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버스 헬리콥터스, LCH/LAH 사업에 강한 의지

에어버스 헬리콥터스, 소형무장헬기 사업에 EC155 제안
인터뷰 : 기욤포리 에어버스 헬리콥터스 사장


사진/ 문소림


‘에어버스 헬리콥터스’
아직 생소한 이름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지만, 세계 헬기시장을 이끌고 있는 과거 유로콥터의 새로운 이름이다. 기업이 익숙해진 이름을 포기한다는 게 큰 리스크가 될 수가 있음에도, 지난 1월 이름을 전격적으로 바꾸면서 새롭게 출범했다. 현재 첫 기수로서 회사를 선두에서 이끌고 있는 기욤 포리 사장. 최근 회사의 새로운 변화에 대해 에어버스와 DNA를 공유하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그는 “기존 EADS와 자회사들이 에어버스그룹이라는 새로운 조직을 중심으로 통합되면서 핵심적인 자산도 공유하게 됐다”며 “유로콥터도 에어버스의 DNA라고 할 수 있는 품질과 안전, 기술, 혁신 등의 가치를 공유한다는 의미에서 에어버스 헬리콥터스로 탄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포리 사장은 또 한국에 대한 투자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에게 한국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아시아 핵심국가 중 하나”라며 “수리온 사업을 통해 한국의 항공산업 발전에 기여하려는 의지를 입증한 만큼, 이를 발판으로 한국에 대한 투자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포리 사장은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소형헬기(LCH/LAH) 사업에 대해 강한 참여의지를 보였다. 그는 이번 사업에 EC155를 제안한다고 전제한 가운데 “모든 요구조건을 충족한 상태에서 헬기를 최종 고객에게 인도할 수 있다”며 “한국의 항공산업계와 함께 사업 성공과 고객만족을 실현할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Q. 올해 에어버스 헬리콥터스라는 새로운 사명으로 출발했다. 사명 변경에 대한 배경과 기대효과라면?
단순히 이름만 바뀐 게 아니라 새로운 것들이 많이 바뀐다고 받아들이면 좋겠다. 유로콥터는 지난 21년간 성장의 한 시기를 지내왔다. 특히 민수와 군수 헬기 분야 모두에서 많은 발전을 해왔고, 명실 공히 60억 유로 규모의 매출을 올리는 회사로 성장했다. 하지만 그렇게 성장을 한 단계에서 새로운 우선순위를 결정할 시기가 왔다고 느끼고 있었다. 마침 EADS가 새로운 에어버스그룹을 중심으로 각 자회사들이 통합되는 작업이 추진됐고, 그 일환으로 유로콥터도 에어버스 헬리콥터스로 개편된 것이다.
이번 개편의 특징을 한 마디로 하면 에어버스와 동일한 DNA를 공유하게 됐다고 보면 된다. 즉 에어버스그룹과 에어버스 헬리콥터스가 핵심적인 자산을 공유하게 됐다는 말이다.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의 임무는 인명을 구조하고 보호하며, 어려운 사람을 후송하는 데 사용되는 헬기를 개발하고 지원하는 것이다. 즉 사람들이 잘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우리의 임무다. 그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품질과 안전, 기술을 통한 고객만족을 중점가치로 두고 있다. 이는 에어버스가 중점가치로 두고 있는 안전과 품질, 산업적인 역량, 기술, 혁신과 같은 맥락이다.

Q. 유로콥터라는 이름을 오랜 기간 사용한 만큼 자리 잡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맞는 말이다. 우리도 1992년부터 유로콥터를 사용해 왔기 때문에 지금도 용어를 얘기할 때 잘못 나올 때가 있다. 그래서 에어버스 헬리콥터스라고 의식적으로 고치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다. 다행히 통합이 진행되면서 에어버스와 연결고리가 점점 강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고, 직원들도 에어버스그룹 소속이라는 자부심을 많이 느끼고 있다.

Q. 현재 한국에서도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의 다양한 기종들이 운용되고 있다. 군/민수 분야를 포함한 한국시장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현재 한국 내에는 민간 및 공공용 헬기로 40대 이상의 에어버스 헬리콥터스 헬기가 운용되고 있다. 이는 전체 시장점유율의 20%에 달하는 규모다. 이들 헬기들은 다수의 정부기관에서 소방방재와 구조탐색같은 공공서비스 부문에 운용되고 있다. 물론 상용부문에서도 유틸리티 임무에 많이 운용되고 있다. 특히 한국은 헬기응급의료서비스(HEMS) 시장이 상대적으로 초기단계로, 앞으로 많은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 부문과 관련해 에어버스 헬리콥터스는 헬기응급의료 서비스를 위해 특수설계된 EC135로 전 세계 시장을 이끌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의 군수헬기 시장은 전통적으로 미국이 우세했다. 그러나 이제는 에어버스 헬리콥터스가 한국의 군용헬기 개발에 기여하고 있다. 한국은 자체개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이는 수리온 사업의 성공이 이를 잘 입증해 주고 있다. 에어버스 헬리콥터스는 이와 관련해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하며, 향후에는 한국산 헬기가 군수와 민수, 공공부문 시장 모두에서 지배적인 지위를 갖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 만큼 에어버스 헬리콥터스도 향후 한국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헬기를 납품할 뿐만 아니라, 수리온과 관련해 개조헬기 사업 등과 같은 협력사업을 통해 한국의 항공산업 발전의 주요 기여자가 되고자 한다.


사진 / Airbus Helicopters

Q. 최근 에어버스 헬리콥터스는 EC175, EC145 T2 등 새로운 기종들도 선보였다. 이들 기종들을 포함해 향후 한국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이 있는 기종들을 전망하면?
최근 유럽항공안전청(EASA)으로부터 형식증명을 받은 EC175, EC145 T2의 시장반응이 매우 긍정적이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인도되면서 에어버스 헬리콥터스는 더욱 다양해진 고객의 요구를 보다 완벽하게 충족할 수 있게 됐다. 특히 한국의 민수헬기 시장은 상당히 구체적인 요구도를 특징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특징에도 불구하고 에어버스 헬리콥터스는 현재 가장 높은 시장점유율을 점유하고 있다. 그런 만큼 앞서 말한 기종을 포함한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의 최신 기종들과 혁신적인 솔루션들이 한국에서 성공을 이어갈 것으로 확신한다.

Q. 지난해 KUH가 본격적으로 전력화되면서 현재 파생형 개발도 추진되고 있다. 기술협력업체로서 파생형 개발에 대한 견해는?
파생형 개발은 헬기제작사로서는 당연한 수순이다. 진정한 계열기 개념을 구축함으로써 KAI는 고객이 임무수행에 필요로 하는 모든 기능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물론 KUH 파생형 운용 고객들도 기종간 호환성을 바탕으로 훈련과 유지 측면에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 특히 KAI는 고객의 구체적인 수요를 충족하고 관련 장비를 KUH 헬기의 운용환경에 통합시킴으로써, 헬기제작 부문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Q. 파생형 가운데 해상작전용은 수리온 기반 모델이 부적합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대한 입장은?
그 말은 사실이 아니다. 최근 다목적 임무수행능력을 갖춘 해상용 헬기에 대한 수요가 생겨나고 있는데, 수리온 기반의 해상작전헬기는 9톤급 해상헬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이다. 수리온은 적합한 크기와 임무수행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규모와 기능 면에서 모두 적합하다. 특히 해상작전용은 동일한 플랫폼을 사용해 임무를 전환할 때도 기체 사양을 변경할 필요 없이 탐색구조임무는 물론 대함/대잠작전임무도 가능한 최신 솔루션이다. 이는 한국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기종으로서는 제공할 수 없었던 솔루션이다. 무엇보다 해상작전용 개발은 완벽한 호환성과 진정한 계열기 개념을 바탕으로 한국 육군과 해군이 융통성 있게 작전을 수행토록 하는 유일한 솔루션이 될 것으로 본다. 아울러 수리온 계열기에 해상작전용이 추가되면 국내시장뿐만 아니라 해외수출에도 분명히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Q. KUH 개발은 KAI와 에어버스 헬리콥터스간 기술협력의 좋은 사례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합작사인 KAI-EC를 통한 해외마케팅 협력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KAI와 에어버스 헬리콥터스는 마케팅과 수출단계로 진입하는 것에 앞서, 우선적으로 한국 육군에 헬기를 차질 없이 인도해 운용에 문제가 없도록 하는 데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 그래서 KAI와 에어버스 헬리콥터스는 적절한 시기에 이 문제를 좀 더 상세히 의논하기 위해 마케팅 협력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Q. KUH 개발에 이어 한국 정부는 LCH/LAH 개발도 추진 중이다. 특히 개발을 위해 해외협력업체를 선정할 계획인데, 현재 구상 중인 참여계획은?
LCH/LAH 사업에 대한 RFP(제안요청서)를 이미 받았고 최근에는 제안서도 제출했다. LCH/LAH 공동개발 사업은 4~5톤급의 동일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민수/군수 헬기를 개발하겠다는 매우 흥미로운 프로젝트다. 여기에 에어버스 헬리콥터스는 검증된 EC155 플랫폼을 제안하고자 한다. EC155는 한국 민수헬기 시장의 요구도와 함께 한국 육군의 무장정찰/경공격 임무 역량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시발점이 된다고 본다. 물론 에어버스 헬리콥터스는 민수헬기를 성공적으로 무장화한 실적을 보유하고 있고, 다양한 군용 헬기들을 확보하고 있어 한국에 최고의 기술적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만약 LAH의 기본 플랫폼을 에어버스 헬리콥터스가 제공하게 되면 한국 육군 조종사들은 수리온과의 운용 호환성 장점을 얻을 뿐만 아니라 교육과 정비에도 계열기 개념을 적용할 수 있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도 있다. 그런 만큼 한국이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와 다시 한 번 손을 잡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 될 것으로 믿는다. 특히 KAI와 에어버스 헬리콥터스는 이미 성공적인 수리온 협력관계를 이룩한 경험이 있으며, 이제는 더욱 발전된 단계로 나아가면 되는 것이다.

더욱이 지난 8년간 수리온 개발을 위해 노력하면서 서로의 기업문화와 업무방식에 대한 깊은 상호이해를 이미 구축한 상태다. 그런 만큼 새로운 개발사업이 수반하는 각종 위험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으며, 일정에 차질 없이 모든 요구조건을 충족한 상태에서 최종 고객에게 헬기를 인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 마디로 에어버스 헬리콥터스는 한국 항공산업계와 함께 사업 성공과 고객만족을 실현할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다.


사진/ Airbus Helicopters

Q. 협력업체로 에어버스 헬리콥터스가 선정된다면 한국이 얻을 수 있는 이점은?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의 플랫폼에 기반 한 솔루션은 LAH/LCH 모두에 대해 리스크를 최소화시켜줄 수 있다. 에어버스 헬리콥터스는 한국과 함께 세계적인 수준의 항공기를 지연과 비용초과 없이, 그리고 요구된 사양에 맞게 개발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특히 우리는 민수헬기 플랫폼을 군용헬기로 개조해 납품한 실적을 가지고 있고, 한국 육군이 LAH에 요구한 터렛건(turret gun) 통합에 대한 높은 역량을 갖추고 있다. 이는 실전에서 검증된 타이거 공격헬기와 무기체계가 이를 증명하는 가장 좋은 예라고 생각한다.

Q. 세계 선두기업을 이끌고 있는 입장에서 한국 정부가 소형헬기 개발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관건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민수와 군수 헬기 개발을 동시에 진행한다는 것은 대단히 복잡한 일이다. 특히 두 기종에 대한 이해 당사자들의 다양하고 구체적인 요구사항들을 수용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통합 능력이 필요하다. 또한 LAH에 적용되는 최첨단 무기체계의 통합을 관리하려면 한국 육군의 임무수행능력 요건을 충족해야 하므로 상당한 도전이 될 것으로 본다.

Q. 그 관건 가운데 에어버스 헬리콥터스가 한국에 제안할 수 있는 역할은?
이번 소형헬기 사업을 위해 에어버스 헬리콥터스는 도핀(Dauphin) 계열기의 최신 기종인 EC155를 제안하고 있다. 도핀은 성공적이고 입증된 기종으로 군용 버전이 팬더다. 에어버스 헬리콥터스는 이러한 민수헬기를 군용헬기로 개발하는 데 입증된 성과를 거뒀다. 민수헬기를 군용헬기로 개발하는 것은 단순히 도색만 국방색으로 칠하는 것이 아니라 입증된 솔루션이 필요하고, 에어버스 헬리콥터스는 이를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에어버스 헬리콥터스는 한국에 리스크가 가장 적은 솔루션을 제안하고 있다. 이는 플랫폼과 우리의 통합기술력 때문만은 아니다. 에어버스 헬리콥터스는 수리온 사업을 통해 한국 기업들과의 관계를 견고하게 구축했고, 그 결과 양측은 지체 없이 곧바로 작업에 착수할 수 있어 수리온 사업에서와 같은 사업 일정이 가능하다.

Q. 향후 프로젝트들을 위해 민간 기업을 포함한 기관들과의 협력도 고려 중인지?
현재 KAI는 수리온 파생형 개발과 수출전략을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고, 우리는 이러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상황으로, 예컨대 경찰용으로 개조된 헬기가 이미 경찰청에 인도됐고, 의무후송, 상륙기동, 공공 임무를 위한 전용헬기들도 개발 중이다. 이와 함께 KAI는 해군용 수리온도 제안하고 있는데, 해상작전헬기 개발을 통해 한국 해군의 현재와 미래 운용조건을 충족하겠다는 계획이다. 에어버스 헬리콥터스는 이러한 복잡한 헬기 개발에 있어 KAI를 지원하게 되며, 이미 지원계약(teaming agreement)도 맺은 상태다. 추측하건데 향후 10~15년 안에 300대 이상의 수리온 기반 헬기들이 인도될 것임을 확신한다. 특히 에어버스 헬리콥터스는 한국 정부의 정책도 지원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수리온 사업의 경우 한국 업체인 S&T와 수리온의 동력전달체계 부품을 같이 제조하고 있고, 응용연구 협력을 위해 여러 대학교 및 연구소와도 계약을 맺고 있다.

Q. 마지막으로 향후 한국시장 진출 확대와 협력강화를 위한 계획이 있다면?
한국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국가다. 그래서 오랜 기간 동안 한국에 솔루션도 제공하고 많은 헬기들도 납품해 왔다. 그 가운데 KUH 프로그램은 한국과의 협력관계에 새로운 획을 긋는 계기가 됐다. 지난해 5월, 수리온 전력화 행사에 참여했을 때도 그 많은 노력들이 보상받는 느낌을 받았고 매우 자랑스러웠다. 그래서 향후에 추진될 LCH/LAH 사업에 대해서도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고, 에어버스 헬리콥터스는 이전 사업과 같이 전념할 준비가 되어있다.

특히 한국은 아시아의 핵심국가 중 하나로 우리는 2006년도부터 지사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이 중 서울사무소는 헬기판매와 마케팅 업무, 한국 내에서 운용 중인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의 민수 및 군용 헬기를 위한 다양한 고객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사천사무소는 수리온 프로그램과 관련해 KAI에 기술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는 매우 성공적인 수리온 사업을 통해 한국의 항공산업 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의지를 입증했다고 생각한다. 그런 만큼 이를 발판으로 한국에 대한 투자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글/ 김재한(jhkim@wasc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