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6월호] 산불 진화의 최전선, 산림청 산림항공본부

지난 3월 4일, 울진군의 한 야산에서 시작된 산불이 순식간에 화마로 돌변했다. 화마는 곧바로 삼척지역으로 번지면서 푸른 숲을 잿더미로 만들어갔다. 이 화마를 진화하는 데 걸린 시간은 213시간. 그 사이 80여 대의 헬기와 540여 대의 소방차, 12,000여 명의 인력 등이 화마를 잡는데 밤낮 없이 투입됐다. 특히 역대 최장·최악의 산불로 기록된 지난 산불현장에서 하늘과 땅, 모두에서 뜨거운 열기와 맞싸운 곳들 중 한 곳이 바로 산림청 산하 산림항공본부. 산림보호를 위해 산불과 싸우는 최전선인 곳이다. 

365일 24시간 긴장 유지
큰 피해를 남긴 울진·삼척 산불은 지난 3월 13일 진화됐다. 당시 산불로 서울 전체 면적의 3분의 1이 넘는 푸른 산림이 검은 잿더미로 변했다. 그 외에도 주택 319채, 농ㆍ축산시설 139개소, 공장ㆍ창고 154개소, 종교시설 31개소 등 총 643개소가 화마로부터 피해를 입었다. 
힘들여 울진ㆍ삼척 산불을 끈 이후인 지난 5월, 기자가 방문한 산림항공본부에는 여전히 긴장이 흘렀다. 재해대응팀 최민찬 주무관은 “통상 4월에 산불이 발생하기 가장 쉬운 시기였지만, 최근 2월에서 3월까지 시기가 앞당겨진데다, 2월 1일부터 5월 15일까지가 법정 산불조심기간인 만큼 긴장을 더욱 조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는 특히 1월 10일 창녕산불(약 20시간), 2월 16일 영덕산불(36시간)에 이어 지난 3월 울진ㆍ삼척 산불(약 214시간) 등 대형산불이 잇따라 발생한 만큼 산불 대응을 위한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최 주무관은 “특히 울진ㆍ삼척 산불이 발생했던 영동 지방은 양간지풍으로 인해 거의 매년 대형산불이 발생한다”며 “이에 2018년 11월, 강원 동해안 산불방지센터를 신설하는 등 꾸준한 모니터링을 통해 집중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Photo : 산림항공본부

실시간 대응체계로 산불 대응
특히 최근에는 정보통신기술(ICT),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산불재난 대응체계를 통해 산불이 발생하면 곧바로 공중 및 지상 지원 임무에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산림항공본부에 없어서는 안 될 시설이 바로 관제실. 기자가 들어선 관제실 내부에는 산불상황 관제시스템을 비롯해 산불현장 영상모니터링 시스템, 실시간 위치추적시스템, 산불위험 예보시스템 등을 통해 다양한 정보가 실시간으로 모니터에 표시되고 있었다. 기자가 모니터를 보는 사이에도 산불신고 상황이 모니터에 빨간색으로 깜박거렸다. 
관제팀을 이끌고 있는 박찬호 팀장에 따르면 산불신고에서 대응까지는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박 팀장은 “산불이 발생해 신고가 접수되면 산림항공본부 관제실에는 산불 발생 위치와 시간 등이 실시간으로 전송된다”면서 “관제실은 곧바로 산불상황관제시스템을 통해 실시간으로 각종 정보와 영상자료 등을 확인한 뒤, 산불 규모에 따라 인력과 항공자원을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Photo : 월간항공

물론 전국의 크고 작은 모든 산불에 산림항공본부의 인력과 장비가 투입되는 것은 아니다. 산림항공본부가 본격적으로 투입되는 상황은 산불이 확산되는 확산대응단계부터다. 현재 국내 산불 진화체계는 초기대응과 확산대응 1~3단계, 국가 총력대응 단계인 4단계로 나뉜다. 이 중 초기대응은 피해 면적이 10헥타르, 즉 축구장 약 14개 면적 미만의 산불로 3시간에서 8시간 사이 진화 가능한 초기 산불에 대해 관할 지역이 자체적으로 대응하는 단계다. 
확산대응 1~3단계는 산불이 본격적으로 확산하는 단계다. 현재 산불진화는 산불 규모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와 유관기관이 협력해 대응하고 있는 가운데 1단계에서는 시ㆍ군ㆍ구 및 국유림관리소의 진화대원과 관할 기관 산불진화헬기가 모두 투입되고, 인접기관의 헬기와 드론은 50% 수준으로 각각 투입된다. 
2단계에서는 초기대응 기관의 모든 진화대원과 인접 기관 진화대원 50%, 관할 기관 및 인접 기관의 모든 헬기와 드론이 투입된다. 그리고 대형산불로 확산하는 3단계에서는 광역단위의 가용인력과 진화 헬기 등이 모두 투입되고 있다.
산불 4단계는 지난 4월 5일 울진·삼척 산불 이후 산림청이 추가 편성한 단계다. 48시간 이상 지속된 산불을 초대형 산불로 규정하고, 관할 구역과 산림항공본부의 진화대원 100%, 광역자치단체의 지상인력 50%가 동원된다. 특히, 산림청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전국 진화헬기 및 드론이 모두 지원에 나서는 만큼 기존보다 효과적인 진화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러한 대응체계를 기반으로 현재 산림항공본부는 투입이 결정되면 전국 어디든 50분 내에 산불현장에 출동하고 있다. 1971년 소형헬기 3대와 함께 산림청 산하 산림항공대로 출범했지만, 오늘날 산림항공본부 외에 전국 11개의 산림항공관리소를 두고 50분 내 현장출동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항공 6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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