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6월호] 한국형 경항모 사업 주춤?

“우선순위를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4월 25일, 이종섭 국방부장관(당시 장관 후보자)이 해군 경항공모함(경항모) 사업에 대한 견해를 묻는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에게 보낸 답변 중 일부다. 그는 “(경항모 사업에)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전략적·작전적 운용개념, 군 소요의 충족성, 국가이익 기여도, 비용 대비 효과 등을 고려해 우선순위를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모호한 답변을 내놓았다. 우여곡절 끝에 결정된 사업추진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신호탄으로 보였다. 차기 정부의 국방정책을 이끌고 가야할 국방부장관 후보자의 발언이었던 것만큼 경항모 사업을 바라보는 국방부 내 분위기가 감지되는 대목이었다.    

국방부 내 사업 반대 기류?  
우선순위를 면밀히 살펴보겠다는 이 장관의 발언은 며칠 후 돌연 달라졌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월 28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 후보자가 경항모 사업에 대해 찬성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안 의원에 따르면 이 장관이 해군의 주요 현안으로 ‘전방위 안보위협 대비 군사력 건설’을 꼽으면서 경항모 확보를 대표적인 사례로 제시했다는 것이다. 안 의원은 “이는 사실상 한국형 항모 확보에 찬성하는 발언”이라면서 “‘경항모 도입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있다’는 발언을 통해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던 과거와 사뭇 달라진 태도”라고 말했다. 


[이종섭 국방부장관] Photo : 국방부

안 의원은 이어 “북한의 도발 의지를 꺾고 격변하는 주변국 정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국형 항모 확보가 필수”라고 강조하면서 “후보자가 한국형 항모에 대한 추진 의지를 밝힌 것은 다행”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우선순위를 살펴보겠다는 이 장관의 발언은 사업 필요성에 대해 국방부 내에서 공감을 명확히 이끌어내지 못한 것으로 비쳐진다. 지난 수년간 사업 필요성을 놓고 숱한 논란 끝에 사업추진이 결정됐지만, 반대 기류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보여 향후 사업이 일정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윤공용 예비역 해군 소장은 한국해양전략연구소(KIMS)가 발행하는 <페리스코프>를 통해 “한국이 항모를 운용하는 데 환경적 취약점과 재정적 부담도 없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해군의 항모 도입을 반대하는 주장의 이면에는 각 군 간의 역할과 전력증강 예산 배분에 대한 이해타산 문제가 내재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상대적 불이익을 우려하는 타군의 입장에서 찾아 낸 반대 논리들 외에도 일부 안보전문가와 해군 현역 및 예비역들 내에서도 지리적 여건과 주변국과의 전략적 갈등, 예산이나 병력문제 등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해 반대 또는 유보입장을 제기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과거 북한위협에 대비한 전력증강이 최우선이었던 1990년대 이전까지는 해군의 항모사업 추진으로 인한 타군의 불이익에 대한 우려가 타당할 수 있었지만, 지금 우리나라의 경제적, 군사적 재정 수준을 볼 때 문제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미지 : 해군

급변하는 인도태평양지역 안보환경
이런 가운데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 그리고 대만 문제 등으로 급변하고 있는 인도태평양지역 안보환경이 향후 우리나라 국방·외교정책과 직결된 중요한 담론으로 떠올랐다. 
이는 지난 5월 17일 열린 ‘22-2차 해군정책포럼’에서 중요한 의제로 거론됐다. 이날 정구연 강원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인도태평양지역 내 대부분의 국가들이 해양에 인접하거나 둘러싸여 있어 해양관할권 분쟁이 지속되고 있다”며 “문제해결을 위한 강압 혹은 무력사용이 용인되는 상황은 역내 불안정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인도태평양지역 내 세력균형 변화에 따라 영유권 중심 분쟁이 대양 진출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정 교수는 지적했다. 
한반도 주변 역시 기존 국제질서를 흔들려는 중국과 러시아, 이들 국가와 경쟁 중인 미국과 일본, 핵·미사일 전력을 강화하고 있는 북한 등은 향후 이 지역 안보환경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당연히 이들과 인접한 우리나라로서는 그에 따른 위협을 살펴보고, 그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과 전략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항공 6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월간항공 6월호
 서적 구매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