 느낌은 정말 이름처럼 넓다는 인상을 받았다. 220인치의 객실 폭과 돔형 천장은 장거리 노선을 비행하는 승객들에게 좀 더 넓고 밝은 분위기로 승객을 환영한다는 느낌을 심어준다. 또 전체적인 디자인은 부드럽게 흐르는 곡선을 이루고 있으며, 시차로 인한 피로를 줄여주는 100% LED 조명, 커다란 창문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MSN005기는 총 265개의 좌석을 장착했는데, 이 중 42석은 비즈니스클래스, 나머지 223석이 이코노미클래스로, 3-3-3 배열을 이뤘다. 이코노미석의 등받이 너비는 18인치로 동급 기종 중 가장 넓다. 또 슬림라인시트를 적용해 등받이의 두께가 상당히 얇았다. 이 덕분에 추가적인 레그룸을 확보할 수 있어 무릎과 앞좌석 등받이 사이에 여유가 생겨 훨씬 편안했다. 또, 목받침은 위아래로 조절할 수 있어 승객이 알아서 자신의 체형에 맞출 수 있다.
또 눈에 들어왔던 것은 HD급 12인치 와이드 스크린. 기존의 기내 모니터보다 훨씬 넓고 화질이 뛰어나 눈의 피로를 덜 수 있고, 모니터 아래에는 검은색 최신형 리모콘이 장착되어 있다.
비즈니스클래스로 이동하자 1-2-1로 배열된 좌석들과 커다란 모니터가 눈에 띄었다. 비즈니스클래스의 기내 모니터는 리모콘으로 작동할 뿐만 아니라 스크린에 직접 터치해서 조작을 할 수 있는 터치스크린 방식이다. 이는 어두운 기내 공간에서 일일이 리모콘을 찾을 필요 없이 손가락 하나면 기내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A350XWB 객실의 또 다른 특징은 호흡이 훨씬 편하다는 점이다. A350XWB의 공기관리시스템은 장시간 비행을 한결 수월하게 도와준다. 많은 승객들이 10시간이 넘는 비행을 할 때 건조한 공기로 피부 건조와 호흡의 불편함을 호소한다. 이는 두통과 감기를 유발하기도 한다. 에어버스의 관리 시스템은 2~3분마다 공기를 순환시켜 비행 내내 최적의 환경을 유지한다. 또 기내 전체를 8개의 구역으로 나눠 개별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것이 큰 특징이다. 비교적 승객이 많이 탑승하는 이코노미클래스와 승객 수가 적은 비즈니스클래스는 습도가 다르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관리하면 어떤 곳은 습도가 높고, 어떤 곳은 건조해지기 때문이다. 환경과 상황에 따라 개별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 객실마다 적절하게 습도를 조절할 수 있다.
또 공기의 질 역시 최상의 비행을 위해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A350XWB는 최신 공기정화필터와 오존 제거 시스템을 장착했고, 또 낮은 기내여압을 유지해 승객이 피로감을 덜 느끼도록 배려했다. 에어버스 관계자는 “A350XWB는 장거리 노선을 운항하는 프리미엄항공사들이 승객들에게 최고의 비행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최적의 항공기”라고 강조했다.
A350XWB는 승객뿐만 아니라 고객의 서비스를 담당하는 객실승무원들을 위한 공간에도 신경을 썼다. 승무원 전용 공간을 조종실 뒤편에 구성해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이 장착된 침대 2개와 의자가 딸린 테이블을 장착했다. 또, 기내 후방에도 6개의 침대를 마련했다. 승무원 휴식용 객실로 이동하는 통로는 갤리에서 바로 연결되도록 설계되어 추가 공간 마련에 따른 수익 손실이 없어 항공사 입장에서는 직원 복지와 수익 두 가지 부분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다.

A350XWB의 비즈니스 클래스. 터치가 가능한 와이드 스크린이 장착되어있다.
 

혁신적인 기술 총집합

에어버스는 A350XWB가 모든 면에서 혁신적인 항공기라고 강조하고 있다. 최첨단 소재와 디자인으로 효율성을 높였다. 특히 요즘 항공기 트렌드는 연료 절감이다. 운용비를 줄일 수 있는 가장 큰 부분이 바로 유류비 절감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항공사들은 가벼운 기체에 최대한 많은 승객과 화물을 실어 나르는데 모든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에어버스도 이 점을 유념해 A350XWB의 모든 부분과 기술을 연료를 절감하고 효율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이에 더해 친환경이라는 부분에도 크게 신경을 썼다는 점을 알 수 있다.
A350XWB 기체의 70%가 복합소재와 티타늄, 고급 알루미늄합금이 결합된 최첨단 소재로 제작됐다. 가벼워진 기체 무게와 더불어 부식과 금속 피로를 제로에 가깝게 낮춰 기체 수명을 연장시켰다. 뿐만 아니라 탄소섬유가 보강된 플라스틱 동체는 연료소모를 줄이고 정비를 용이하게 해준다.
동체는 4패널 구조로 이뤄져있다. 4개의 커다란 패널을 세로 이음으로 리벳팅하는 이 방식은 조립의 허용오차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무게도 줄일 수 있는데, 기존의 원주 이음 리벳팅보다 이 방식의 리벳팅이 더 가볍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패널에 심각한 손상이 발생할 경우 전체를 교체할 필요 없이 필요한 부분만 부분적으로 교체할 수 있어 운용비와 정비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A350XWB의 진화된 기술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조종석이다. 6개의 디지털 스크린 디스플레이가 장착됐고, 특히 중앙 하단에 있는 화면은 두 조종사가 정보를 공유해 소통을 원활하게 했다.
A350XWB프로그램의 시험조종사 장 마이클 로이는 “조종석에서 객실의 상황을 카메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다”며, “운항을 책임지는 기장으로서 객실의 안전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아주 유용하다”고 말했다. 또, “기체의 앞뒤에도 카메라가 장착되어 착륙 후 항공기를 이동시킬 때에도 훨씬 편리하다”고 덧붙였다.
롤스로이스의 야심작인 트렌트XWB 엔진도 주목할 만하다. 이 엔진은 롤스로이스의 트렌트 엔진 라인의 가장 최신 모델로 A350XWB를 위해 개발됐다. 무게가 가벼운 3축 엔진으로, 진화된 제조기술을 도입해 효율이 뛰어난 엔진을 만들었다. 최첨단 소재를 사용했고, 코팅, 엔진 구조, 냉각 시스템 모두 최고를 자랑한다. 또 3세대 저속 팬을 장착했다.
트렌트XWB엔진의 최첨단 설계에는 고급 공기압축기술, 차세대 간격조정기 등 신기술이 대거 사용됐다. 이를 통해 연료 효율을 높여 운용비용을 감소시켜 항공사의 수익을 높여준다.
그리고 어떠한 이중통로기보다도 탄소를 적게 배출시키고 소음도 현저히 줄어들었다. 트렌트XWB 엔진의 뛰어난 성능은 A380에 장착되어 진행된 인증프로그램과 A350XWB의 첫 비행을 통해 검증되었다.

6개의 디지털 스크린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조종석.

연료 효율이 뛰어난 차세대 트렌트XWB 엔진.



지난 해 말 첫 인도

지난 2013년 6월 첫 번째 시험기 MSN001기의 역사적인 첫 비행 이후 A350XWB는 총 5대의 시험기로 본격적인 비행시험 프로그램에 돌입했다. 5대의 시험기들은 고온과 혹한기 테스트, 장거리 비행, 소음 시험, 항전장비 개발 및 인증 등 총 2,600시간에 걸쳐 비행시험을 진행했다. 지난해 6월까지 시험을 마치고 7월과 8월에는 14개 도시를 다니며 노선실증비행을 실시했다.
A350XWB의 첫 번째 모델인 A350-900은 지난해 9월 30일 유럽항공안전청(EASA)으로부터 형식인증을 받았으며, 10월 30일에는 370분 이중통로기 장거리 운항(Extended-range Twin-engine Operational Performance Standards, ETOPS) 인증을 받았다. 운항 개시 이전에 180분 이상 ETOPS 인증을 받은 것은 A350XWB가 처음이다. 뒤이어 11월 12일 미 연방항공청(FAA) 형식인증을 획득했다.
에어버스는 A350XWB를 매월 10대씩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프랑스 생나제르, 툴루즈, 독일 함부르크, 영국 브라우턴, 스페인 헤타페 등에서 생산되는 A350XWB의 부품들은 프랑스 툴루즈 본사의 로저 베텔리 최종 조립라인으로 이동해 완성된다.
A350XWB는 올해 1월 기준 780대의 주문을 수주했다. 가장 작은 파생형인 –800이 16대, -900이 595대, -1000이 169대이다. 발주항공사인 카타르항공은 총 80대를 주문했는데 지난 12월 22일에 첫 번째 기체를 인수했다. 이외에도 에티하드항공, 유나이티드항공 등 총37개 항공사가 A350XWB를 선택했다.
특히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750대 중 244대의 주문이 이 지역에서 발생했다. 우리나라의 아시아나항공도 30대(-800 8대, -900 12대, -1000 10대)를 주문했다. 아시아나항공은 2017년부터 2025년까지 순차적으로 도입하게 되는데 이 기체들은 노후된 767기종들을 대체하게 될 예정이다.
아시나아나항공은 A350XWB가 동급 대비 넓고 쾌적한 객실, 뛰어난 연료효율성, 친환경 등을 큰 장점으로 보고 지난2008년 에어버스와 약 96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중장기 대체 및 성장 수요에 부합하는 최적 기종으로 A350XWB 기종을 도입하기로 했다”며, “차세대 신기종 도입을 통해 최고의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안전성을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2017년부터 2025년까지 총 30대의 A350XWB를 도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