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해상초계기사업 향방은?



중고 S-3B 바이킹 도입을 놓고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해상초계기 사업이 연기될 조짐이다. 해상초계기 사업은 오는 2018년 전력화를 목표로 약 1조원의 예산을 들여 해상초계기 20대를 추가로 도입하는 사업. 지난해 4월, S-3B급 해상초계기 20대에 대한 소요가 확정되면서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돼 왔다. 그러나 한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4월, 이번 사업에 대한 획득방법, 예산소요, 소요대수 등에 대한 선행연구가 이미 완료됐지만, 타당성 연구가 올해 말경 착수될 것으로 보여 사업일정도 따라 지연될 전망이다.


글/ 김재한(jhkim@wasco.co.kr)


신규 vs 중고 기체
선행연구에 이어 올해 말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타당성 연구를 착수하겠지만, 사업추진방안은 역시 신규 기체 도입과 중고 S-3B 도입 방식을 놓고 판가름하는 게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지난 선행연구에서도 예산 추가 없이 중고 S-3B를 도입하는 방안과 예산을 추가해 신규 기체를 도입하는 방안을 놓고 집중적인 연구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신규 기체를 도입할 경우, 한때 여러 후보기종이 거론됐던 터보프롭 항공기보다 속도와 기동성이 더 우수한 터보팬 항공기에 무게가 더 실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독도와 이어도 문제 등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영토분쟁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빠른 속도와 기동성을 갖춘 항공기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운용군인 해군도 신규 기체를 바라는 눈치다. 아무래도 항공기를 운용하는 입장에서 수명주기나 후속군수지원 측면에서 신규 기체를 운용하는 것이 이점이 더 많기 때문이다. 한 소식통도 “해군 내부에서도 신규 기체를 원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면서 “다만 추가적인 예산 확보와 신규 기체에 대한 검증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사업예산 과연 적절한가?
이처럼 해군이 신규기체 도입을 추진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부족한 예산. 약 1조원 이내로 보이는 예산으로 해군이 요구하는 성능의 신규 기체 20대를 도입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 마디로 예산이 추가되지 않으면 중고 S-3B 도입이 확실시 되는 상황인 셈이다. 현재 이에 대해 방위사업청은 예산범위 내에서 사업을 추진하되, 수명주기를 고려해 사업을 추진한다는 다소 모호한 입장을 밝혔다.최근 중고 S-3B를 도입해 사업을 추진해도 현재 예산을 웃돌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하지만 최근 중고 S-3B를 도입해 사업을 추진해도 현재 예산을 웃돌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실제로 한 관계자는 “중고 기체를 들여와 개조를 해도 임무장비 교체와 이에 따른 재설계 등에 적지 않은 예산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사업예산이 약 1조 2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즉, 중고 S-3B를 들여와 사업을 추진해도 예산을 늘려야 한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신규 기체를 도입했을 경우 들어갈 예산과 격차가 줄어들어 중고 기체 도입에 따른 이점이 퇴색해 질 수 있다. 특히 이러한 전망에 따라 차라리 예산을 더 추가해 수명주기가 더 길고 후속군수지원도 보장되는 신규 기체를 도입하는 편이 장기적으로 이점이 더 많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 중고 S-3B를 도입해 사업을 추진해도 현재 예산을 웃돌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 US Navy

미 해군도 S-3 재도입?
중고 S-3B 도입을 놓고 여전히 논란이 있는 가운데, 최근 록히드마틴이 항모수송기(COD)로 S-3 바이킹을 제안했다고 지난 4월 군사전문매체인 <디펜스뉴스>가 보도해 눈길을 끌고 있다. 보도내용에 따르면 현재 미 해군이 항모수송기로 C-2A 그레이하운드를 운용하고 있지만, 기체가 노후되면서 이를 대체할 계획이라는 것. 대체수요는 총 35대로 이 사업에 노스롭그루만과 벨-보잉이 이미 경쟁에 돌입했고, 최근 록히드마틴이 S-3 바이킹을 제안하면서 참여의사를 던졌다.

매체는 특히 록히드마틴 담당자의 말을 인용, 현재 미 군용기 보관장소인 AMARG에 91대의 S-3 기체들이 보관돼 있고, 이들 기체들의 평균비행시간이 9천시간 정도로 아직 수명이 많이 남았다고 전했다. 이는 국내에 알려진 평균비행시간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만약 그렇다면 향후 사업추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한편, 사업추진방향이 어떻게 결정될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이번 사업에 참여하려는 국내외 관련 업체들의 관심은 이미 뜨겁다. 현재 알려진 바에 따르면 개조업체 중 국내업체는 P-3CK를 제작한 바 있는 한국항공(KAI)과 현재 P-3C 성능개량을 진행 중인 대한항공, 해외업체는 S-3 제작사인 록히드마틴, 레이시온, 시에라 네바다 등이 이번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신규 기체 제작사로는 한국 공군에 신호정보(SIGINT) 수집기, 일명 백두정찰기를 납품한 바 있고, 현재 해상초계기 시장에 팰컨 900 MPA와 팰컨 2000 MRA를 제안 중인 닷소 에비에이션, 최근 챌린저 비즈니스제트기 기반의 MSA(Maritime Surveillance Aircraft)를 선보인 보잉, 그리고 EMB-145 MP를 개발한 엠브레어 등이 이번 사업에 제안할 만한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