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호] 해상작전헬기 2차 사업, MH-60R 선정

12대의 신형 해상작전헬기를 도입하는 해군의 ‘해상작전헬기 2차 사업’이 우여곡절 끝에 록히드마틴의 MH-60R 시호크(Sea hawk)로 결정됐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12월 15일, 제132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고, 해군의 해상작전헬기 2차 사업 기종으로 MH-60R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2013년 AW159가 1차 사업 기종으로 선정된 지 7년여 만에 2차 사업 기종이 최종 결정된 것이다. 이로써 총 20대를 도입하는 신형 해상작전헬기사업 기종은 AW159 8대, MH-60R 12대로 구성될 전망이다.
 
역전극 일궈낸 MH-60R
이번 선정은 우여곡절 끝에 결론이 난 MH-60R의 역전극에 가깝다. 입찰이 한창 진행 중이던 2018년 당시만 해도 AW159가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9월에 진행된 첫 입찰에서 NH90을 제안한 에어버스와 MH-60R을 제안한 록히드마틴이 불참하면서 AW159를 제안한 레오나르도가 단독으로 제안서를 제출했다. 


Photo : 해군
 
이후 11월 같은 조건으로 진행된 재입찰에서도 레오나르도만 제안서를 제출하면서 레오나르도와의 수의계약이 진행되는 분위기였다. 이는 방위사업법에 따라 경쟁입찰에서 1개 업체만 참여해 연이어 2번 유찰이 되면 수의계약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황이 급변했다. 미 정부가 MH-60R에 대한 ‘가격 및 가용성 자료(Price and Availability, P&A)’를 재입찰 제안서 마감일에 제출한 것이다. P&A는 미 정부의 대외군사판매(FMS) 절차 중 하나로, 구매국이 구매의향을 담은 오퍼요청서(LOR)를 제출하면 대략적인 가격과 가능성 등을 담아 구매국에 제출하는 문서다. 한 마디로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의 제안서 격을 제출한 셈이다.
미 정부는 이렇게 제출된 P&A를 바탕으로 구매국과 협상 및 조율을 거친 후 다시 판매가격 및 조건 등을 담은 오퍼 및 수락서(LOA)를 구매국에 제출하게 되며, 구매국이 이에 서명하면 최종계약을 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당시 한 소식통은 “P&A 제출에 앞서 주한 미 합동군사업무단(JUSMAG-K) 단장이 방위사업청장과 국방부 차관을 방문해 2차 사업에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고, P&A를 제안서 마감일까지 제출한다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알려진 것처럼 주한 미 합동군사업무단은 군사부문에 대한 지원과 안보협력, 그리고 한국군의 현대화를 지원하는 기관으로, 미국의 무기체계 판매를 돕고 있다.  


Photo : Lockheed Martin
 
MH-60R이 대외군사판매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얻은 가장 큰 이점은 가격이었다. 당초 록히드마틴은 헬기 기본사양은 직접상업구매(DCS), 탑재장비는 대외군사판매 방식으로 구분해 참여할 계획이었지만, 당시 방위사업청 예산 범위를 맞추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직접상업구매 방식을 따를 경우 절충교역, 하자보증, 계약보증금, 지연배상금 등의 조건을 충족시켜야 해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반대로 대외군사판매 방식은 절충교역, 계약보증금 등의 조건이 없어 그만큼 비용을 낮출 수 있다. MH-60R의 가격이 낮아진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이로써 해상작전헬기 2차 사업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미 정부가 P&A를 제출하면서 MH-60R을 대외군사판매 방식으로 전환하고, MH-60R의 제안가도 낮춰 레오나르도의 수의계약에 제동을 걸었다. 이에 대해 레오나르도는 당초 의결한 직접상업구매 방식 경쟁을 깨고 각각 다른 방식으로 경쟁을 추진하는 것은 공정성을 침해하고, 한국 또한 절충교역에 따른 항공산업 발전 기회를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 정부의 새로운 제안에 방위사업청은 경쟁입찰 가능성을 검토했고, 이듬해인 2019년 3월, 경쟁입찰 방식으로 사업을 계속 추진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 결정에 따라 최근까지 AW159와 MH-60R이 경쟁을 이어오고 있었고, 결국 MH-60R이 최종기종으로 선정되면서 역전극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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