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호] 미-이란 갈등에 민항기 피격

미국의 솔레이마니 사령관 사살로 촉발된 이란의 보복공격에 애꿎은 민간 여객기가 격추되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지난 1월 8일 오전, 이란 테헤란 이맘호메이니 국제공항을 이륙한 우크라이나국제항공(Ukraine International Airlines, UIA) 소속 PS752편 보잉 737-800이 이란군이 발사한 지대공 미사일에 격추되면서 탑승자 176명이 모두 숨지고 말았다.   


Photo : Wikipedia

이란 혁명수비대 실수로 격추
사고 직후 이란은 추락원인에 대해 기체결함일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란 국영방송은 이날 “우크라이나 키예프로 향할 예정이던 우크라이나항공 보잉 737 여객기가 테헤란 이맘호메이니 국제공항을 이륙한 직후 추락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기술적 결함이 사고원인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미국과 캐나다 등은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에 격추됐을 가능성을 계속 제기했다. 이는 이란이 미사일로 이라크 주둔 미군기지에 보복공격을 단행한 지 5시간도 지나지 않아 추락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1월 11일 “이란 미사일이 여객기를 격추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조사결과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추락원인은 결국 이란 미사일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격추설에 대해 이란을 괴롭히기 위한 음모라고 줄곧 부인한 이란 정부가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격추 가능성을 제기한 지 하루 만에 이를 시인한 것이다. 이란 군 당국은 11일 성명을 통해 “이란이 의도치 않게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인정하면서 “당시 최고 수준의 경계가 이뤄진 상황에서 여객기가 민감한 군사 중심지 방향으로 향하자 적으로 오인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오인 발사한 책임자는 반드시 엄중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이란 군 당국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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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성명 직후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도 트위터를 통해 “이란은 참혹한 실수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이번 사고는 용서할 수 없는 참극”이라고 시인했다. 대신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희생자 유족과 국가에 조의를 표하면서도 미국의 모험주의가 이번 격추사고 원인 중 하나라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이란, 항공사에 왜 경고 안했나
이란 정부가 우크라이나항공 여객기를 실수로 격추한 사실을 시인한 가운데, 군사적 긴장이 격화된 상황인데도 이란 정부가 항공사에 경고하지 않은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격추 당시 상황을 보면, 우크라이나항공 PS752편은 이란이 이라크 내 미군 기지에 미사일 공격을 단행한 몇 시간 후인 1월 8일 오전 6시 12분경, 이맘호메이니 국제공항에서 우크라이나 키예프를 향해 이륙했다. 
같은 시각,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미 최고 수준의 경계태세에 돌입한 상태였다. 그러나 이맘호메이니 국제공항은 평소대로 운영을 계속했고, PS752편도 이러한 상황을 인지하지 못한 채 이륙했다. 결국 PS752편은 이륙한 지 3분여 만에 이란이 발사한 러시아산 토르-M1 지대공 미사일에 격추되고 말았다. 이 사고로 이란 82명, 캐나다 63명, 우크라이나 11명, 스웨덴 10명, 아프가니스탄 4명, 영국·독일 각 3명이 안타깝게도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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