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월호] 그것이 알고 싶다! 미 해군 전투 조종사의 일과

적의 레이다망을 피해 저공 비행을 하며 협곡을 돌파하고, 아크로바틱한 비행으로 위험을 회피하는 미 해군 조종사. 대부분의 전투 조종사에 대한 이미지는 영화나 영상 속에서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우리가 영상을 통해 보는 모습은 사실 전투 조종사의 일상 중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며, 대부분의 준비 과정은 생략된다. 콜사인 ‘파르바’ 전직 미 해군 전투조종사인 콜린 프라이스가 말하는 실제 미 해군 조종사의 ‘30분의 비행을 위한 하루의 준비 과정’을 들어본다.
전투기가 저공, 또는 고속 비행을 하거나 무장을 한 모습을 담은 영상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영상은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필자인 본인 역시 미 해군 전투기 조종사였음에도 불구하고 제트기 소리가 날 때마다 하늘을 올려다보게 된다. 하지만, 군용 전투기는 보여주기 위한 비행을 위해 설계된 것이 아니다. 이 항공기 들의 본질적인 임무는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라 무기로 표적을 타격하는 것이다. 우리가 매료된 화려한 영상을 통해 보는 모습은 그것을 조종하는 전투 조종사가 한 번의 완벽한 비행을 위해 한참의 연습과 준비 시간을 갖은 결과물이다. 한 번의 비행을 위해 수많은 시간을 투자하게 되는 지상에서의 조종사 일과는 그다지 화려하지 않지만 준비 태세를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Photo : US Navy

특히 니보드 카드는 모든 비행의 임무 계획에 있어 필수적인 요소다. 여기에는 호출명과 통신 주파수 등 각 비행에 필요한 모든 정보가 기재돼있다. 간단한 비행에서는 수기로 작성한 것을 접은 형태일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마이크로소프트 엑셀프로그램으로 작성한다. 니보드 카드는 중요한 정보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항상 같은 형식으로 작성돼야 한다. 영화 탑건에서 매버릭과 아이스맨이 니보드 카드를 작성할 때 사용하기 좋은 매크로에 대해 논쟁했던 장면을 본적이 있는가? 영화는 그런 모습을 담지 않는다. 만약, 그런 장면이 있었다면 많은 조종사들이 어려서부터 엑셀 교육을 받을 때 더욱 집중했을 것이다.

훈련 비행의 핵심, 임무
완전 임무 비행도 여러 단계의 복잡성을 지니고 있다. 자원의 효율적인 활용을 위해 모든 훈련 비행의 목적은 기본적으로 조종사들의 능력을 평가해나가는 것이고, 조종사들을 승격하는 과정이 핵심이다.
새로운 조종사가 경험을 쌓으면서 자신이 탑승한 전투기를 완전히 통제할 수 있게 되면, 이어 2대의 항공기를 지휘하다 곧 4대의 항공기를 지휘하게 되고, 궁극적으로 대규모 전력을 지휘하는 임무 지휘관이 된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봤을 때 모든 훈련 비행은 부여된 임무와 목적을 가지고 있다. 이에 미 해군 조종사의 자격 획득 비행을 포함한 모든 비행의 준비와 비행, 비행 후 브리핑 절차는 동일하다.


Photo : US Navy

모든 임무는 임무 목표에서부터 시작된다. 그 예로 표적 격파나 제공권 확보를 들 수 있다. 그 다음 단계는 정보 수집이다. 표적 지역의 지형, 표적에 적합한 무기, 위협이 되는 시스템, 예상되는 대응에 대해 파악해야 한다. 승무원들은 이러한 정보를 이용하여 임무 목표를 달성하거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임무 계획 요소를 개발한다.
비행 지휘관은 임무 계획 요소를 이용하여 브리핑을 준비한다. 비행은 표준 절차(SOP)와 전술, 기술, 절차(TTP)에 크게 의존한다. 그러나 “표준 임무 계획 요소”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비행 전 브리핑에서는 해당 비행의 특이점을 이야기 해야만 하며, 특히 어떤 점이 다르며, 표준 절차를 어떻게 활용할지 논의해야 한다. 모두가 이륙에서 착륙까지 비행의 전 과정에 대해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른 승무원들의 경험 수준에 맞춰 더욱 자세하게 다루는 부분도 있다.
내가 지휘했던 비행대는 이륙하기 두 시간 전에 약 45분 동안 비행 전 브리핑을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그 정도의 일정으로 진행해야 식사를 할 수도 있고, 이 후 화장실을 가는 등 노력을 통해 이륙 중량을 다소 줄일 수도 있다. 조종사들은 개인 정비를 마친 뒤에 정비 보고서를 읽고, 비행 장비를 착용한다. 이륙하기 30분 전까지 조종석에 착석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비행 전 점검을 한다. F/A-18을 주로 조종했던 필자가 직접 경험한 바는 아니지만, 대형 항공기들은 비행 준비에 몇 시간에서 며칠씩 걸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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