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아직도 이어지는 코로나 여파로 입은 치명상은 회복이 요원하고,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항공 시장의 어려움으로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국내 LCC들은 적자 운영의 한계에 부딪혔으며, 재무 건전성 개선을 위한 자금 확보에 나선지 오래다. 대표적인 국내 LCC들은 모기업에 자금 수혈을 요청하고 있으며, 유상 증자까지 고려하는 등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객수요 회복? 실상은...
지난 7월 국적항공사의 국제선 여객은 코로나 사태 이후 첫 100만 명을 돌파했다. 약 2년 5개월 여만에 100만 명의 해외 여행 수요가 발생했으나, 대부분의 여객 수요는 국내 대형항공사(FSC)와 외항사에 몰린 상황이다. 지난 7월 LCC의 국제선 여객 수는 36만 2,274명으로 국내 FSC(79만 4,984명)의 절반 수준에도 못미쳤다. 이 기간 국제선 점유율은 FSC 43%, 외항사 38%, LCC는 19% 수준이었다.
이는 일본 노선의 축소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경우 하루 해외 입국자를 2만 명 (내외국인 포함)으로 제한하고 있는 데다, 개인 관광을 막고 단체 관광만 허용해 개인 여행이 쉽지 않은 상황으로 당장 일본 노선의 전격적인 확대는 어려운 상황이다.


Photo : 한국공항공사

일본과 중국 노선이 사실상 막혀 있는 가운데 동남아 말고는 국내 LCC가 집중할만한 노선이 없어, 출혈 경쟁을 감수하더라도 우선적으로 노선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동남아 노선의 경우 회복세를 보이면서 지표상으로는 여행객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LCC간 출혈 경쟁이 이어지면서 수익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가장 활성화된 장거리 국제선 역시 보유 기제 등의 문제로 국내 LCC에게는 큰 의미가 없는 상황이며, 대부분 여객수요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몰려있어 화물 사업에 이어 국제선 여객 사업에서도 FSC와 LCC간의 격차는 더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코로나 이전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등 국내 주요 LCC는 국제선 매출 비중이 전체 80% 수준이었다. 근본적으로 국내 LCC의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주력 노선이었던 중국과 일본 등 단거리 국제선 노선이 재개돼야 할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중국과 일본 등의 운항 재개 속도가 여전히 더디다는 점이다. 일본의 경우 아직 한국인 비자 면제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이며, 중국은 자국 내 엄격한 방역 정책을 유지 중이어서 국제선 운항 정상화까지는 상당 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Photo : Wikipedia

최근 상당 부분 완화됐지만, 고환율·고유가 등의 대외 환경과 코로나19 재확산이라는 불확실성은 항공 여행객에 크게 각인된 상태이며 아직도 불안 요소로 남아있다. 실제 항공사들이 여객 노선 공급을 늘리고 있음에도 최근 국내 코로나 확진자수 급증 등으로 8월 8~14일 국제여객 이용객수는 48만 4,951명으로 전주 대비 2.5% 감소했다.
예상만큼 여행 심리가 회복되지 않으면서 주요 동남아 노선 탑승률이 50% 선에 그치고 있는 상황 역시 LCC에게는 악재다. 국가마다 차이가 있지만, 해외여행을 다녀오려면 최소 2번의 PCR 검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도 걸림돌이다. LCC 업계 관계자는 “일본과 중국 노선이 제대로 열리지 않는다면 이 정도가 한계일지도 모른다”며 “빠르면 올해 4사분기에는 흑자 전환을 기대했으나 지금 같은 추세로는 어려워 보인 다”고 말했다.

국내 LCC자금난
국내 LCC들의 올해 2사분기 매출이 어느정도 늘어나며 적자 규모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올해 2사 분기에 매출 1,262억 원, 영업손실 557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작년 2사분기의 751억 원 대비 68% 증가했고 영업손실은 작년(712억 원) 보다 줄었다. 제주항공의 올해 상반기 누적 손실은 1,347억원에 달한다. 특히 2분기 말 부채 비율은 863% 수준으로, 지난해 말(588%) 보다 상황이 더 악화됐다.
 

	월간항공 9월호
	서적 구매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