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6월호] 코로나 기간, 가장 바쁜 이중통로기

코로나19, 전 세계인을 ‘마스크 속 감옥’에 가두고 항공 시장에 큰 타격을 입힌 장본. 괄목할 만한 희생자 중 하나를 꼽는다면 장거리 여행 분야가 아닐까 조심스레 예측해 본다.
대부분 장거리 노선 운항은 이중통로기가 담당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 여객 수가 급감하며 이중통로기보다 상대적으로 연료를 적게 소비하는 단일통로기가 주목받고 있기는 하나, 항속거리 면에서 밀리는 실정이다. 예를 들어, 항속거리가 기본형보다 연장된 A321LR의 경우 항속거리가 7,400km, 같은 에어버스 항공기인 A350-900의 항속거리는 18,000km에 달한다.
작년 3월 WHO의 코로나19 팬데믹 선언 이후 전 세계에 걸친 엄격한 제한으로 대부분 이중통로기의 운항이 중단됐다. 커지는 단일통로기 시장, 줄어드는 여행 수요 속 이중통로기는 어떻게 살길을 도모하고 있을까?


Photo : Airbus

코로나19 중 가장 많이, 가장 적게 날았던 이중통로기
국제 비행 추적 사이트 RadarBox가 발표한 작년 1월부터 올해 2월 말까지의 이중통로기 운항 수를 <표1>로 정리했다. 작년 초 가장 운항이 활발했던 항공기는 단연 보잉 777과 에어버스 A330이다. 작년 1월 1일 기준 B777은 2,588회, A330은 2,731회 비행했다. 같은 날 112회로 가장 적은 비행 수를 기록한 A340과는 확연히 다른 수치다.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급격한 비행 감소를 나타낸 기종은 A330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운항에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지역이 바로 동아시아였고, 중국국제항공, 중국동방항공, 케세이 퍼시픽과 같은 항공사들이 상당수의 A330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2천 회 후반을 기록하다 작년 2월부터 2천 회 초반을 줄어들기 시작한 비행량은 작년 3월 WHO 팬데믹 선언 이후 가파른 감소세를 보이며 결국 4월 초 400회를 기록한다.
팬데믹 선언 이후 타격을 입은 것은 A330뿐만 아니다. 항공기 기종마다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작년 3월 이후 운항이 급감했다. 당시를 기점으로 전 세계 여행이 거의 전면 중단되다시피 한 탓이다.


출처 : RadarBox

‘Ready to Goodbye’, 4발 엔진 여객기
ETOPS(Extended-range Twin-engine Operational Performance Standards), 쌍발 여객기가 운항 도중 엔진 하나가 고장났을 때 나머지 하나를 가지고 운항할 수 있는 분류한 인증제도다. 1985년 보잉 767에 최초로 ETOPS 120, 즉 엔진 하나로 120분까지 비행할 수 있다는 인증을 받았다. 이후 항공기 및 엔진의 발달로 지난 2014년에는 A350XWB가 ETOPS 370인증까지 받으며 분류 범위가 늘어났다. 2014년 보고된 바에 따르면, 에어버스는 A350에 ETOPS 420 인증을 받기 위한 테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ETOPS 등급 범위의 증가는 동시에 4발 엔진을 탑재한 항공기의 끝을 의미한다. 에어버스 최초의 4발 이중통로기 A340의 항속거리는 약 13,000~16,000km, 같은 에어버스의 쌍발 여객기 A350XWB의 항속거리는 약 15,000~18,000km로 항속거리 면에서도 A350XWB가 더 앞선다. 다른 4발 엔진 여객기와 비슷한 크기의 쌍발 여객기를 비교해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엔진 소모가 더 적지만 비슷한 성능을 자랑하는 쌍발기를 항공사들이 마다할 리 없다. 2000년대 들어 하나둘 퇴역을 시작한 4발 여객기들은 코로나19가 시작하자 더 빨리 힘을 잃었다. <표1> 속 가장 낮은 운항 수를 기록한 기종 3대가 모두 4발 여객기라는 점을 유의미하게 봐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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