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주하이 에어쇼에서 데뷔한 센양 J-31 & 쒸안 Y-20

Air Show China 2014 DEBUT!
Shenyang J-31 & Xian Y-20


 
이번 에어쇼 차이나 2014에 처음으로 공개되어 이목을 집중시킨 중국의 신형기 2개 기종이 있었으니 바로 스텔스 전투기를 표방하는 센양 J-31과 중국 최초의 대형수송기 쒸안 Y-20 수송기다. 이 2개 기종 모두 이번 행사에 지상전시되지는 않았지만 시범비행을 통해 일반에 첫 공개되었다. J-31과 Y-20의 개발사를 간략히 살펴보고 에어쇼 차이나 2014를 통해 데뷔한 이들 기체들의 면면을 함께 살펴보자.    

취재/사진  조문곤 기자



Shenyang J-31
J-20과 같은 DNA를 가진 J-31
J-31은 한창 개발 중에 있는 촁두 J-20과 함께 은형전기(隱形戰機 : 보이지 않는 전투기), 즉 스텔스 전투기를 표방하는 기체다. 2012년 10월 31일 첫 비행에 성공했으며 2011년 9월 베이징에서 열린 2011 국제 무인기 혁신 그랜드 프릭스(International UAV Innovation Grand Prix 2011)에서 축소모델이 공개되면서 처음으로 그 존재가 공식적으로 드러났다. 사실 처음부터 J-20과 함께 하이-로우믹스 개념으로 운용하기 위해 개발했다기보다는 중국의 스텔스 전투기 개발입찰에서 촁두 611(후에 J-20이 됨)모델에 패한 뒤 2007년부터 셴양항공공업그룹이 독자적으로 개발에 착수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결론적으로 모양새는 J-20과 J-31이 하이-로우 믹스(high-low mix) 개념이 되었고, 중국 공군에서의 위치나 수출시장에서나 J-20은 미국의 F-22에, J-31은 F-35에 상응하는 존재가 됐다. 하지만 출발점은 J-20과 J-31이 같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J-31은 F-35와 외형마저 유사하다. 단발인 F-35와 달리 쌍발인 점을 제외하면 다른 점을 찾기 쉽지 않을 정도로 유사한 외형을 가졌다. 이번 행사에서 시범비행을 펼친 비행시제기는 장착하고 있지 않았지만 좀더 완성된 형태의 모습을 띈 실내 부스의 J-31을 보면 기수하단에 F-35의 전자광학목표조준시스템(EOTS)과 너무나도 흡사한 형태의 EOTS를 장착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무장창의 형상이나 사이즈도 F-35와 유사하다. 이러한 정도를 넘어선 F-35와의 유사성 때문에 지난 수년 간 미 국방부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해킹 시도와 기술유출 사태 등을 통해 F-35의 관련기술 및 설계자료들 다수가 빠져나가 J-31에 적용된 것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다.

양산형 J-31은 F-35와 같은 일체형 버블 캐노피, 적외선 및 열감소 대책이 적용된 노즐을 갖춘 자국산 WS-13A 터보팬 엔진, 기수하단에 EOTS, 인입식 공중급유 프로브, 지금과는 다른 형태로 다듬어진 수직미익과 주익 끝단 등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실내전시장에는 J-31의 1/2 대형모형이 전시되었다. 시제기와는 달리 일체형 버블캐노피를 갖추고 있다. 수직미익도 좀더 세련된 모습으로 다듬어져있다.
 
 
기수하단의 목표조준시스템은 F-35의 EOTS 바로 그것이다.
 

특히 이번에 전시된 J-31의 대형모형이 의미있는 이유는 중국이 처음으로 무장창 내부의 크기와 무장형태를 공식적으로 공개했다는 점에 있다. 모형은 4발의 중거리 미사일을 장착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1차적으로 무장장창으로부터 분리될 때 간섭이 쉽게 일어날 만큼 많이 좁다.
 

인터넷상을 떠도는 J-31에 대한 각종 제원과 성능은 그저 추측에 불과하다. J-31에 관한한 중국은 그 어떤 제원과 성능을 내놓은 적이 없다. J-31의 외형과 J-20 바로 아래에 위치하는 스텔스 전투기라는 이유로 F-35와 곧잘 비교되기도 하지만 아무리 중국의 항공기술력의 성장속도를 높이 산다손 치더라도 F-35와의 기술적 비교를 하기에는 완성도가 너무나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비행시제기도 이제 단 1대만 제작되었고, 시커먼 스모그를 내뿜는 MiG-29의 RD-93을 장착하고 시범비행을 하는 J-31은 시종일관 헉헉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스텔스 성능을 위한 저시인성(Low Observable)을 추구한 기체형태와 조합된 결과물이었다.

전반적으로 볼 때 개발이 겨우 본궤도에 오른 현 단계에서는 그 누구라도 J-31에 대한 정확하고 합리적인 평가를 하기는 힘들다. 미국 역시 J-31의 성능에 대해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다만 미국의 조종사들과 F-35에 정통한 시험조종사들은 J-31이 수적으로 압도할 때의 위협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있다. J-31이 일단 중국 인민해방공군에 배치되면 그 수량은 매우 많을 것이고 잠재적으로는 중국 인민해방해군에서도 함재기로 쓰일 수 있기 때문에(함상에서 운용하기에 적합한 크기, 듀얼 노즈기어 등을 들어 함재기로도 운용이 점쳐지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 F-35에 대해서는 수적으로는 큰 위협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F-35와 마찬가지로 J-31의 전면 패널은 일체역 LCD로 구성되어 있다.


수출형 J-31 'FC-31'
얼마나 낮은 레이더반사면적(RCS)를 가질 것이냐는 둘째문제다. 현재까지는 비행성능부터 의구심을 자아낸다. J-31의 양산형에 들어서는 RD-93 기반의 자국산 구이저우 WS-13 엔진을 장착할 예정이지만 신뢰성과 내구성 측면에서 보다 나은 RD-93으로 실망스러운 비행성능을 보여준 J-31이 요망할만한 비행성능을 확보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를 증명하는 팩트가 있다. 바로 행사기간 말미에 수출용 J-31 장착을 위해 MiG-29의 엔진인 러시아제 클리모프 RD-93 100대를 도입한다는 발표가 있었다는 점이다. 역시나 자국산 엔진으로는 수출시장에서 어필할 수 있는 비행성능이나 신뢰성 확보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수출명으로 ‘FC-31’이라는 제식명칭을 공개한 중국은 너무나도 값비싸져버린 F-35를 도입하지 못하지만 스텔스전투기를 필요로 하는 제3국에 J-31을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러시아에서 개발예정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던 PAK FA 아랫급의 중경량급 스텔스 전투기는 러시아 측에서 사실무근임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때문에 향후 수출시장에서 FC-31은 F-35의 유일한 대안이 될 전망이다. 가격이야 분명 F-35보다는 훨씬 저렴할 것이지만 어떤 국가가 나서서 FC-31을 구매할지는 여전히 물음표다. 현재까지는 JF-17 개발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끝낸 파키스탄 정도가 가장 유망한, 그리고 유일한 잠재구매국으로 점쳐지고 있다.
 



Xian Y-20
 
 선회기동을 선보이는 Y-20. 전체적인 기체 레이아웃은 C-17과 매우 유사하다.
 
 
4발 대형수송기 Y-20은 중국이 독자개발한 첫 대형수송기로 603연구소, 쒸안·촁두·셴양 등 주요 항공기 연구기관 및 업체들이 모두 달라붙어 2000년 초반부터 개발에 착수한 역작이다. 기본적으로 미국의 C-17을 기반으로 러시아의 Il-76MD 기술이 적용된 형태를 갖추고 있다. 특히 2008년 쓰촨성 지진 때 인민해방공군의 수송기전력의 부족으로 대규모의 구호 및 인도지원 소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사례를 계기로 Y-20의 개발은 더욱 속도를 냈다. 특히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의 수송기 개발의 명가 안토노프(Antonov)의 기술지원을 받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Y-20의 전체적인 디자인은 Il-76보다는 통통하고 짤막한 디자인 형태를 보여주고 있는데, 기수는 An-70을 무척이나 닮았다.
 

시범비행을 마치고 들어오는 Y-20. 738번 기체는 시제 1호기이다. 현재 시제 4호기까지 제작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13년 12월 16일 첫 비행에 성공한 Y-20은 성능적으로는 페이로드 50~56톤, 최대이륙중량은 200톤으로 여겨지지만 결국 관건은 엔진이다. 에어쇼 차이나 2014에 모습을 드러낸 Y-20은 현재 러시아제 DK-30 계열 혹은 러시아와 공동생산한 WS-18 엔진을 장착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셴양 WS-10A를 기반으로 한 30,000파운드급 WS-20을 장착할 예정이다. 역시나 Y-20의 성공은 WS-20 엔진의 신뢰성과 내구성 확보가 관건이라 할 수 있다.
현재 4번째 시제기가 롤아웃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Y-20은 2017년에 실전배치를 목표로 개발 중이며 현재 H-6기반의 공중급유기 HY-6/H-6U와 KJ-2000 조기경보통제기의 플랫폼을 대체할 예정에 있다.
 
실내부스에 전시된 Y-20의 화물칸 도어의 모습. 전체적으로 Il-76MD의 화물칸 도어와 거의 동일한 개방형태를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