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7월호] 국산 항공기 엔진 개발 현주소

지난 6월 27일 첫 한국형 전투기 KF-21의 엔진 가동 시험 현장이 공개됐다. 힘차게 화염을 내뿜는 KF-21은 최대 출력 시험까지 성공적으로 마치며 오는 7월 있을 첫 비행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KF-21은 이제 시험비행을 통한 비행성능 검증, 무장시험까지 마치면 오는 2026년부터 실전 배치된다. 기쁘고 자랑스러운 소식이지만, 동시에 우리에게 한 가지 고민거리를 던져줬다. 항공기 조립 및 생산부터 훈련기, 헬기, 전투기 독자 모델을 개발하는 수준까지 도달했음에도 여전히 KF-21의 엔진은 해외 항공우주기업 GE 에비에이션의 F414이기 때문이다.
 
항공산업 발전에도 국내 엔진 개발은 아직
항공산업은 개발기획 및 개발에 약 10년, 시장성 확인에도 최소 10년 이상 요구된다고 알려진 대표적 장기ㆍ대형 투자산업이다. 따라서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소수의 국가나 기업이 시장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공산업 육성이 중요한 것은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기술개발 및 대규모 투자를 통해 국가 산업 역량의 고도화를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개발 및 제작 분야의 경우 통상으로 항공기 운용 기간이 30년 이상이라는 점, 첨단기술과 20~30만 개에 달하는 부품으로 이뤄진 기술집약적 산업이라는 점 때문에 전문가들은 항공산업을 두고 “국가위상 제고와 자주국방 능력 보유를 위해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중추산업”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Photo : Youtube Capture

국내 항공산업의 경우 “조립 및 생산부터 훈련기, 헬기, 전투기 등 독자 모델을 개발하는 수준까지 도달했다”는 것이 지난 5월 국방기술진흥연구소(KRIT)의 진단이다. 고정익기의 경우 KT-1 기본훈련기, T-50 고등훈련기를 국내 개발해 해외에 수출하고 있고, 오는 7월 첫 비행을 앞두고 있는 4.5세대 전투기 KF-21까지 개발하고 있다. 회전익 항공기인 수리온은 개발 후 여러 파생형이 개발돼 운용 중이며, 다양한 무인기도 국내에서 개발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항공기에는 여전히 해외 제작사의 엔진이 탑재된다.
항공기 엔진은 ‘항공기의 심장’이라고 불릴 만큼 항공기 개발 및 제작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그럼에도 항공기 엔진 국산화를 위한 국내 인프라는 부족한 상황이다. 다양한 인프라 중 가장 취약한 것은 바로 인력 충원이다. 이를 두고 KRIT는 “지난해 기준 국내 항공업계 종사자의 수는 약 16,000명이며, 그 가운데 연구ㆍ개발 인력은 3,800여 명”이라며 “연구ㆍ개발 인력 중에서도 항공기 엔진을 위한 인력은 정부산하 연구기관을 포함해 200여 명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반면, 해외 항공기 엔진 제작사인 GE 에비에이션의 종사자 수는 지난 2018년 기준 약 5만 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구나 글로벌 엔진 제작사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국내 기업들이 시장에 진입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실정이다. KRIT의 분석에 따르면, CFM 인터내셔널, GE 에비에이션, P&W, 롤스로이스 등 주요 엔진 제작사들이 전체 터보팬 엔진 시장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기업으로부터 항공기 엔진 개발을 위한 기술이전을 받는 것도 쉽지 않다. 국가 전략기술인 만큼 외부 유출 방지를 위한 관리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국가 중추산업으로 분류되는 항공기 엔진 자국화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 정부도 한계 극복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2월 국방과학기술위원회에는 첨단 항공기 엔진 개발을 위한 기본계획이 안건으로 상정됐으며, 산업통상자원부는 항공산업발전기본계획은 물론 항공핵심기술로드맵을 수립해 항공기 엔진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포함한 100개 항공핵심기술을 선정한 바 있다.
실제 엔진 개발을 위한 노력도 추진 중이다. 지난 2020년 방위사업청과 산업통상자원부는 880억 원의 예산을 들여 5,500 파운드급 무인기용 저출력 터보팬 엔진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고정익 항공기에 주로 사용되는 터보팬 엔진의 경우, 항공기의 용도에 따라 엔진의 크기 등이 달라진다. 항공기 엔진 산업의 특성상 처음부터 여객기에 탑재되는 7만 파운드급 엔진을 개발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차근차근 기반을 다지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유무인 복합체계 등 무인기 운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도 이러한 결정에 영향을 줬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항공 7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월간항공 7월호
 서적 구매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