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큰 하늘이 열리다 제주항공우주박물관 JAM

제주에 큰 하늘이 열리다
제주항공우주박물관 JAM



한국인가 미국의 스미소니언인가? 항공기들을 매달아 전시하는 형태는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것이다. 많은 거대한 항공기들이 천장에 매달려 마치 날고 잇는 듯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지난 4월 24일 제주에서 제주항공우주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하늘을 나는 꿈, 우주를 향한 염원’을 기치로 내걸고 설립된 제주항공우주박물관은 아시아 최대 규모로 단순한 전시관이 아닌 각종 교육프로그램과 체험시설을 가진 전문 에듀테이먼트 시설을 표방하고 있다. 다양한 면면을 사진과 함께 둘러보자.


취재 l 조문곤(jomoongon@gmail.com)
사진 l 장상호(비겐의 무기사진 이글루 http://korearms.egloo.com)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
제주도에서 마주한 제주항공우주박물관은 기자를 압도하기에 충분한 거대한 규모였다. 건축연면적 약 9,100평에 달하고 총사업비가 1,150억 원이나 소요되었다. 이러한 숫자의 나열이 아니더라도 박물관에 들어서면 아시아 최대 규모라는 수식어가 금방 피부로 와 닿기에 충분하다.
2008년 7월 공군본부가 항공우주박물관 건립 사업을 공모했고 여기에 건립 최종 사업자로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선정되면서 첫 삽을 뜨게 됐다. 개관을 준비하면서 국립과천과학관, 항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 국립고흥청소년우주체험센터 등 국내 주요 항공우주 유관기관과 업무협약이 이루어져 항공우주 전문 박물관으로서 필요한 요소들을 모두 수용한 것이 특징. 특히 세계 최고의 항공우주박물관 중 하나로 꼽히는 미국 스미소니언 국립항공우주박물관 측과 전시 및 설계에 관해 업무협약을 체결하여 단순히 구경하는 전시관이 아닌 교육 및 체험성격이 크게 강조되었다.
실내전시장은 총 3층으로 이루어져 있고 전시장의 면적이 광대한 만큼 푸드코트와 패스트 푸드점, 커피숍 등도 잘 갖추어져 있고 기념품 매장도 마련되어 있다.


입구 전경. 한눈에 보아도 그 거대한 규모를 짐작케 한다.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머리 위로 보이는 우주정거장 모형. 사진상으로는 그 크기를 가늠하기 어렵지만 정말 거대한 크기를 자랑한다.
 


입구의 매표소는 넉넉한 공간이어서 단체 관람객이 와도 지연없이 티켓팅이 가능하다.


교육과 체험학습 중심의 전시관 구성
보통 ‘박물관’이라 하면 보고, 듣는 곳 정도의 인식을 갖게 된다. 하지만 제주항공우주박물관은 항공우주분야에 꿈을 키우는 아이들과 학생들이 각종시청각 시설과 장비들을 통해 직접 만지고, 체험하는 성격이 상당히 강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1층에 위치한 스미소니언 박물관 내 비행원리 전용체험관을 그대로 옮겨놓은 는 관람객이 직접 비행원리와 과학적 실험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2층에는 폴라리스(5D 서클비전 영상관), 캐노프스(돔영상관), 프로시온과 아리어스(상호반응 교육관) 등 4개의 테마상영관이 마련되어 있어 항공우주 관련 영상을 입체적이고 실감나게 배울 수 있다.



실내 전시장을 가득 메우고 있는 항공기들. 라이트 형제의 최초의 동력항공기를 제외한 나머지 항공기들은 모두 실제 항공기들이다.


전시관의 각종 시설을 둘러보고 체험하다 보면 제주도에 와서 다양한 관광명소에서 시간을 즐기는 것과 함께 부모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항공우주분야에 꿈을 줄 수 있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기에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그렇다고 비단 아이들만을 위한 전시관은 분명 아니다. 전시관 외부 전시관과 전시관 내 지상과 천장을 가리지 않고 입체적으로 전시되어 있는 각종 퇴역 항공기는 40여대에 이른다. 또한 전시관 곳곳을 채우고 있는 거대한 우주모형들의 높은 정밀도는 항공우주 마니아들을 열광케 하기에 부족하지 않을 것이다.
또 하나, 제주항공우주박물관을 모두 돌아보다 보니 다리가 아파올 정도로 그 규모가 거대했고 볼거리도 풍성했다. 본 지면에서 소개하는 사진들은 제주항공우주박물관에 있는 풍성한 콘텐츠들을 모두 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제주도에 가게 된다면 자녀들과, 혹은 친구나 연인과 함께 꼭 들러 직접 보고 체험해 볼 것을 적극 추천한다.
 

전시관 입구 근처에는 1946년 개발된 4인승 수륙양용기인 리퍼블릭 RC-3 시비(Seabee)가 전시되어 있다. 정말 국내에서는 보기힘든 기체로 유니크한 디자인이 눈에 띈다.

 

우리 공군이 국민성금으로 도입한 건국기. 뒷족으로는 2013년 퇴역한 고등훈련기 T-59가 보인다. 



유일한 적성물자로 전시된 북한 공군의 MIG-19 옆에 F-5가 나란히 전시되어 있다. 1960~70년대 남북 대립이 극에 달했던 당시 대치했던 두 주력 전투기가 함께 전시되어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었다.

 
뒤편으로 보이는 F-4D와 앞쪽 F-5E는 마네킹과 함께 무장탑재를 재현해 놓고 있다.



국내에 5대가 남아있는 F-51 머스탱 중 1대가 이곳 제주항공우주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그러나 잘못된 국적마크와 실제 F-51이 그려넣은 적이 없는 주익의  'KAF' 마크 등  도색은 고증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항공체험이라면 빠질 수 없는 것이 시뮬레이터 아니겠는가? 1층에는 항공기 시뮬레이터 10대가 마련되어 있어 직접 조종해보고 체험해 볼 수 있다.
 



국내외 운용되고 있는 여객기와 군용기들의 모형들이 가득 전시되어 있다. 프라모델러들이 열광할만한 코너다.
 


가장 놀라온 전시물 중 하나였던 F-5. 모형이 아니라 실기로 좌측 패널들을 모두 걷어내어 F-5 내부 구조 및 부품 등이 어떻게 생겼는지 볼 수 있게 해 놓았다. 특히 기관포와 레이더도 그대로 달려 있었다.


 



제주항공우주박물관이 자랑하는 비행원리 및 비행과학 체험 및 학습관 . 미 스미소니언 항공우주박물관에 있는 것을 그대로 옮겨온 것이다.


 



 공군본부가 건립을 위한 사업공모를 했던 주체인 만큼 당연히 공군갤러리도 마련되어 있다. 공군의 창군 초기 역사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각종 일러스트와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다.
 



동서양의 천문학 역사와 우주관의 변화를 볼 수 있는 전시관. 특히 신라시대의 천몬대였던 첨성대의 2:1 축소모형이 눈길을 끌었다. 경주에서 첨성대를 종종 보아왔지만 내부를 볼 수 있는 기회는 단 한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천문우주관은 나로호의 실물크기와 각종 로켓 및 행성모형 등이 넓은 면적에 걸쳐 이루어져 있다. 우주개발의 역사와 우주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아주 인상적인 공간이었다.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의 실물모형


 
가장 최근인 2011년 화성 표면 탐사에 나선 미국의 큐리오시티 실물모형



각종 테마영상관의 내외부 전경. 특히 내부는 어두워 사진으로 제대로 담지 못했지만 각기 다른 스크린과 테마를 가진 4개의 영상관이 제공하는 영상은 어린이들이 특히 좋아할 만한 내용들이다.




4층에는 주변 자연경관을 조망할 수 있는 360도 개방형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야외전시장에도 전투기, 수송기, 헬기 등 12대의 각종 퇴역항공기들이 전시되어 있다.
  

실외전시장에 전시되어 있는 F-4E 2대와 RF-4C. 굳이 동일기종인 F-4E 2대를 전시하기보다는 F-4D를 전시해 우리 공군이 운용했던 팬텀 시리즈를 한자리에 전시했으면 더욱 바람직했을 것이다.
 

F-4D 1대는 박물관 전면 광장 한쪽에 비행자세로 전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