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8월호] 해군 항모와 해군형 KF-21 조합은?

국산 전투기 KF-21은 쌍발엔진이 탑재돼 단발엔진 전투기보다 안전성이 높고 확장성이 크다. 이러한 유리한 점 때문에 위험성이 높고 가혹한 임무 특성의 함재기 대상 기종으로 현재 서방에 존재하는 어떠한 전투기보다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1982년 7월 초, 필자가 미 해군대학원 항공공학 석사과정에 있을 때 경험한 일이다. 친분이 있던 함재기 조종사 출신의 미 해군 대령이자 학과 교과과정 담당관의 안내로 캘리포니아주 르무어 해군항공기지(NAS Lemoore)에서 열린 F/A-18A/B 비행대대장의 취임식에 참석했다.
취임식 참석 후 기지 견학 중 담당관의 제안으로 F/A-18 시뮬레이터에 탑승해 항공모함(이하 항모)에 착함하는 모의비행을 시도했다. 당시 필자는 주 기종인 F-5의 비행시간이 1,800여 시간인 숙련급 전투조종사였다. 그런데도 착함 장주비행을 하면서 항해 중인 항모에 착함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실감했다.
어쩌면 담당관은 공군 조종사인 필자에게 자신들의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함재기 모의비행 기회를 준 건지도 모른다. 분명한 사실은 함재기 전투조종사에게는 공군 전투조종사에게 요구되는 공중전투 비행 기량 외에 고도의 심적·신체적 긴장까지 요구되는 함재기 이착함 능력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Photo : USN

구체화 중인 해군 경항모 건조
대양해군의 꿈을 그려온 한국 해군의 오랜 염원인 항모 확보가 구체화 중이다. 군에 따르면 지난해 실시한 사업타당성조사를 기반으로 올해부터 2025년까지 방위사업추진위원회(이하 방추위)에서 의결된 ‘경항공모함(CVX) 사업 추진 기본 전략’에 따라 탐색 개발이 계획돼 있다.
한국 해군의 경항모 확보는 해군이 주장해온 대양해군의 핵심전력이자, 한국의 국력 신장에 따라 필연적으로 야기될 수 있는 지정학적 갈등 발생 시 국가의 자존을 지키기 위해 필요하고, 미래 한국의 배타적 수역 내 탐사자원 보호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이러한 배경에 따라 필자는 항모전단의 필요성을 충족할 수 있는 항모용 전투기(함재기)의 요구조건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우선 경항모 사업을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일반론적 차원에서 미래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 항모의 역할과 운용개념을 분석한 후, 함재기의 요구조건(임무 및 성능)을 정리했다. 특히 필자는 함재기에 요구되는 조건을 충족하는 대상 기종으로서, 국산 전투기인 KF-21의 해군형 개발 필요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Image : 해군

해군 경항모 사업 개요
현재 군이 추진 중인 경항모 사업은 경하 배수량 3만 톤급 항모를 획득하는 사업이다. 길이 265m, 폭 43m 크기의 갑판을 갖춘 경항모로, F-35B 10여 대와 상륙 기동/공격 헬기, 해상작전헬기, 구조헬기 등을 탑재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한다.
한국 해군은 1995년 『21세기를 향한 해군』에서 처음으로 ‘함재기를 탑재한 항공모함 확보 의지’를 천명한 바 있다. 이러한 한국 해군의 항모 확보 의지는 대형수송함(LPX-I) 확보사업을 통해 헬기 탑재 상륙지휘함인 독도함과 마라도함의 전력화로 일부 현실화했다. 이어 『해군 비전 2030』에 명시된 ‘수직이착함기 탑재 대형 수송함 확보 목표’가 지난 정부에서 대형수송함 2차(LPX-Ⅱ) 확보사업으로 구체화했다.
2019년 6월 합참이 장기소요로서 결정하고, 2020년 8월 국방 중기계획에 LPX-II 사업이 「다목적 대형 수송함 확보사업」에서 「경항공모함 확보사업」으로 공식화됐다. 2020년 12월 합참에서 경항모 사업을 중기 전환하면서 경항모에 탑재 운용할 10대 이상의 수직이착함기도 장기소요로 의결했다. 이어 2021년 2월 방추위에서 ‘경항모 획득사업 추진전략’을 의결했고, 12월 국회 본회의에서 2022년 국방예산에 경항모 건조예산 72억 원이 반영됐다. 현재 계획으로는 한국군 최초의 경항모를 2022~2033년 기간에 약 2조 300억 원을 투자해 국내 체계개발을 통해 확보한다는 개념이다. 

글 | 신보현 무기체계연구원장
- 공사 21기 임관 및 공군소장 전역
- 공군 장교(전투조종사)로 복무(대대장/전대장/단장)
- 미 해군대학원/퍼듀대학원 졸업(항공공학 박사)
- 국방부 연구개발관/공군 기획관리참모부장
- 건국대 연구교수/초빙교수
- 현 무기체계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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