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신형 H-6K 폭격기 훈련현장 최초 공개


조문곤 기자(jomoongon@wasco.co.kr)

중국이 최후기형 H-6시리즈인 H-6K 폭격기의 훈련현장을 지난 3월 30일 관영매체를 통해 처음으로 공개했다. H-6K의 존재가 확인된 것은 10여 년 전이지만 공식적으로 훈련현장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번 H-6K의 훈련은 서태평양에서 실시되었는데 중국 인민해방공군 폭격기가 서태평양에서 훈련을 실시한 것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이 동아시아에 군사력을 투사하는 것을 차단하는 이른바, ‘반접근 및 지역거부 전략(Anti-Access and Area Denial: A2AD)’을 강화하기 위한 중대한 사인으로 평가된다. H-6K는 현재까지 중국이 운용 중인 가장 비밀스런 공중 무기체계 중 하나로 남아있었는데 이를 과감히 공개함으로서 강력한 전력을 과시했다.

이번에 공개된 H-6K 운용부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H-6K를 운용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베이징 군관구의 제8비행사단 소속 기체들로 생각된다. 이보다 앞선 지난 2월 15일 시진핑 주석이 H-6K 부대에 방문해 조종사들을 격려했지만 H-6K는 화면에 거의 노출된바 없었다.


 

 
H-6K는 중국이 가진 공중플랫폼 중 가장 강력한 공격력을 가진 기체이다. 중국은 H-6의 후계기로 러시아로부터 Tu-22M3를 도입하기 위해 2000년대 내내 갖은 노력을 기울였으나 결국 도입이 좌절된 이후 차세대 폭격기와의 간격을 메우기 위한 연결고리로 H-6K를 개발한 바 있다.

2007년 1월 롤아웃한 H-6K는 기술적 리스크를 줄이고 개발기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기존 H-6를 기반으로 설계되었다. 운용개념은 2000년대 들어 중국이 매진하고 있는 장거리 순항미사일의 개발과 맞물려 바로 이전에 개발된 H-6H/M(G)과 같이 장거리 순항미사일 플랫폼으로 전환했다.

중국의 공중 미사일 플랫폼 보유와 장거리 순항미사일에 대한 야심은 장거리 타격전력 확충을 통해 지역적 패권 확립에 기여하기 위함이다. 이와 동시에 폭격기를 미사일 플랫폼으로 운용하는 것은 미· 러의 폭격기 운용개념과 보조를 맞추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H-6K는 ‘탈 H-6를 추구한 H-6'라고 정의할 수 있다. 즉, H-6K가 Tu-22M3의 도입실패라는 동기로부터 시작되었고 H-6의 후계기 성격이 강했던 만큼 기체의 최초 성능요구는 Tu-22M3에 준하는 수준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물론 결과물인 H-6K의 성능은 Tu-22M3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근본적으로 H-6를 기반으로 개발된 H-6K가 아음속 폭격기의 한계를 안고 있기 때문에 초음속의 Tu-22M3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성격이긴 하나 그만큼 기존의 H-6 그 이상의 성능이 필요했을 것이다. 이를 위해 기체는 기본적으로 최신 CAD/CAM 설계방식을 기초로 전면 재설계하여 제작되었다.

​H-6K의 외형상 가장 큰 특징은 완전히 재설계된 기수부와 총 6개로 증설된 주익 하부의 파일런이다. 특히 완전히 재설계된 기수는 얼핏 전혀 다른 기체인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새로 신설된 레이돔에는 기상 레이더가 장착되어 있고, 조종석도 다기능 디스플레이(MFD)를 갖춘 디지털방식의 조종환경을 채용했다.

​6개의 파일런은 H-6K의 무장 탑재력에 대한 중국의 자신감을 드러내 보인 부분이다. 역시 무장 탑재력에 대한 자신감은 엔진에서 비롯된다. H-6K는 Il-76MD 수송기와 동일한 추력 12톤급 러시아제 아비아드비가텔 D-30KP를 장착하고 있다. 본래 중국은 H-6K의 엔진으로 러시아에 D-30KP의 면허생산을 요청하였다가 러시아가 이를 거절한 바 있다. 이 때문에 H-6K 생산 초기에는 엔진획득의 불확실성 때문에 초저율생산이 이루어지다가 결국 중국이 러시아제 D-30KP를 직도입키로 결정하면서 생산이 본격화되었다. D-30KP는 기존 H-6 시리즈의 엔진인 WP-8보다 추력이 25%나 향상되고 보다 대형으로 설계된 공기흡입구 덕분에 효율 또한 크게 향상되어 탑재량과 항속거리가 크게 늘어난 것이 특징이다. 동체 내 폭탄창에 보조연료탱크 장착 시 최대 3,000km 이상의 항속거리를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함께 야간공격 및 정밀폭격 능력 보유를 위해 기수부의 레이더 외에 전자광학 터렛을 기수하부에, 2개의 물방울형 절연돔을 후​방 동체 상부와 하부 총 2개를 새로 탑재했다. 주력무장으로는 우크라이나에서 빼돌린 러시아의 Kh-55를 기반으로 고폭탄두를 탑재한 중국판 Kh-555라고 할 수 있는 CJ-10K 공중발사 순항미사일과, 레이저유도 및 GPS 유도방식의 정밀유도무기들을 탑재한다. 궁극적으로는 CJ-10을 베이스로 핵탄두를 장착한 CJ-20을 탑재할 예정이다.




군사전문가들은 이 H-6K가 실질적인 위협이 되는 처음이자 유일한 H-6 폭격기 시리즈라고 말한다. 그러나 H-6K는 몇 대가 생산되었는지, 2007년 등장 이래 어느 정도의 성능개량이 이루어졌는지 등 알려진 바가 거의 없어 제대로 된 성능평가나 위협분석이 불가하다. 다만 H-6K는 중국이 현재 개발을 추진 중인 스텔스 폭격기 H-20의 기반기술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H-6K와 H-20가 지향하는 기술적 격차가 너무 커서 H-6K는 H-6 시리즈의 개량형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혹평도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