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드론 업계, 안티드론 기술에 주목

국내 드론 업계, 안티드론 기술에 주목
 
◈ 북한 드론 침투로 안티드론 기술 주목 … 국내 드론업계도 관심
◈ 전시회 기간 중 다양한 안티드론 기술 공개 … 훈련시스템 등도 전시

 
최근 북한의 드론 침투가 안보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국내 드론 업계가 안티드론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이런 추세에 따라 지난 23일 개막된 ‘2023 드론쇼 코리아’에서도 많은 드론 관련 기업들이 안티드론 기술을 선보였다.
 
LIG넥스원
수송과 감시정찰, 공격을 비롯해 드론의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솔루션을 보유한 LIG넥스원은 올해 드론쇼 코리아 현장에서 ‘민ㆍ군 겸용 지상 기반 드론 방호 시스템’을 전시했다. 최근 불법 드론의 위협이 날로 확대됨에 따라 이에 대응할 필요성이 높아졌다는 판단에서다.
 
LIG넥스원은 드론 방호 시스템을 장거리와 단거리용으로 세분화해 선보였다. 국가주요시설에 접근하는 무인기를 탐색 후 추락시킬 수 있는 시스템이다. LIG넥스원은 안티드론이 자체적으로 레이다와 RF 스캐너로 확보한 정보를 기반으로 표적을 찾은 후, 이를 자동 추적하는 시스템도 개발하고 있다.
 

드론 방호시스템(장거리) : (왼쪽부터) 3D 드론 탐지 레이다(4배열), 재머, EO/IR 카메라

장거리의 경우 4배열 3D 드론 탐지 레이다, 재머, EO/IR(전자광학/적외선) 카메라로 이뤄졌으며, 단거리 드론 방호시스템은 2배열 3D 드론 탐지 레이다, RF 스캐너, 지향ㆍ무지향성 재머 송신 안테나, RF 스캐너와 재머로 구성돼 있다. 드론 방호 시스템의 3D 드론 탐지 레이다는 AESA(능동전자주사배열) 스캔 방식으로 드론을 탐지하며 장거리의 경우 5km 이상, 단거리는 3.5km 이상의 범위를 탐지할 수 있다.

그중 주목할 것은 단거리 드론 방호시스템의 RF 스캐너/재머로, 불법 드론의 조정기를 끊고 제어권을 탈취해 제어 및 강제 착륙시킬 수 있는 시스템이다. 그간 불법 드론 방호 체계에서 가장 취약했던 드론의 고유 통신 식별자를 추출할 수 있는 것이 주요 특징으로 소개됐다.
 

드론 방호시스템(단거리) : (왼쪽부터) 재머 송신 안테나(지향성), 재머 송신 안테나(무지향성), RF 스캐너/재머

 
유콘시스템
유콘시스템도 다양한 안티드론 플랫폼을 선보였다. 유콘시스템은 지난 2004년 국내 최초로 아랍에미리트(UAE) 공군에 무인헬기 지상통제장비를 수출하며 무인항공기 분야의 기술력을 인정받은 UAV 전문기업이다.
 
유콘시스템 관계자는 “우크라이나전에서 주요 시설을 드론이 파괴하는 등 최근 드론의 위력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재밍 드론이나 안티드론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유콘시스템도 전자파로 드론을 무력화시키는 재머드론, 비충돌 타격형 드론, Remo-B 무인 자폭형 직충돌 무인기 등 다양한 방식의 안티드론 플랫폼을 현장에서 선보였다.
 

재머드론


Remo-B 무인 자폭형 적충돌무인기

특히 유콘시스템의 비충돌 타격형 드론의 경우 육군 교육사령부에 교육 및 훈련용으로 납품되는 플랫폼이다. 500g 무게의 I형, 1kg 무게의 II형 더미탄을 탑재하고 이를 목표물에 요격하는 방식이다.
 
유콘시스템 관계자는 “육군 교육사령부에 납품하고 있는 비충돌 타격형 드론을 제외하고 나머지 안티드론 시스템은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기종”이라면서 “그간 유콘시스템의 주력 기종은 감시정찰용 드론이었는데, 안티드론시스템 분야에서도 충분한 역량을 갖췄다는 점을 업계는 물론 대중들에게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요요인터렉티브
요요인터렉티브는 가상현실(VR) 기반 안티드론 전파교란(Jamming, 재밍) 훈련 시스템을 선보였다. 군이나 기관에서 안티드론건 사격을 숙달하는 훈련을 진행할 수 있도록 교통안전공단과 함께 개발한 솔루션이다.

요요인터렉티브 관계자는 “만약 실제 드론건을 사용한 훈련을 진행할 경우, 드론 기체와 드론건, 훈련 장소 등을 마련해야 해 훈련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며 “요요인터렉티브의 VR 훈련 시스템은 훈련에 들어가는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요요인터렉티브의 VR 기반 안티드론 훈련 시스템의 장점으로 청와대, 공항, 원전 등 3개 장소를 선택한 뒤 훈련 상황에 맞는 환경을 설정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풍향과 환경은 물론, 자폭형, 투하형 드론 등 드론의 형태, 드론의 경로, 주파수, 전파 교란 거리, 연속 방사 시간 등 세부적인 사항을 모두 설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요요인터렉티브의 VR 기반 안티드론 재밍 훈련 시스템은 현재 7명의 인원이 동시 훈련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
국가 기관 차원에서 안티드론시스템에 대한 정의 및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도 진행되고 있다. 4차 사업혁명 기술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 기술 성능 및 안전성에 대한 평가방법을 연구하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기관인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은 ‘안티드론 환경 정의 및 장치(탐지, 무력화) 성능 평가 표준화 연구’에 대한 내용을 올해 드론쇼 코리아에서 소개했다. 민ㆍ군 주요 시설에 위협이 되는 드론에 대응하기 위한 안티드론 환경을 정의하고, 탐지 및 무력화하는 장비의 성능평가를 위한 표준을 개발하기 위해서다.
 
해당 사업은 지난 2021년 하반기 신규 연구개발과제로 선정된 사업으로,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이 주관연구개발기관으로 주도로 한국공항공사, 브레인즈랩 등 공동 및 협력연구개발기관 등과 함께 이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은 현재 안티드론의 위협에 대한 정의, 위협에 대한 방어 개념을 국내 환경에 맞게 정의한 뒤, 이에 대한 방어 장비의 평가체계를 구축하고 위협 시 대응 체계에 대한 표준대응체계를 갖추기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은 이를 위해 ‘민ㆍ군 주요시설 안티드론 시스템 운용 환경 분석’에 대한 연구와 ‘위협 드론 식별기준 수립’ 관련 연구를 통해 드론 탐지 이후 해당 드론의 비행 승인 여부 등을 고려하고, 위협 가능성을 판단하는 등의 방안을 정의해 나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삼정솔루션
국내 안티드론시스템 전문업체인 삼정솔루션은 올해 차량탑재형 통합 안티드론시스템 SJ-ADMV-V04, 소총 탈부착용 재머 SJ-ADP-V12, 휴대용 안티드론건 SJ-ADC-V02 등 플랫폼을 선보였다.
 
우선 차량탑재형 통합 안티드론 시스템의 경우, 현대자동차의 쏠라티에 탐지반경 3km 레이다를 탑재해 드론을 탐지하고 EO/IR 장비로 이를 추적·인지, RF 재머를 통해 무력화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특히 차량에 안티드론시스템을 탑재한 만큼 이동성이 간편하다는 점이 강점이다.

휴대용 안티드론건은 전파교란 거리 500m 이상, 연속 재밍 신호 방사 시간이 1시간으로, 운반이 용이하고 조작이 간편해 불법 침투 및 테러 드론에 대해 손쉽게 재밍 신호를 방사하고 무력화시킬 수 있는 장비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제품은 중소벤처기업부의 우수연구개발 혁신제품으로 지정된 소총 탈부착용 재머다. 소총에 재머를 탈부착할 수 있어 휴대가 간편한 데다, 불법드론 및 테러드론에 대한 재밍 신호를 발사해 기체를 무력화시키고 소총으로 해당 기체를 제압할 수 있다. 3개의 상용주파수 대역에 대한 드론 전파교란장비로, 배터리 소모를 최소화해 연속 30분 이상 재밍 신호를 방사할 수 있다.


차량탑재형 통합 안티드론 시스템


휴대용 안티드론건
 

소총 탈부착용 재머

 
케바드론
지난 2013년 창업한 드론 기체 전문 개발기업 케바드론(Keva Drone)은 GPS 전파교란 원점 추적용 UAV 체계를 선보였다. GPS 재밍 발생 시 이를 탐지, 원점 위치정보를 식별해 작전수행 여건을 보장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플랫폼이다. 케바드론 관계자는 “최근 안티드론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에서 안티드론뿐만 아니라 이를 대응할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케바드론은 우선 임무장비를 최대 24.3kg까지 탑재하고 시속 40km로 20분을 비행할 수 있는 쿼드콥터 드론을 개발했다. 임무장비와 항재밍 안테나는 위성통신시스템 전문기업 넷커스터마이즈의 장비가 탑재됐으며, 케바드론은 이 드론을 지난해 4대를 공군에 납품했다.

 

케바드론에 따르면, 공군은 그간 기지 경계를 위해 재밍이 탐지되면 유인 차량으로 의심 지역에 출동하는 방식을 활용했으나, 지상 장비로는 시간과 접근 부족 등의 제약이 발생하는 만큼 이를 보완하기 전에 우선 케바드론의 소형 기체를 시범 도입한 뒤, 지난해 4대를 본격 도입해 운용하고 있다.
 
케바드론의 GPS 재밍 원점추적용 UAV는 재밍이 탐지됐을 때 이를 탐지해 신호를 체크하고, 주파수를 탐지하면 드론 헤딩을 해당 주파수 방향으로 바꿔 의심 위치를 식별한다. 이후 지상에서는 원점추적 UAV가 탐지한 장소로 인력 및 지상장비를 보내 제거하는 방식으로 대응한다.

 

케바드론은 이러한 쿼드콥터 드론으로 단거리 임무에 투입한 뒤 향후 임무장비를 개량해 무게를 줄이고 재밍 원점탐지 기술도 수직이착륙(VTOL) 고정익 기체에 적용해 운용시간과 범위를 더욱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관제시스템도 갖춰 현재 쿼드콥터 단일기종으로 운용되고 있는 재밍 원점탐지를 다기종 군집 시스템으로 운용하겠다는 설명이다.
 
케바드론 관계자는 “이번 드론쇼 코리아를 계기로 GPS 재밍 원점추적용 UAV의 기술력을 업계 관계자들에게 선보일 수 있어 기쁘다”면서 “향후 더욱 폭넓은 분야에서 해당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월간항공 편집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